210213〔극한직업! 아이돌 매니지먼트〕로그 백업

TRPG/봄이♥필규

2021. 2. 14.

눈을 떠보니 내가 설봄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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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매니지먼트

w. 케롤

KPC. 설봄 (종달새)

PC. 곽필규 (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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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매니지먼트!
 
KPC : 설봄 ♥ PC : 곽필규
 
W. 케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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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
 
최근 뜨고 있는 아이돌 설봄, 그리고 그런 설봄의 광팬 곽필규.
 
필규는 오늘도 SNS에 올라온 콘서트 영상 클립들을 복습합니다.
 
설봄:오늘 와 주신 팬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깜찍한 동물 잠옷을 입은 채 액정 속에서 환히 웃고 있는 봄이.
 
아, 언제 봐도 정말 멋있고 귀여워요.
 
어쩜 이렇게 햇살 같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걸까요?
 
정말 인간이 맞긴 한가요? 알고보니 날개 없는 천사인 거 아니야?
 
설봄을 좋아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이돌이 밥 먹여주니?', '야, 어차피 걔는 너 몰라!' 열렬한 덕질을 하다 보면 무의미한 비난들이 주변에서 쏟아지죠.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이돌 직캠 본다고 콩고물 하나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돌이 날 알아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걸 따져봤자 무슨 의미인가요?
 
비록 액정 너머 속 존재나 다름없지만, 당신은 이렇게나 행복한걸요.
 
팬으로 하여금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봄이의 존재가치는 충분하지 않겠어요?
 
덕후의 미소를 얼굴에 가득 머금고 각종 커뮤니티를 서치하던 필규는, 한 댓글을 발견합니다.
 

핸드아웃 확인.

 돌아이돌  20XX.XX.XX 작성
야 어제 설봄 막콘 갔다온 사람??? 전반이랑 후반 분위기 너무 달랐지 않음?; 나만 느꼈나
→  답글
       보미♥사랑 20XX.XX.XX 작성
       ㅋㅋ뭐라니 우리 봄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열심히 잘만 하드만 분탕질 ㄴㄴ해
       돌아이돌 20XX.XX.XX 작성
       미쳤나 분탕은 무슨ㅋㅋ 나도 쟤 팬이라고; 내가 느낀대로 말했을 뿐인데 입막음 오지죠~
 
... 아, 오늘도 댓글창에서 아이돌 팬들끼리 싸우고 있네요.
 
인기 아이돌 덕질하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군요.
 
예쁜 봄이 덕분에 한창 신났었는데 마음이 확 상해버립니다.
 
곽필규:이 새끼가 감히... (보미♥사랑에게 가세하여 돌아이돌에게 욕을 박는다.
'님은 찐팬아닌 듯 지랄 ㄴㄴ해')
 
필규는 아무렇지 않게 본인도 댓글 전쟁에 동참합니다.
 
그러잖아도 요즘 봄이에 대한 악플이 꽤 늘어난 것 같던데, 혹시나 보고 있는 건 아니겠죠?
 
생각만 해도 간담이 서늘합니다.
 
자신에 대한 온갖 구설수를 보고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니, 아이돌이란 정말 피곤한 직업이네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필규는 턱을 괴고 모니터를 바라봅니다.
 
문득 어느 생각이 필규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갑니다.
 
그러고보면 모니터 속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봄이는 진정으로 행복할까요, 어쩌면 저 웃는 모습도 다 가면인 건 아닐까요. ...
 
" 과연 설봄은 행복할까? "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한 물음표.
 
아니, 귓가에 들려왔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의문이 피어오른 순간부터 어쩐지 정신이 멍해집니다.
 
...
 
필규는 이유 모를 그 몽롱함에 살며시 눈을 감습니다.
 
액정 너머에서 노래하는 봄이의 목소리가 점점 흐려짐을 깨달으면서요.
 
곽필규:(꿈에 봄이나오면 좋겠다...)
 
# 갑자기 분위기 매니저?!
 
" ... 씨. "
 
" ..... 필규씨! "
 
갑자기 누가 당신을 부르는 거죠?
 
잠깐 잠든 사이에 집에 누가 찾아오기라도 했나요?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은 필규는 살며시 눈을 뜹니다.
 
... 응? 여기는 어딘가요?
 
이곳은 당신의 집이 아닌데요?
 
" 첫 근무부터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
 
곽필규:...씨발, 뭐야? (입을 떠억 벌린다.)
 
" 어쨌든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설봄의 매니저로서 최선을 다해 주세요. "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아니, 애초에 이 사람은 누군데요?
 
덕질을 하다가 잠시 조는 사이에 이상한 곳에 끌려오기라도 한 건가요?
 
게다가 봄이의 매니저라니. 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예요?
 
기묘한 상황에 필규, SANc 0/1D3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필규 이성 감소 없음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보니 당신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이 사람, 봄이와 관련된 뉴스 기사 사진에서 종종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분명, 설봄의 소속사 사장님 아닌가요?!
 
 
소속사 사장:정신 좀 차려봐요, 곽필규 씨.
왜 그렇게 넋을 놓고 계세요?
 
곽필규:헐...... (자기 전에 그런 생각했다고 이딴 꿈이나 꾸다니 정말 과몰입오타쿠의 끝판왕이구나..)
이거 꿈입니까?
 
 
소속사 사장:이게 지금... 뭔 소리죠?
 
상대방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필규를 바라볼 뿐입니다.
 
아직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지도 못했는데, 그 순간 필규의 뒤편에서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필규가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는 봄이가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세상에, 진심으로요? 정말 설봄이라구요?
 
이게 꿈인가요, 생신가요! 볼이라도 꼬집어봐야 하나요?
 
 
소속사 사장:에잇! (필규 볼을 꼬집음)
 
곽필규:아!! (씨발! 사장을 째려본다.) 이게 뭐하는 짓거립니까?
(잠깐.. 아프다.. 아프다고?? 사장에게 꼬집혀있는 채로 얼빠진 표정을 하고 봄이를 쳐다본다. 봄이에게 삿대질한다.) 여.여신.여신님... 진짜?? 진짜냐? 이거 구라아니지?
 
봄이는 필규에게 삿대질을 당하든 말든, 환히 웃는 표정으로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설봄:안녕하세요~ 말씀 전해들었어요. 새로운 매니저 시라고... ㅎㅎ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곽필규:(천사같다... 자다가 뒤진건가? 명이 다했나? 봄이를 노려본다. 화난 게 아니라 구석구석 뜯어보는거지만, 뭐. 어쨌든.)
...저도요.
 
설봄:(필규가 노려보자 흠칫...)
 
... 아아,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죠?
 
여태껏 박살난 줄만 알았던 덕질 운이 이제서야 빛을 발하는 건가요?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서 봄이를 마주할 수 있게 되다니.
 
방금까지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설봄:저는 설봄이라고 해요! 매니저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봄이가 자기 소개를 합니다...
 
봄이의 짱 팬인 필규는 어차피 그에 대해 모르는 게 없겠지만요.
 
곽필규:...알고 있습니다. (아무렴. 매일매일 수천 번, 수만 번을 바라본 봄이인데 그 이름이 이제는 제 고향마냥 편하게만 느껴질 정도다.)
저는 곽필규입니다. (목소리가 매우 낮아졌다. 기분나쁜 게 아니라 긴장해서 그런거지만... 뭐, 어쨌든!)
 
봄이를 향한 팬심을 잔뜩 드러내기도 전에 뒤편에서 큼, 큼, 하고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면 아까 필규와 대화를 나눈 중년의 남성이 언짢은 표정으로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소속사 사장:자자, 인사는 그쯤 하고. 슬슬 일하러 가야죠.
 
... 아, 마냥 기뻐할 때가 아니었죠.
 
지금 필규는 의문의 취업 사기(?)를 당한 상태잖아요.
 
봄이와 만나게 된 건 너무나 행복한 일이지만, 정말 이대로 그의 매니저가 되어야 하는 건가요?
 
원래 필규가 영위하고 있던 평범한 일상은 어떡하고요?
 
곽필규:(내 날라리개백수의 나날이...)
 
무어라 해명을 하기 위해 필규가 입을 여는 순간.
 
설봄:저, 필규씨와 함께 일하게 되어 너무 기뻐요... 이런 게 바로 운명인 걸까요?
 
봄이가 당신의 양손을 덥석 잡고,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합니다.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맞잡은 손으로 전해져오는 봄이의 체온이 그저 따스하기만 합니다.
 
곽필규:...헉 (씨.씨발 하마터면 입밖으로 심장이라도 튀어나올 뻔 했다.)
 
사이사이 차가운 금속이 닿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 아, 상황이 뭔들 어때요.
 
너무나도 예쁜 봄이가 지금 당신의 눈앞에 있는데.
 
매니저든 뭐든 봄이와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겠어요.
 
# 첫째 날, 화보 촬영!
 
사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으니 뭐든 해 봐야죠.
 
봄이에 의하면 첫 번째 스케줄은 화보 촬영이라고 합니다.
 
다음 달 모 패션 잡지에 올라갈 화보 사진이라네요.
 
이 귀한 광경을 직접 눈으로 담을 수 있게 되다니...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촬영장에 도착하면 제법 멋있게 꾸며진 세트장과 스태프들이 봄이와 필규를 맞이합니다.
 
어머, 매니저가 바뀌었나? 라며 웅성이는 소리도 조금씩 들려오는 것 같아요.
 
그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면, 봄이는 스타일링을 위해 곧장 어디론가 불려갑니다.
 
사실 매니저라고는 하지만, 필규는 연예계 업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스태프들은 양옆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뭘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곽필규:(머엉...)
 
그때 옆에서 누군가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필규는 [듣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곽필규, 실패!
 
곽필규:(시발)
 
할 일도 없고, 필규는 그들의 대화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했습니다만... 주변이 너무 소란스럽네요.
 
그래도 마지막 한 문장은 똑똑히 들었습니다.
 
" ―뭔 큰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니까요? 아이돌 때려치려는 건가 싶었는데. "
 
... 저게 무슨 소리죠?
 
봄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요?
 
언뜻 보니 연예계 관계자 같은데...
 
일개 팬, 아니. 이젠 그냥 팬이 아니죠.
 
새싹 매니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만약 필규가 그들에게 다가가 자세한 내용을 물으려 한다면, 이미 두 사람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없습니다.
 
촬영장은 바쁜 곳이니까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말끔하게 단장한 봄이가 나타납니다.
 
세상에, 원래도 멋있는데 화보 스타일에 맞춰 꾸미기까지 하니 아주 요정이 따로 없습니다.
 
넋을 놓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봄이는 웃으며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설봄:필규씨! 오늘 저 스타일 어때요?
 
곽필규:여신님인가...? 평생 눈닦지 말아야지.. (넋놓고 혼자 중얼거린 말이지만 분명 봄이한테도 들렸을테다. 이리도 시끄러운 촬영장이라지만 금방이라도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였으니까.)
 
설봄:(필규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웃으며) 잘 어울리나요? ㅎㅎ 필규씨도 오늘 멋져요!
 
곽필규:제가요? 감사합니다. (자낮 과몰입오타쿠. 그것이 저이기에 딱히 동의하진 않았으나 신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고개를 위아래로 분주히 끄덕이며 어색하게 웃어주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촬영 스태프가 봄이를 부릅니다.
 
슬슬 촬영을 시작할 시간이 된 모양이에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봄이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세트장으로 달려갑니다.
 

그러고는 능숙하게 스태프의 지시를 따르며 촬영을 시작합니다.

 
스포티한 스타일의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과일을 깨무는 봄이의 모습은 정말로 사랑스럽습니다.
 
정말 누가 과일인지 모르겠는걸요.
 
깨물면 과즙이 팡 터져나올 것만 같아요!
 
설봄, 당신이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인간 비타민이야!
 
이 화보 사진이 세상에 알려지면 분명 팬덤은 난리가 날 겁니다.
 
그만큼 멋있는 화보예요.
 
이 환상적인 순간을 가장 먼저, 그것도 맨눈으로 볼 수 있다니...
 
살아있길 잘했습니다.
 
곽필규:흐..흐흐...흐흐흐...(자기가 이걸 1빠로 본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 그만 바보같은 웃음을 흘린다.)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길이길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몰래 사진이라도 찍어볼까요?
 
이때 아니면 언제 봄이 사진을 실제로 찍어보겠나요!
 
사진을 찍으려면 [손놀림] 또는 [은밀행동] 판정을 진행해주세요!
 
곽필규: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필규야!!! 디테일하게 해야지!!!)
 
필규가 핸드폰을 들어 몰래 사진을 찍자, 플래시와 함께 찰칵-하는 활영음이 울려퍼집니다.
 
일부 스탭들은 필규를 쳐다보며 웅성거리는군요...
 
모두 바보 같이 웃는 필규를 봤을 겁니다.
 
이런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으면 어느새 촬영이 끝납니다.
 
스태프들이 촬영을 마치고 카메라를 분주하게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음 같아선 촬영 데이터 파일 공유 좀 해 달라 외치고 싶은 심정입니다만... 아무래도 어렵겠죠.
 
아쉬운 마음을 홀로 달래고 있으면, 봄이가 필규를 향해 달려옵니다.
 
설봄:필규씨! 저 계속 지켜봐주고 계셨죠? 오늘 저 어땠나요? 멋있었어요?
 
그는 마치 주인 만난 고양이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채 묻기 시작합니다.
 
곽필규:(너무 귀엽다. 정색하고 말한다.) 네 뭐. 아주 프로더군요. 딱히 저는 할 게 없겠던데요.
 
필규의 대답에 봄이는 어쩔 줄 몰라하며 아주 기뻐합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봄이가 필규를 와락 껴안습니다.
 
설봄:저... 열심히 했으니까 쓰다듬어 주세요...!! (꼭 껴안고 필규를 쳐다본다.)
 
... 네? 아니, 뭐라구요?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죠?
 
꿈인가요?
 
그 봄이가, 지금 당신의 품에 파고든 건가요?
 
진짜로?
 
갑작스러운 봄이의 애정행각에 당황한 필규는, SANc 0/1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필규, 이성 감소 없음.
 
봄이가 당신을 꼭 껴안기 시작한 순간부터,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이던 스태프들이 그 자리에 얼어버립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를 향해 수군거리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해요.
 
이러는 와중에도 봄이는 계속해서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고 계속 보채고 있습니다.
 
이걸 지금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조차 잘 서지 않아요.
 
확실한 건, 봄이는 아이돌입니다.
 
평판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잖아요!
 
지금 이렇게 여러 사람 앞에서 애정행각을 해도 괜찮은 건가요?!
 
자, 이때 필규는 어떻게 하나요?
 
그대로 봄이 머리를 쓰다듬어줄지, 안아준 상태로 봄이를 달래줄지, 곧바로 떼어낼지!
 
봄이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 바라보고 있어요!
 
곽필규:(으악! 속으로 소리를 지른다. 이러다간 제 명에 못살겠단 생각이 문득 들은 필규였다.
우리 애... 왜이러지? 프로답지 않게 갑자기... 덕후마음이 된 필규는 봄이를 일단 밀어낸다.) 으악... (결국 으악은 했다.) 그렇게 갑자기 안으시면 깜짝 놀라거든요? (주변 눈치가 좀 보이는 필규였지만, 뭐 쓰다듬는 것정돈 괜찮겠지... 머리를 두어번 톡톡 쓰다듬고 얼른 내린다. 아아.. 손씻지 말아야지.)
 
아, 필규가 봄이를 아무리 좋아한다지만... 이건 아니에요.
 
잘못하면 봄이의 평판이 곤두박질쳐버릴 거라구요.
 
봐요, 주변 스태프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잖아요.
 
다행히 금방 떼어낸 덕분에 별 거 아닌 장난처럼 여기는 모양이지만...
 
... 마지못해 스태프들 몰래 봄이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습니다.
 
아, 살면서 봄이의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는 날도 오는군요.
 
적당히 상황이 종료되면, 봄이는 여전히 생글거리며 웃고 있습니다.
 
...뭐죠, 저 순수한 미소는?
 
봄이는 원래 이렇게 애정 표현이 많은 사람이던 걸까요?
 
필규는 [심리학]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봄이는 당신을 오늘 처음 만났을 텐데요.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필규는 단 한 번도 봄이의 실물을 영접해본 적이 없는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의 상태는 무언가 기묘합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깊이 사랑해온 연인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곽필규:(...뭐지?)
 
그런 봄이는 멍하니 서 있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이야기합니다.
 
설봄:필규씨, 이제 슬슬 돌아가요!
 
... 아, 그러고보니 벌써 촬영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돌아가자, 라 함은 소속사로 돌아가자는 뜻이겠죠?
 
필규가 그러자고 하면 두 사람은 사무실로 갑니다.
 
# 첫째 날, 다시 사무실로!
 
딱히 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지치는 것 같습니다.
 
갑작스런 포옹에 대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촬영장에서 소속사로 돌아오는 길에도 봄이는 내내 당신에게 매달려 응석을 부렸죠.
 
마치 당신을 정말로 좋아하는 것처럼요.
 
뭐... 그건 나중에 생각하도록 할까요.
 
지금 가장 흥미로운 점은, 당신에게 봄이의 소속사를 구경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거겠죠.
 
마침 사람도 거의 없으니 편하게 둘러봅시다.
 
봄이가 속한 엔터사의 사무실입니다.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테라스가 위치해 있는 꽤나 널찍한 공간이군요.
 
[필규의 책상], [책장] 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곽필규:(내 책상이나 한 번 스윽 둘러볼까. 발걸음을 옮긴다.)
 
필규가 오기 전, 봄이와 함께 일하던 매니저가 쓰던 책상입니다.
 
책상 위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서류철], [작은 포스트잇]이 눈에 띕니다.
 
이외에는 간단한 필기구 몇 개만이 보입니다.
 
필규는 [서류철], [작은 포스트잇] 을 조사해 볼 수 있습니다.
 
곽필규:(서류철을 집어들어본다.)
 
봄이의 이전 매니저가 남겨놓은 서류의 일부인 것 같습니다.
 
종이를 한 장씩 찬찬히 넘기다 보면 스케줄러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봄이의 스케줄일까요?
 

핸드아웃 확인.

 

20XX.XX.XX 20XX.XX.XX 20XX.XX.XX
9:00 AM 음방 생방 출근 3:00 AM 사전녹화 출근 9:00 AM XX콘서트 행사
13:00 PM 예능 촬영 10:00 AM 기사 인터뷰 2:00 PM MM페스티벌 행사
5:00 PM 화보 촬영 6:00 PM XX페스티벌 행사 6:00 PM 공항 출국
9:00 PM 생방 라이브 10:00 PM 라디오  
 
스케줄러를 살펴보면, 매일매일 일정이 꽉 차 있습니다.
 
공식적인 행사가 없는 날에도 음원 녹음, 안무 연습과 같은 스케줄로 칸이 빽빽히 채워진 상태입니다.
 
역시 연예인이라 그런지, 상당히 바쁜 삶을 살고 있네요.
 
다른 것을 더 조사해볼 수 있습니다.
 
곽필규:(와. 놀 시간도 없어서 어쩌냐. 부지런한 내 새끼... 작은 포스트잇을 본다.)
 
다른 사람의 필체로 쓰여진 메모가 보입니다.
 
이것도 이전 매니저가 남긴 걸까요?
 
당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즐기세요!
 
매니저의 책상에 붙어 있을 만한 내용의 메모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전 매니저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인 걸까요?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포스트잇은 아주 깨끗합니다.
 
마치 붙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빳빳하고, 접착력도 뛰어난 상태입니다.
 
펜으로 쓰여진 글자를 슥 문질러 보면 펜의 잉크가 옆으로 번집니다.
 
최근에 작성된 메모인 모양이에요.
 
이제 이곳은 더 이상 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을 조사해볼까요?
 
곽필규:(책장을 둘러본다.)
 
소속사의 각종 책자들과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놓여진 책장입니다.
 
세계의 뮤지션과 음악에 관한 책, 경영에 관한 책 등등 많이도 꽂혀 있네요.
 
많은 책들 중에서도 필규는 독특하게 생긴 노란 책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책을 펼치면, 필규가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로 가득합니다.
 
부분부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적혀 있긴 하지만 어딘가 불완전한 느낌이에요.
 
필규는 [행운]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묘하네요, 이런 책이 왜 소속사의 책장에 있는 건가요?
 
과연 이런 책에 볼 게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책장을 빠르게 넘기던 도중, 필규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온전한 내용이 적힌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누군가가 번역을 하다가 만 것 같아요.
 
핸드아웃 확인.
비용: 마력 5 ; 이성 2
시전 시간: 즉시 혹은 2분
 
이 주문은 대상이 특정 사건을 의식적으로 기억하는 것을 방해한다. 술자가 대상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대상은 술자의 지시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술자가 정신력으로 대상과의 대항 판정에서 이기면 즉시 효과가 발동되며, 그렇지 못하면 2분 후에 효과가 발동된다. 술자가 이기면 대상의 정신에서 특정 사건 하나에 관한 부분이 차단된다. 만약 대상이 기억 차단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대항은 필요하지 않다. 술자는 지울 기억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혀야 한다. 특정한 사건에 직접 관련된 주문을 잊을 수 있으나, 이성 손실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
 
시시해! ... 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필규는 자신의 발등에 책을 떨어뜨립니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통증이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것 같아요...
 
아픔을 뒤로하고 다시 책을 집어들면, 필규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온전한 내용이 적힌 한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이게 대체 무슨 내용일까요?
 
필규가 책을 구경하고 있을 동안, 갑자기 테라스에서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필규는 테라스로 가보겠습니까?
 
곽필규:(이게 뭐냐? 여기 흑마술 동지라도 있나? 하는 생각을 하던 중 조금 놀라 동그랗게 뜬 눈으로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더니 테라스로 슬금슬금 가본다.)
 
사무실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은 테라스입니다.
 
작은 의자와 파라솔 같은 것이 놓여 있어 간단히 커피를 마시는 등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규가 테라스 쪽으로 향하면, 테라스에 있는 누군가 언성을 크게 높입니다.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는 것 같아요.
 
필규는 [듣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봄이와 누군가가 크게 다투고 있는 듯합니다.
 
" 제발 말 좀 들어. 그 반지 하나 빼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데? "
 
" 그러니까 싫다고 말했잖아요! 왜 제 의견은 무시하세요? "
 
"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안 그래도 반지 때문에 주변에서 얼마나 의심을 받고 있는지 알아? 의혹 기사 뜨는 거 순식간이야. 그게 다 네 이미지라고! 정말로 사귀는 사람도 없으면서 왜 그래? "
 
" 맞아요, 만나는 사람도 없는데 대체 뭐가 문제예요? 그냥 제가 원해서 끼고 있는 거라고요! "
 
" 하, 진짜 어이가 없어서... 됐다. 말을 말자. 니가 다 알아서 하던가. "
 
대화가 끝나면, 봄이와 다투고 있던 상대방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은 채 테라스에서 나와버립니다.
 
두 사람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거죠?
 
필규가 멍하니 테라스 입구에 서 있거나, 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면 봄이는 언제 화가 났냐는 듯 금세 아주 밝은 표정으로 필규의 이름을 부릅니다.
 
마치 주인을 잘 따르는 고양이 같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설봄:여기서 뭐하고 계셨어요??
 
곽필규:아... (귀엽다... 생각하고 있다가 정신이 퍼뜩든다.) 어, 책장 좀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당신은 여기서 뭐하는겁니까?
 
설봄:아... (필규의 질문에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왼손 약지에 끼고 있는 반지를 보여준다.) 소속사 직원들이 계속 이 반지를 빼라고 혼내요...
 
곽필규:(아, 아까 그래서 그랬구나.) 뭐, 소속사 직원들은 걱정해서 하는 소리일테니까. 그 반지에 뭔가 특별한 거라도 있습니까?
 
설봄:이 반지는 제 삶의 원동력 중 하나예요! 이게 없으면 모든 일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곽필규:(뭐냐? 배터리임?) 아, 예. 소중한거면.. 그럼 목에 걸고 다니거나 하면 좀 티가 덜나지 않겠습니까
 
설봄:그치만... 반지인데 목에 걸고 다니면 의미가 없잖아요! (필규 손에 끼여진 반지를 보더니 손을 잡으며) 필규씨도 이렇게 손가락에 끼고 계신 걸요?ㅎㅎ (필규 반지를 빤히보더니 커플링 같다...라고 중얼거린다.)
 
고작 작은 반지 하나가 삶의 원동력?
 
그의 태도가 어쩐지 기이하게 느껴지는 건 그냥 기분 탓일까요?
 
어느새 퇴근할 시간입니다.
 
아니, 한 일도 없는데요?
 
매니저가 원래 이렇게 한가한 직업은 아닐 텐데... 그래도 일단 집에 보내준다니 신나긴 합니다.
 
슬슬 사무실을 떠나 집으로 가려고 하면, 봄이가 필규를 붙잡습니다. 자신의 핸드폰을 내민 채로요.
 
설봄:저기, 그러고보니... 저 필규씨 연락처를 아직 몰라서 그런데 혹시 알려주실 수 있나요?
 
... 세상에. 지금 이게 무슨 말이죠?
 
지금 굉장히 합법적인 방법으로 봄이의 연락처를 얻어낸 건가요?
 
곽필규:아, 네. 생각해보니까 연락처 교환을 안했었군요. (봄이 핸드폰을 가져가 번호를 적고 친절히 매니저라고 저장까지 해서 주었다.)
 
필규가 봄이의 핸드폰을 받아 번호를 찍어 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봄이로부터 문자가 한 통 도착합니다.
 
" 저예요! " 라는 내용으로요.
 
다정하게 작별 인사를 나누면, 두 사람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꽤나 다사다난한 하루였어요.
 
곽필규:(핸드폰 꼬옥 쥠.. 소중...)
 
# 둘째 날, 행사 공연!
 
별달리 알람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아침에 눈이 떠집니다.
 
졸음을 물리치고 정신을 차려 보면, 평소와 다를 것 하나 없는 방의 풍경이 보이네요.
 
너무나도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어서, 마치 어제 있었던 일들이 꿈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휴대폰을 확인하는 순간, 어제 겪은 기이한 상황들은 꿈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봄이로부터 받은 문자 한 통이 그대로 남아 필규의 메시지 보관함 맨 윗줄을 장식하고 있어요.
 
... 정말로 필규에게 벌어진 일이었던 건가요?
 
부정할 수 없는 놀라운 현실에 다시금 부딪힌 필규, SANc 0/1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이런씨발 개꿈이 아니라고?
 
필규, 이성 1 감소
 
이게 정말 꿈이 아니라면, 필규는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는 뜻이겠죠.
 
봄이를 볼 수 있다는 원동력 그 하나만으로 필규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소속사 사무실에 도착하면, 먼저 도착해 있던 봄이가 기다렸다는 듯 당신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스케줄러를 보아하니 오늘의 스케줄은 지역 축제 행사 공연입니다.
 
그렇다면 노래하고 춤추는 봄이를 그 누구보다도 가까이 만끽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세상에...
 
오늘도 봄이와 필규는 그들의 일터에 옵니다.
 
곽필규:세상에...
 
축제 행사 공연장에 도착하니 여러 스태프들이 무대를 꾸미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봄이와 필규를 발견한 몇몇 직원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면, 어제와 마찬가지로 못 보던 사람인데? 와 같은 수군거림이 들려옵니다.
 
봄이는 역시 오늘도 바쁘네요.
 
도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메이크업을 또다시 어디론가 불려갑니다.
 
필규에게 잠시라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던 모양인지 섭섭한 표정을 지은 채" 다녀올게요, 필규씨. " 라는 말을 남깁니다.
 
... 또다시 당신은 대기실 복도에 혼자 남겨집니다.
 
왜인지 데자뷰가 느껴지네요.
 
그렇게 또 멍하니 서 있으면, 어디선가 속삭이며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필규는 [듣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쫑끗)
 
그들은 작게 속삭이고 있어, 목소리가 큰 한 명의 음성밖에 듣지 못합니다.
 
그래도 대략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는 알 것 같아요.
 
" 야, 야. 아까 설봄 손에 반지 봤어? "
 
" ―――― ―――――? "
 
" 아니, 그런 반지 말고! 왼손 약지에 말야! 원래 저런 거 끼고 다녔던가? 애인 생긴 거 아냐? "
 
" ―? ――― ――――――."
 
" 내 말이! 저러고 다니면 분명 기자한테 물릴 텐데! 쟤가 연예계 돌아가는 판을 모를 리도 없고... "
 
*
 
이런저런 일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으면 어느덧 공연 시작 시간이 훌쩍 다가옵니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바깥에서는 맨 앞줄에서부터 맨 뒷줄까지 객석이 쭉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저 중에는 필규처럼 봄이의 팬인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입니다.
 
설봄:필규씨!!
 
어라, 봄이의 목소리입니다.
 
그새 스타일링이 끝난 모양이에요.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면 오늘도 말끔하게 차려입은 봄이가 당신에게 안기려 달려듭니다!
 
필규는 [민첩]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ㅅㅂ)
 
곽필규, 실패!
 
아차, 싶었으나 한 발 늦었습니다!
 
여기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봄이의 양팔이 당신을 꾸악 껴안습니다.
 
설봄:(필규 품에 파고 든다.)
 
곽필규:으악...
뭐하시는겁니까?? 스타일링은 끝났고요? (어제처럼 자연스레 밀어내본다.)
 
봄이는 또 갑자기 왜 이러는 거죠? 제발!
 
아무리 당신이 봄이의 팬이라지만, 계속되는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은 스스로에게 독이 된다구요!
 
몇 년간의 덕질을 통해 확신할 수 있는 점은 하나 있습니다.
 
이런 애정행각이 사사건건 계속 된다면 다음날 연예 신문 1면에 봄이와 필규의 파파라치샷이 박제될 거라는 사실.
 
연예계가 얼마나 무서운 판인데...
 
내심 좋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당황스럽습니다.
 
곽필규:(으...상상만 해도 끔찍)
 
설봄:네! 다 끝났어요.
저는 필규씨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필규씨는 안 그런가요?
 
누가 보면 며칠은 못 본 다정한 커플인 줄 알겠어요.
 
곽필규:(그니까;)
저희 좀 전에 보지 않았습니까.. 어차피 금방 또 볼텐데요. (어제의 버릇인지, 손이 자연스레 봄이 머리를 향해 가려다 멈칫, 허공에서 멈추더니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봄이는 필규의 대답에 나른하게 웃으며 필규의 얼굴만을 빤히 바라볼 뿐입니다.
 
당장 눈동자에서 꿀이 떨어져도 놀랍지 않겠군요.
 
그 순간, 뒤에서 스태프가 봄이의 이름을 부릅니다.
 
곧 순서가 될 테니 어서 오라는 말과 함께요.
 
그러자 봄이는 스태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숨을 내쉽니다.
 
설봄:계속 함께 있고 싶은데... 왜 이렇게 바쁜 걸까요.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그러고 봄이는 주머니를 뒤져 당신에게 본인의 휴대폰을 건넵니다.
 
설봄:가기 전에, 이거 좀 맡아주시겠어요? 대기실에 두고 오는 걸 깜빡 잊어서...
 
필규가 그것을 받아들면 봄이는 웃으며 " 그러면 다녀올게요. " 라는 말을 남기고, 스태프를 따라갑니다.
 
필규는 또 대기실 복도에 덩그러니 남겨집니다.
 
이때 필규는 무엇을 하나요?
 
마침 봄이의 핸드폰이 당신의 수중에 있어요.
 
비록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아이돌의 핸드폰을 구경해보고 싶지는 않나요?
 
혹시 모르죠, 필규를 향한 봄이의 근본없는(!) 애정에 대해 알 수 있을지도요.
 
매니저인데 가수의 핸드폰 정도는 관리할 수 있지 않겠어요?
 
곽필규:(휴대폰을 지그시 바라보다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믿고 맡겼을텐데 휴대폰을 보는 건 좀... 그래도 자꾸만 휴대폰에 시선이 가던 필규는 결국 따악 배경화면만 보자. 따악! 이런 마음으로 휴대폰을 켜본다.)
 
필규가 봄이의 핸드폰을 열면, 당신을 반기는 것은 깔끔한 배경화면이 아닌 웬 메모 어플입니다.
 
왜 이게 먼저 뜨는 거죠? 아까까지 계속 무언가를 쓰거나 읽고 있었다는 뜻일까요?
 
액정을 슬라이드해서 대강 훑어보면 아주 많은 메모들이 있습니다.
 
봄이의 자잘한 일상 같은 것도 있고, 당장 편의점에서 뭘 살 지 메모해둔 것도 있네요.
 
필규는 [자료조사]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찬찬히 화면을 살펴보고 있으니 최근에 쓰여진 기묘한 문서 하나가 필규의 눈에 띕니다.
 
작성 시기를 확인해 보면, 어제 오전입니다.
 
문체를 보아하니 봄이가 직접 쓴 건 아닌 것 같은데... 한번 읽어볼까요?
 

핸드아웃 확인.

♥ 왼손 약지에 반지를 낀 당신에게! ♥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공허하지는 않으신가요?

정말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긴 한지 의문스럽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 반지는 당신의 고민을 해결해줄 것입니다.

자, 보이시나요? 는 당신만을 위해 나타난 백마탄 기사님이에요!

※ 주의사항 : 그를 떠나보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반지를 빼지 마시오!

 
이건 무슨 내용이죠? '왼손 약지에게 반지를 낀 당신에게', 마치 봄이를 향해 쓰여진 글만 같습니다.
 
이것이 정말 봄이에 대한 메모라면... '그를 떠나보내고'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필규는 [자료조사]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방금 살펴본 것 바로 밑에 있는 메모가 눈에 띕니다.
 
곽필규:(부릅!)
 
그저께 오후에 작성된 메모입니다.
 
봄이가 직접 작성한 문서 같습니다.
 
내용은 길지 않고, 딱 한 줄만이 적혀 있습니다.
 
너무 힘든데 의지할 사람이 없다. 이 반지는 또 뭔지... 빠지지도 않고. 피곤해.
 
메모를 곱씹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느새 봄이의 공연이 시작될 시간입니다!
 
곽필규:(내 새끼... ㅜㅜ)
 
대기실 카메라로 그를 지켜볼 수도 있겠지만, 필규는 봄이의 팬이잖아요.
 
맨눈으로 그의 무대를 볼 날이 살면서 얼마나 있을까요.
 
필규가 바깥으로 나가면 타이밍 좋게 봄이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미모 열일, 성대 열일, 춤선 열일...
 
역시 봄이는 천상 아이돌임이 분명해요.
 
*
 
*
 
*
 
얼마나 지났을까요.
 
환상적인 무대에 넋을 놓고 있다 보면 어느새 봄이의 무대가 끝납니다.
 
쏟아지는 박수갈채와 함성.
 
필규 또한 그 열렬한 응원에 동참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곽필규:(죽어도 여한이 없다...)
 
액정 너머로만 봐도 행복했는데, 일렇게 실제로 보니 백 배는 더 멋있습니다.
 
최고다, 설봄쨩!
 
봄이가 슬슬 무대를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군요.
 
봄이는 잠시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필규를 발견하고는 필규가 있는 곳으로 호다닥 달려옵니다.
 
설봄:필규씨! 저 계속 보고 있었어요? 저, 필규씨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어요... 헤헤.
 
봄이는 이번에도 해맑게 웃으며 필규에게 말을 건넵니다.
 
간지러운 말이 덧붙은 듯한 건 기분 탓일까요?
 
방금까지 열심히 라이브를 했으면서, 별로 힘든 기색도 보이지 않습니다.
 
역시 프로 아이돌은 뭔가 다르군요!
 
곽필규:네, 잘하시더군요. 예전에는 보고싶어도 못 본 무대를 여기서 보게되네요. (낯간지러운 말은 안중에도 없는 필규는 역시 내새끼는 프로라며 속으로 혼자 자랑잔치를 하고 있다.)
 
봄이는 수줍은 듯 한마디를 더 보탭니다.
 
설봄:있잖아요, 필규씨... 상으로 볼에 뽀뽀해주시면 안 돼요? 저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 말과 동시에, 봄이는 필규의 양 손을 덥석 잡습니다.
 
아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이번에도 열심히 했으니 칭찬해 달라, 쓰다듬어 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라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갑자기 뽀뽀요?
 
여기서요? 보는 눈이 이렇게나 많은 무대 근처에서? 진심?
 
갑작스레 벌어진 낯뜨거운 상황에 필규, SANc 0/1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필규, 이성 감소 없음.
 
곽필규:...나, 나읒, 나. 나중에 해주면 안됩니까? (너무 놀랐는지 혀를 씹었다. 얼얼한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 필규의 얼마 안남은 정신머리를 더욱 단단히 고쳐잡아주는 것 같았다.)
 
절대로 안 돼요.
 
이렇게 보는 눈이 많은 장소에서 그런 대담한 애정행각이라뇨!
 
아무리 필규가 봄이의 팬이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해요.
 
팬이나 관계자의 눈에 띄기라도 하면 매장당하는 건 한순간일 거라구요.
 
봄이가 조금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입니다만, 우리의 이미지를 위해 어쩔 수 없어요.
 
두 사람은 어제 처음 만난 데다가 일적인 관계로 이어져 있잖아요.
 
그런데 포옹도 모자라서 뽀뽀를 해 달라구요?
 
아무리 필규가 봄이의 엄청난 팬이라지만 어딘가 기묘합니다.
 
이런 필규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봄이는 여전히 눈을 반짝이며 당신을 바라보고 있네요.
 
곽필규:(아기고양인가?)
 
설봄:나중에 진짜 해주실 거죠? 네?
약속해주세요.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곽필규:참나, 저같은 거한테 뽀뽀받아서 뭐 그리 좋다고 그럽니까? (조금 불만스레 투덜거리면서도 새끼손가락을 꼬옥 건다.)
 
설봄:(필규가 퉁명스럽게 말해도 끝내는 손가락을 걸어주자, 마냥 좋다는 듯 웃는다.)
 
행사도 끝났고, 이런 얼떨떨한 상황이 길어지기 전에 어서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 아직도 둘째 날, 사무실에서는?
 
떨떠름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오면,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이 보입니다.
 
어라, 뭔가 좋지 못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
 
필규와 봄이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들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러고는 켜져 있는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킵니다.
 
모니터에는 어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 하나 띄워져 있습니다.
 
< 설봄 요즘 연애함? > 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다가가서 살펴본다면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핸드아웃 확인.
 오늘 행사 공연 1열에서 보고 온 사람인데 왼손 약지에 반지 끼고 있던데?? 단순 패션 반지라기엔 디자인이 넘나 커플링임; 원래 없었던 것 같은데... 저거 어떻게 생각해?
 
보미뽀미  20XX.XX.XX 작성
어 그거 나도 봄ㅋㅋㅋㅋㅋㅋ; 찐으로 커플링.....?
 
최고과즙봄이  20XX.XX.XX 작성
야 아니겠지 설마; 제정신이면 아이돌이 그러겠냐ㅋㅋ 루머 유포 ㄴㄴ
 
잡덕  20XX.XX.XX 작성
아니라고 우기기엔 넘나 선례가 많음ㅇㅇ 티내다가 터진 돌 많잖아 팬들 마음 단단히 먹고 있어라~
 
 
보아하니 오늘 행사에 다녀온 봄이의 팬이 올린 게시글 같습니다.
 
무어라 생각을 하기도 전에, 옆에서 신경질적인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속사 직원:그러게 내가 그놈의 반지 좀 빼라고 했잖아! 이런 글 한 번 뜨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벌써 인터넷에 조금씩 퍼지고 있어! 제발 조심히 행동하란 말야.
 
짜증 섞인 문장을 토해내는 사람을 바라보면, 어제 테라스에서 봄이와 말다툼을 하던 직원입니다.
 
그를 선두로 하여 다른 직원들까지 한마디씩 얹기 시작합니다.
 
아이돌이면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잖냐, 있는 팬 다 잃고 싶냐, 네 이기심이 몇 명에게 피해를 끼치게 될지 생각은 해봤냐, 일 커지면 수습은 어느 세월에 하겠냐...
 
온갖 비난이 멍한 표정을 지은 설봄을 향해 쏟아집니다.
 
곽필규:(봄이를 힐끔 바라보고... 그냥 묵묵히 옆에 있는다.)
 
냉랭한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졌을까요.
 
한숨 소리가 한 번 들리더니 이내 직원들은 바깥으로 나가 버립니다.
 
덕분에 사무실에는 필규와 봄이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잔뜩 어색해진 공기를 뚫고 무어라 말을 꺼내려 하면, 봄이가 먼저 입을 엽니다.
 
설봄:....오늘은 먼저 가 볼게요. 고생 많으셨어요.
 
그러고는 봄이도 무언가에 도망치듯 사무실 밖으로 나갑니다.
 
필규가 붙잡아도, 그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바깥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진작 봄이를 잘 설득해서 반지를 빼낼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혼날 일은 없었을 텐데요.
 
아니, 애초에 사람들은 고작 반지 하나 가지고 저런 구설수를 다 만들어 내는 건가요?
 
루머는 정말 쉽게 만들어지고 퍼지는구나,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필규가 봄이의 매니저가 아닌 일개 팬의 입장으로 그를 바라봤다면 또 달랐겠지만요.
 
아까 핸드폰에 적힌 메모를 생각해 보면, 커플링이 아닌 건 확실한데…
 
필규는 [행운]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제 어떡하지, 생각하던 와중. 홀로 밝게 켜져 있는 컴퓨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까 본 게시글 말고도 다른 창이 더 켜져 있는 것 같은데... 한번 살펴볼까요?
 
곽필규:(눈을 조금 찌푸리고 들여다본다.)
 
인터넷 창에는 [연예인 A씨는 현재 열애 중…]과 [봄이 귀여운 표정 본 사람]라는 이름의 탭들이 켜져 있습니다.
 
어떤 것을 먼저 확인해볼까요?
 
곽필규:(우선 '봄이 귀여운 표정 본 사람' 탭을 본다. 봄이니까. 당연하지.)
 
→ [봄이 귀여운 표정 본 사람] 클릭
 
모 커뮤니티에 작성된 짧은 게시글입니다.
 
제목에서부터 봄이에 대한 팬의 주접이 느껴집니다.
 

핸드아웃 확인.

막콘 직캠 보다가 느낀 건데 중간에 동물 잠옷 입고 토크 하다가 갑자기 객석 보면서 되게 멍한 표정 짓지 않았음?? 얼 빠진 고양이 같아서 귀엽더라ㅎㅎ 며칠간 계속 콘서트 한다고 꽤 피곤하긴 했나봄 

 
다른 창도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곽필규:(크.. 나도 봤지. 잘 아는군. 다른 탭을 마저 살펴본다.)
 
→ [연예인 A씨는 현재 열애 중…] 클릭
 
인터넷 뉴스 기사입니다. 제목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듯 연예면 기사네요.
 
핸드아웃 확인.
 뜨거운 화제! 연예인 A씨는 현재 열애 중?
20XX.XX.XX 작성                                                 OOO기자
 
최근 M소속사의 그룹 L에 속한 A씨가 일반인 K모씨와 1년 넘게 뜨거운 열애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이다. 소속사 측은 처음에 A씨의 열애설을 적극 부인했으나, 여러 관계자들의 증언과 커뮤니티에 유포된 게시글은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 널리 퍼진 상태였다. 이내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두 사람의 열애를 인정했다. 이에 A씨의 팬들은 'A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럴 수도 있지. A의 선택을 응원한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한편 A씨가 출연하는 주말드라마 '냐루 씨의 멋진 일상'은 이번 토요일 ―시에 첫 방송이 예정되어 있다.
 
 
 
 
 
절대L해  20XX.XX.XX 작성
미쳤? 이 시기에 연애? 그럴 수도 있지는 언놈의 의견이냐ㅋ; 돌았어 팬덤 깎이면 니책임이다
→  답글
       A고 20XX.XX.XX 작성
       돌은건 니 머가리인듯? 탈덕할거면 조용히 꺼져라 분탕질 하지 말고ㅋㅋㅋㅋㅋ
 
        L라스틴 20XX.XX.XX 작성
       팬덤 깎이면 ㅇㅈㄹㅋㅋㅋ 근데 연애 별로긴 하다 환상 다 깨진 기분임; A는 안 그럴줄
 
        머글 20XX.XX.XX 작성
        야ㅋㅋ니네 팬덤 자정작용이나 좀 해봐라 너네 상대 일반인 신상 털고 난리났더만
 
 
스크롤을 조금 내려 보면, A씨의 팬들이 작성한 걸로 보이는 댓글이 여럿 보입니다.
 
이곳에서도 팬들이 서로의 머리채를 쥐어잡으며 싸우고 있습니다.
 
정말 연예계는 단 하루라도 평화로울 날이 없네요.
 
만약 봄이도 열애설이 터진다면, 분명 이렇게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겠죠.
 
곽필규:(연예인 팬들이 분탕질은 레전드지)
 
...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모니터에 이제 읽을 활자가 남아있지 않게 됐을 때까지, 여전히 사무실은 고요합니다.
 
봄이가 다시 돌아올 것 같지도 않고... 이만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내일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곤해지네요.
 
곽필규:(집이나 가자..터덜터덜)
 
필규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일찍 자는게 좋겠어요. 내일은 또 봄이와 함께 열심히 일해야하니까요!
 
# 셋째 날, 어디로 갔어?
 
오늘도 어김없이 필규는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점점 이 기묘한 상황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정말 익숙해져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는 한 걸까요?
 
봄이를 눈앞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평화로웠던 삶이 조금 그리워집니다.
 
그러고보면 봄이는 괜찮을까요, 어제 직원들에게 대놓고 혼나던 봄이의 모습이 문득 떠오릅니다.
 
오늘 만나게 되면 위로든 뭐든 해줘야겠어요.
 
그가 반지를 뺄 수 있게 회유하면 더 좋고요. 혹시 모르잖아요, 의혹이 진짜인 것처럼 부풀려질지.
 
그렇게 되면 봄이의 입장이 곤란해질지도 모르는 노릇이니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필규는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오늘도 사무실의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필규가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속사 사장:설봄 얘는 대체 왜 나타나질 않는 거야? 통화 되는 사람 아무도 없어?
 
 
소속사 직원:어제 뭐라 한마디 했다고 반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아하, 보아하니 봄이가 나타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니 잠깐만, 봄이가 없다고요?
 
필규가 멀뚱히 서 있으면, 당신을 발견한 누군가가 다급하게 말을 겁니다.
 
혹시 오는 길에 봄이를 봤냐며, 없으면 좀 찾아봐줄 수 있겠냐며, 당장 스케줄이 있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요.
 
아무래도 봄이를 찾으러 가봐야겠죠?
 
곽필규:헐.
 
필규가 얼빠져서 헐... 하고 있는 사이
 
띠링―!
 
갑자기 필규의 핸드폰에 문자 알림음이 울립니다.
 
발신인을 확인해 보면 봄이입니다.
 
뭐죠? 모두가 바삐 찾고 있는 당사자로부터 문자가 오다뇨.
 
「 저 지금 지하 연습실에 있어요. 와 주실 수 있나요? 」
 
타이밍이 좋네요. 마침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까지 알려주다니요!
 
그런데 어쩐지 묘한 말투입니다.
 
'와 줄 수 있나요'라니, 마치 필규가 직접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듯해요.
 
... 묘하게 느껴지면 뭐 어쩌겠어요. 사무실 상황을 보니 한시가 급한 것 같은데!
 
충실한 매니저 필규가 직접 모시러 가는 수밖에요.
 
필규는 봄이에게 가볼까요?
 
곽필규:(그래... 난 개니까... 봄이가 있는 곳을 향해 가본다.)
 
# 셋째 날, 왜 여기에 있어?
 
필규는 봄이의 연습실로 가기 위해 지하로 내려갑니다.
 
한 층을 쭉 내려가면 연습실 입구로 보이는 문이 당신을 가로막습니다.
 
문을 밀어 열려고 하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아니 여기에 있다면서요? 초대해 놓고 문을 잠그는 게 말이 돼?
 
필규는 어떡할까요?
 
곽필규:(씨발 뭐야 이건 또ㅡㅡ. 문에 쿵쿵쿵.) 설봄. 나 매니저야.
 
다행히도 노크를 하거나 몇 번 문을 덜컹이면 봄이가 와서 문을 열어줍니다.
 
문이 열리면, 눈앞에 피곤해 보이는 표정의 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두운 낯빛은 당신을 보자마자 금세 밝아집니다.
 
" 필규 씨... " 라며 나지막이 당신을 부르는 그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봄이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인 듯합니다.
 
메이크업 아래에 가려져 있던 그의 모습은 어딘가 초췌해 보입니다.
 
깊게 내려온 다크서클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어요.
 
잠이라도 설쳤던 걸까요, 많이 지친 듯합니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봄이는 당신을 향해 희미하게 웃습니다.
 
설봄:필규씨, 할 말이 있어요... 잠깐이면 돼요.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듯이 손을 잡고 이끈다.)
 
연습실은 고요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아무도 없고, 노래도 틀어져 있지 않습니다.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봄이와 필규의 규칙적인 발소리만이 공간을 울릴 뿐입니다.
 
연습실 벽에 기대어 앉은 봄이는, 지친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설봄:갑작스레 미안해요, 그렇지만... 필규씨에게는 꼭 말해야 할 것 같아서요.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몸은 망가져가는데 소속사에서는 계속 일정을 잡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악플은 늘어나고... 열심히 산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저를 사랑해주는 것도 아니더라구요.
저한텐 사생활도 없었어요. 저의 모든 행동이 파파라치나 일부 극성팬들의 눈으로 감시되고 있었고, 처음엔 그게 너무 두려워 마음대로 집 앞 편의점도 나가기 힘들었어요...
연예계 일을 시작하자고 마음먹었을 때 어느 정도 각오한 일이긴 하지만, 맨정신으로 부딪히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한텐 무조건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가 필요했어요.
얼마 전에 제가 콘서트 했던 거... 아실지 모르겠는데, 그때 저에게 기이한 일이 하나 일어났었어요.
 
설봄:토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묘한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뭐라그랬더라...? 당신이 진정으로 기대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날 것이다? 라고...
그 목소리와 동시에 생겼던 게 이 반지였어요...
필규씨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기이한 목소리가 말해준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어요.
그렇지만, 어제 직원들 반응 보셨죠..? 그분들은 제가 단순히 약지에 반지를 끼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의혹 글이 한두 개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예민하게 반응하셔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지...ㅎㅎ 하지만 저는 그분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요.
 
설봄:이대로 가다간 모두에게 상처만 주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필규씨가 너무 좋아요. 이 반지가 사라지면 필규씨랑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될 것만 같아서 무서워요.
업계에 뛰어들 때도 모두 각오한 일인데도, 너무 어렵네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은 삶은 어렵네요...
(봄이는 입술을 꾹 깨물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금지된 사랑과 각종 외압으로 인해 너덜너덜해진 비운의 봄이…
 
필규는 '여태껏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며 안쓰러워할 수도 있고, '아이돌이니까 그 정도는 당연한 거 아냐?'라며 어이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을 느끼든지간에 틀린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행보입니다.
 
필규는 [아이디어]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저께, 책장에서 발견했던 노란 책에 적혀 있던 한 문장이 문득 떠오릅니다.
 
특정한 사건에 직접 관련된 주문을 잊을 수 있다.
 
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반지를 낀 것은 봄이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봄이가 무언가의 주문에 걸렸던 거라면, 이 방법은 효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봄이는 필규,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 폐를 끼치고,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합니다.
 
액정 너머에서 그렇게나 빛나던 당신의 우상 봄이도, 결국 인간이었던 거예요.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때때로 행복을 위해 이기적이고자 하는 그 모습은...
 
어떻게 보면 그는 필규보다도 더 나약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면 봄이는 애써 웃습니다.
 
쏟아지는 역경과 비난 속에서도 한 줄기 웃음을 잃어선 안 되는, 아이돌의 쓸쓸한 미소입니다.
 
설봄:며칠간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죠? 미안해요... 다 제 욕심 때문이었나 봐요.
이젠 필규씨가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저를 내치든, 그렇지 않든... 원망하지 않을게요.
 
봄이의 유일한 의지가 되기 위해 계속 그의 곁에 남을지, 봄이의 평판을 지켜내기 위해 그를 떠날 준비를 할지.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습니다.
 
하나뿐인 별, 소중한 우상을 위해서 당신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곽필규:허, 참나... (모든 이야기를 들은 필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난, 난, 내가 꿈이라도 꾸는 줄 알았지. 생각해 봐, 좋아하는 아이돌 생각하며 눈감았다가 떴는데 한낱 아이돌덕후더러 갑자기 매니저를 하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 씨발, 이게 다 네가 한 일이었냐? ...이게 정녕 꿈이 아니라 현실이냐?
네가... 날 불렀어?
(잠시동안의 침묵 속에서 고민하는 듯 입을 꾹 다문 필규는 어색하게 봄이 머리에 손을 툭 얹었다. 내가 모르는 설봄, 아이돌이 아닐 때의 설봄. 피폐한 시선 한 줄기 나눌 이 없어 꼿꼿하던 허리가 꺾이고, 나락과 다를 바 없는 힐난을 한탄할 곳이 없어 성대가 잘린 사람. 얘야, 사랑스러운 내 새끼. 네가 골라내는 단어 하나하나, 생생한 표정 하나하나에 온갖 감정이 깃들었는데. 추레한 행색의 낭인. 너는 여태껏 불행을 이불 삼아 단잠에 빠져들었구나. 그런 팍팍한 삶 속에 겨우 찾아온 행복을 도로 가져갈 수나 있긴 한걸까. 아니, 그래선 안됐다. 줄곧 하고싶었던 말을 하기 위해 필규는 입을 열었다.)
...계속 몰아붙이면 내 말 들을 것 같고, 얌전해질 것 같냐?
아니야, 설봄. 난 만약 그들이 날 벼랑 끝으로 내몰았으면 그 놈들 대신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 걸 선택할거야.
그리고 저 아래에서 웃겠지. 꼴 좋다고.
 
곽필규:모두가 널 위한다고 입모아 말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호의가 뭐 꼭 나를 위한거라고 자신할 수 있던가?
인생은 짧아. 네 인생의 주인은 너니까 네가 원하는대로 알아서 살든가. ...방구석에서 오타쿠짓이나 하는 빌어먹을 개백수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그런 나니까지. 하고싶은 걸 마음껏 누리며 사는 나니까 할 수 있는 말이야.
뭐... 사람이 사고 한 두번쯤은 치면서 살 수도 있지 않겠냐? 안 그런 놈은 인간미 없어.
잔소리하는 녀석들 말 한 귀로 흘려듣고 가끔은 사고치며 살아도 된다고. 그게 더 고양이같고.
...아오, 씨발 (말주변이 없는 제가 한스러운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욕짓거리를 내뱉는다.)
내 말은, 너도 사람이라고.
 
곽필규:너도 사람이라고, 설봄.
모든 게 네 맘대로 되지 않으면, 하고싶은 걸 해.
(그러곤 불안한 강아지마냥 우물쭈물하더니, 볼에 쪽 입맞추고 얼른 떨어진다. 그는 시선을 옆으로 늘어뜨렸다. 사과마냥 붉게 물든 뺨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시끄럽게 주장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저번에 약속한 거. 아쉬워하길래. 이제 그만 토라져있어라. 바보고양아.
 
설봄:꿈이 아니에요. 필규씨와 제가 만났다는 게... 마치 꿈에서만 볼 수 있을 거 같은 백마 탄 기사님이 제 앞에 나타났다는 게 믿을 수 없지만 이렇게 온기가 느껴지는 데, 어떻게 꿈일 수가 있겠어요?
(필규의 손을 잡는다. 그러곤 가만히 필규의 말을 귀 기울여 듣더니 옅게 미소지으며) 역시 제가 필규씨를 운명이라고 생각했던게 틀리지 않은 거 같아요. 하고 싶은 걸 누리면서 사는 자유로운 당신은 더 빛나는 거 같아요. 지금 저의 모습보다 더... 저는 여태껏 제 감정에 솔직하게 살아본 적이 없었어요. 힘들어도 참고, 슬퍼도 울지 않고... 근데 필규씨를 만나자마자 저를 옭아매던 모든 것들이 사라진 것만 같았어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기댈 수 있다는 게 기뻤어요. 세상에 한 명쯤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구나... 그런 기쁨. 벼랑 끝에 내몰린 제가 뛰어내린다면... 어쩌면 밑에서 필규씨가 저를 안아줄 것만 같아요. 당신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 수가 있어요. 제가 원하는 인생을 살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필규씨가 처음이거든요.
사고... 사고치는 게 아직 겁나긴 하지만요... 원래 어른일 수록, 영향력이 큰 사람일 수록 실수하면 안된다는 게 인식이 강하잖아요?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금새 다시 표정을 피고는 필규를 바라본다.) 그치만 그건 너무 인간답지 못하다는 걸 당신이 알려준 거 같아요. 저 필규씨 말대로 사람처럼 살아볼게요. 고양이 같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피식 웃는다. 갑작스레 필규가 제 볼에 입을 맞추자, 봄이도 덩달아 얼굴이 새빨개진다. 그러곤 눈을 휘둥그레 뜨고 필규를 한참동안 바라본다.)
약속한 거 안 잊어버리신 거에요...? (잔뜩 빨개진 얼굴이지만 그래도 필규의 애정을 받아 기쁜 것인지 해맑게 웃는다. 응석이라도 부리고 싶은지 필규의 품을 파고 들더니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안 돼요? 기사님의 입맞춤은 사람 한 명도 살릴 수 있잖아요.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은데... 헤헤.
 
곽필규:(지척 너머에서 조용히 말하는 여린 목소리가 이다지도 사람을 괴롭게 만들 수 있을 줄이야. 필규는 홀로 조용히 생각하고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앉아있는 소녀의 옆으로 연습실에 장식되어 떨어지고 있는 붉은 동백꽃들이 슬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귀중한 돈벌이'였다. 사라져선 안 될, 자신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소중한 아이.)
(본래 자신이 해야 할 일은 그런 아이를 감시하는 것이었다. 설봄이 반항을 하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지는 않았는지. 혹은 스캔들이 나지는 않았는지. 오늘의 상태는 괜찮은지. 그런 사소한 것들을 감시하는 역할에 자신은 배정을 받았다. 처음에는 저 또한 그녀를 일종의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설봄은 밝게 웃을 줄 알고,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말할 줄 아는, 제 또래에 맞는 아이였다. 한없이 순수했고 맑았으며 꿈을 꿀 줄 알았고 자신의 목적도 알고 있었다. 바라는 일도, 추억도, 생각도, 좋아하는 것도 많은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래, 사람이었다.)
하, 어이없어서 웃음이 다 나온다... 나같은 게 어딜봐서 백마 탄 왕자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라지만, 설봄. 넌 눈이 삐어도 제대로 삐인 것 같아.
(부끄러운 기색을 감추려는 듯 괜히 서툴게 모진 말을 해보던 필규는 품에 파고 든 설봄을 마침내 제대로 안아보았다. 처음만큼 긴장되지는 않았다. 편안했다.)
그래. 받아줄게. 네가 하늘에서 똑 떨어지든 땅에서 솟아나든 받아주겠다고. 그러려고 부른 거 아니냐? 나를 불렀으면, 제대로 써먹어야 할 거 아냐?
불만을 털어놓든, 투정을 부리든, 여기 받아 줄 사람 한 명은 있으니까 참지 마라.
 
곽필규:(그러곤 설봄을 안고 있던 필규는 그녀의 머리에 꿀밤을 꽁! 쥐어박았다.) 참나, 응석부리는 게 아주 도가 텄네. 바깥에선 그러지 마 바보야!
(조금 혼내던 것도 잠시, 품에 작은 고양이처럼 안겨 있는 그녀의 턱을 들어올린 필규는 정말로... 입맞춤을 했다! 그래, 다른 데도 아니고 입에다가 입을 맞춘 것이다. mouth to mouth!) ...이제 됐어. 더 안해!!! 열심히 살아 바보야!! (씨발, 멍청이똥개해삼말미잘. 얼굴이 화끈한 것이 살갗을 타고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설봄:(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더니 필규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제가 눈이 삐었어도 이거 하나는 장담할 수 있어요. 여태껏 봐왔던 연예인들보다 필규씨가 더 잘생겼어요!! (필규의 진심어린 말들에 위로가 된 건지 봄이는 살짝 글썽거리더니 훌쩍 거리는 소리를 낸다. 아마 우는 것 같지는 않지만 감동받긴 한 듯.) 고마워요, 필규씨... (꿀밤을 맞아도 마냥 좋다는 듯 그저 웃기만 한다.) 바깥만 아니면 되는 거죠? 그쵸? 알겠어요. (필규가 봄이의 입술에 입 맞춰주자 봄이는 눈을 꾸욱 감았다가 다시 뜬다. 짧은 입맞춤이 아쉽다는 듯한 눈치지만 그래도 만족한 건지 고개를 끄덕인다.) 열심히 살게요. 연예인으로도, 사람으로도...
 
필규는 머릿속에 떠오른 주문을 애써 무시해 버립니다.
 
그런 이상한 마법 없어도 괜찮아요.
 
지금 여기서, 언제까지나 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봄이의 팬인걸요.
 
봄이로부터 받은 뜨거운 사랑과 에너지와 열정을 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불사를 수 있어요.
 
당신은 봄이를 부드럽게 껴안습니다.
 
그에 봄이도 아무 말 없이 필규를 양 팔로 감싸 안습니다.
 
맞닿은 서로의 체온이 느껴집니다.
 
누가 보고 있다면 큰일이었겠지만, 지금 이곳에는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이제 다 괜찮아질 거예요.
 
시간이 지날수록 소속사 직원들의 압박은 심해집니다.
 
기자들이 쌍심지를 켜고 있으니 제발 행동을 조심히 할 수 없겠냐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더군요, 글쎄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악플이 올라오든, 팬덤이 뒤집어지든, 누군가가 우리를 질타하든.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떤 역경이 생기더라도 당신이 봄이를 행복하게 해 주면 되는 거니까요.
 
그건 필규,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의지가 될 수 있다니 멋지지 않나요?
 
그것도, 필규가 사랑해 마지않는 봄이의...
 
.....
 
며칠 전 당신의 머릿속에 떠올랐던 물음표를 기억하나요?
 
" 과연 설봄은 행복할까? "
 
당신이 선택한 이 상황은 그 의문에 대한 좋은 해결책이 되었나요?
 
아마도, 지금 그의 행복 한가운데에 있는 것은 당신이겠지요.
 
END.2 인연은 반지로 엮이고
 
보상: 이성 회복 1D3
 
곽필규:
ㅋㅋ..
rolling 1d3
 
( 
3
 )
 
= 
3
 
필규, 이성 3 회복
 
따로 주문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봄이는 영원히 반지를 낀 채 살아갑니다.
 
반지를 빼지 않는다면 5일 후 두 사람의 열애 의혹 기사가 터집니다.
 
~끝~
 
곽필규:
봄이를 사랑하는 마음 Roll
기준치: 100000000000000000/50000000000000000/20000000000000000
굴림: 9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Happy

행복한 하루 되세요~ o((>ω<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