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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w. 청서
❦
KPC. 곽필규 (리체)
PC. 설봄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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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w. 청서
KPC. 곽필규 (리체) ❦ PC. 설봄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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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봄이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봄이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성 판정 0/1d2
설봄:
설봄, 이성 -2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봄이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설봄, 관찰 판정.
설봄: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라디오 소리는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봄이를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설봄:(낯선 사람에게 다가간다.) 저기요...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봄이는,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어쩌면 말해버리기까지 했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봄이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형형하게 빛나는 붉은 눈의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봄이는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봄이는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END 6. 배드엔딩.
설봄 로스트.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이성 판정 0/1D3
설봄:
설봄, 이성 -3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봄이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설봄씨와 곽필규씨에 의해, 제 39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설봄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
핸드아웃 확인.
.
.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봄이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봄이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성 판정 0/1d2
설봄: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봄이가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곽필규:이제 정신이 들었냐?
총을 고쳐잡은 필규가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곽필규: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던데, 크리쳐도 TV같은 건가?
이쪽에서 한 발 갈기고 싶네요.
설봄:(호달달)
곽필규:...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들다.
그래요. 필규는 봄이를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있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곽필규:가끔 한눈판 사이에 까마귀가 물고 간다고.
……어제까지는 그랬죠.
필규가 까마귀에게서 소중한 봄이를 되찾아온 무용담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봄이가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필규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필규는 농담 도중에도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봄이가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설봄:까..까마귀...
곽필규:어, 전 임무는 성공적으로 해냈는데 니가 과다출혈로 죽었어.
설봄:아하...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는지 봄을 작게 부르르 떤다.) 그래요? 느리다니... 그랬군요. 필규씨는 괜찮으세요? 몸...
곽필규:참나... (혀를 한 번 차고는 기가 차다는 듯 설봄을 쳐다보며 말을 꺼내기를.) 내 걱정할 시간에 네 몸 간수나 잘하지 그러냐? 바보같은 녀석.
설봄:넵. (임무를 더 지체 시키다간 또 죽을 것 같은 지 얌전히 있는다. 필규가 던져준 초코바를 받더니 우물우물... 얼마 안 지나서 금방 먹어버린다.)
곽필규:잘먹네. 돼지. (머리를 두어번 톡톡 두드려준다.)
핸드아웃 확인.
필규에게 지령과 지도를 전달받습니다.
설봄:(끄덕끄덕)
곽필규:오냐.
필규는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필규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갈까,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필규와 봄이는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
.
.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봄이가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필규를 받아볼까요.
설봄, 민첩 판정.
설봄: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봄이는 필규를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필규는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탐사 구역이 공개됩니다.
곽필규:미처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뭉쳐있겠지.
필규의 손가락 끝이 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습니다.
눈으로 그것을 좇는다면…….
A시의 긴급 대피 구역인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설봄:백화점 먼저 가볼까요??
곽필규:네가 그렇다면 거기로 먼저 가보고.
K백화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주차장입니다.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돌던 필규가 입을 뗍니다.
곽필규:곧 크리스마스잖냐.
설봄:(시무룩)
곽필규:보는 내가 다 기운빠진다... (설봄을 흘겨본다.)
설봄:선물이요? (쫑긋!) 아... 아뇨, 선물 받아본 기억은 없어서... 헷. 크리스마스에 같이 있으면 좋겠네요.
곽필규:(풉, 설봄의 반응이 웃긴지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주 그냥 얼굴에 좋아요, 하고 써놨네. 어?
필규는 평소와 달리 제법 들뜬 얼굴로 말하네요.
백화점 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가 기뻐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설봄:(필규를 한 번 쳐다보더니 작게 미소 짓는다.)
설봄, 지능 판정.
설봄:
연휴나 명절은 줄곧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필규의 말을 듣는 지금은…….
네, 확실히 덩달아 크리스마스가 기대됩니다.
비록 필규는 짜증 나는 구석이 있는 직장동료지만, 크리스마스를 함께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쩐지 낯설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설봄:그럼... 이제 백화점 대피 구역으로 가볼까요? (주차장으로 몸을 옮긴다.)
곽필규:오냐. (총총 따라간다.)
주차장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설봄, 강제 행운 판정.
설봄:
=
대신에 주차장을 살펴보면서, 우연히 비상 식량을 하나 얻었습니다.
설봄:(우왕)
아이템 :: 비상식량 (HP 1d3 회복)
곽필규:그거뭐냐? (뚫어져라...)
설봄:비상식량이요! (필규에게 보여준다.)
곽필규:와... 그 와중에 밥은 잘 찾네. 돼지녀석. (말은 그렇게 해놓고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A역입니다.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앞서 걷던 필규가 봄이가 있는 쪽으로 돌아보며 묻습니다.
곽필규:지하철 타본 적 없지? 크리쳐보다 더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는데.
그 말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컴컴한 역 내부로 떨어집니다.
좀 갑갑하긴 한데, 필규는 말을 이어가며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갑니다.
곽필규:그래도,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면허가 없어도 말이야……. 그건 꽤 편해.
설봄:(필규의 말을 흥미진진하게 듣는다. 그렇군. 끄덕끄덕.)
곽필규:나 옛날에 학교에서 수학여행갈 때, 이렇게 지하철 탔었는데. 친구들이랑 과자 나눠먹고 수다떨고... 뭐... 이젠 옛날 일이지만.
설봄, 지능 판정.
설봄:
바보 같은 소리입니다.
목줄을 차고 있는 한, 봄이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텐데요.
몸속에 뿌리 내린 혈관 전부를 불쾌한 감정이 틀어막는 것처럼 답답합니다.
설봄:(갑자기 이야기를 듣다가 불쾌한 감정에 인상을 팍 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고개를 젓는다.) 네, 딱히... 저는 그런 추억 같은 게 없으니까요. (고갤 들어 필규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나중에 필규씨가 데려가 주실래요?
곽필규:(그 말에 조잘조잘 떠들던 필규가 한층 조용해졌다. 표정을 지우고 옆에 있던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조금 연민의 감정이 깃든 것도 같았다.) ...뭐, 내가 가는 곳을 너도 좋아할거란 보장은 없다만. 따라오고 싶으면 멋대로 따라오던가.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설봄, 강제 행운 판정.
설봄:
설봄은 역 내에 놓여있던 음료수를 발견합니다.
아이템:: 음료수 (이성치 1d3 회복)
곽필규:...여기도 없네.
설봄:그러게요... 으음. 그치만 음료수는 찾았어요!
곽필규:넌 뭔 먹을거만 그렇게 잽싸게 찾냐??
설봄:... (코쓱)
곽필규:...(코를 꼬집는다.)
설봄:으앙!!! (필규가 꼬집자 그를 우다다 때린다.)
곽필규:
설봄:왜 꼬집어요!!!
곽필규:내가 꼬집은 것보다 니가 때린 게 더 아프거든?
설봄:(필규가 아프다고 하니까 미안해진건지... 째려보며 때린 곳을 조금 쓰다듬어준다. 그런다고 아무런 효과도 없지만...) 다음은... 학교로 가요.
곽필규:참내... (저를 쓰다듬는 설봄을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별 말 하지 않았다. 그녀를 질질끌고 학교로 향한다.) 가자.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봄이가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곽필규:학교라, 옛날 생각나네.
설봄:정말요? 그래서 총을 그렇게 잘... (덜덜) 재능이시네요. (고개를 갸웃하며) 피어싱이 왜요? 그런 거 하고 다니면 혼나요? (그가 모범생이었다고 하자 웃는다. 지금 이미지랑 달라서 그런 걸까.)
곽필규:(힐끔, 자기도 잘 쏘면서... 중얼거리던 필규는 뚱한 표정 그대로 설봄을 째려보았다.) 뭐야? 왜 웃냐?
설봄:(필규가 자신을 째려보자 뜨금, 웃음기를 싹 지우고는 말을 이어가며) 아무 것도 아니에요. 학교라는 건 복잡하네요... 제가 학교 다녔다면 규정 하나도 못 지켰을 거 같아요. 하하...
문득 이야기를 듣던 봄이는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설봄, 지능 판정.
설봄: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곽필규:흐음...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본다. 의심하는건가?) 뭐... 넌 그래. 답답한 거 싫어하니까. 교복 맨날 풀어헤치고 다녔을 듯ㅋ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도 역시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설봄, 강제 행운 판정.
설봄:
GM:
=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봄이가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봄이와 필규를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눈으로 수를 세아려보면 하나.. 둘... ...총 열 네마리네요.
GM:크리쳐와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설봄:(헉...)
곽필규:참나, 새삼스럽게... 이 짓 한 두번 해보냐?? 빨랑 해치워버려!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봄이가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4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딛고 선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의 잔해만이 가득합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곽필규:뭐... 걱정할 일도 아니었네. (순식간에 끝난 것을 보곤 필규가 중얼거린다.)
어느 정도 탐색이 끝나면, 필규는 다시 지도를 꺼내 생각에 잠깁니다.
그는 긴급 대피 구역을 하나씩 짚으며, 의문을 꺼냅니다.
곽필규:이건……. 에이 씨발 뭐지? 뭔가 놓친 게 있는 것 같다.
설봄:그..러게요...?
곽필규:...(설봄을 보더니 한숨쉰다.)
설봄:(멍~청~)
곽필규: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 우선,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 있는 것도 처음 보고.
설봄:(멍청 크리처...)
곽필규:...너 말고. 바보야. (설봄의 표정을 보더니 머리를 푹 누른다.)
설봄:그럼 완전 큰일나는 거 아니에요?!
곽필규:...글쎄, 이미 났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이것도 다 함정인가?
설봄, 듣기 판정.
설봄: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필규는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설봄:(필규를 쿡쿡 찌르며)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아요...?
곽필규:뭐? 무슨 소리?...
설봄:뭔가... 웅웅 거리는 듯한... 이상한 소리...?
곽필규:...누군가가 신호를 보내는건가? (턱을 괴고 골똘히 생각한다.)
설봄:(고개를 끄덕이곤 앞장 서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네요.
봄이와 필규, 두 사람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갑니다.
봄이와 필규가 도착한 곳은 빈 공터이며,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필규가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곽필규:뭐야?
그때,
곽필규?:미친, 여태 어디 있었냐?
또 다른 필규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필규를 보고 사색이 되어 이렇게 말합니다.
곽필규?:야 설봄, 떨어져! 그 새끼는 가짜야!
그 말을 들은 필규(여태까지 당신 곁에 있었음)의 표정이 해괴해집니다.
곽필규:뭐? 씨발?
곽필규?:저 새끼가 내 장비를 훔쳐서 달아났다고!
곽필규:염병, 뭔 개소리야? 어린 애도 그딴 거짓말에는 안 속아 미친놈아!
설봄:(으엉??)
곽필규?:절대 속지 마, 널 속이고 외진 곳에 데려가 살해하려는 속셈이라고.
곽필규:인류 최강인 나를 감히 누가 습격해?
설봄:(멍청 크리처...)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꽤 좋은 볼거리네요.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설봄, 지능 판정.
설봄:
이게 뭐죠? 필규가 둘이라니,
둘 중 하나는 크리쳐가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설봄:그래서... 누가 필규씨에요...??
곽필규:야 이 미친... (얼탱이가 없다는 듯이 옆에 있던 설봄을 쳐다본다.)
곽필규?:나라고 했잖아, 빨리 떨어지라니까! (이리오라는 듯 손짓한다.)
곽필규:아오;;; ㅅㅂ 저걸 진짜... (머리 싸맨다;)
설봄:아무래도... 이거 함정이겠죠? 저 사람은 누굴까요? (옆에 있는 필규에게 속닥속닥)
곽필규:...뭐긴뭐야 크리쳐지. 정 궁금하면 물어보든가. (같이 속닥이던 필규는 솔직하게 설봄에게 고백한다.) 난 순간 니가 정말 바보가 아닌가 의심했다.
설봄:(필규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자 봄이는 또 필규를 째려보더니 주먹을 꽊... 쥔다.)
곽필규:(어디서...한기가...)
다른 누구도 아닌 필규를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진짜 필규를 짚어내자, 가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필규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필규가 반쯤 날아갑니다.
봄이가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봄이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봄이가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크리쳐: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설봄:(헉...)
크리쳐: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설봄, 이성 판정 0/1
설봄: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필규가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곽필규:씨발, 진짜 거지 같네. 헛소리를 왜 쳐 들어주고 있어?
설봄:(필규의 이마가 찢어진 것을 보자마자 놀라서 필규쪽으로 달려간다.) 괜찮아요?!
곽필규:됐어, 이정도는 별 거 아니야... 개처럼 안절부절대지마. 나까지 불안해지니까. (피를 대충 손등으로 스윽 닦아낸다.)
무언가 이상합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필규가 말하는 대로 정말 당신을 현혹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상념이 이어지기 전,
곽필규:그것보다 이쪽으로 와. (흐르는 피를 또 대충 닦아내며 조금 전까지 넘어져있던 바닥을 가리킨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필규가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봄이가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필규입니다.
설봄:(!!)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봄이와 필규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아아, 신이시여……. "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봄이와 필규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봄이와 필규는 거절해야 합니다. 연예인이 아닌걸요!
설봄:(어버버)
곽필규:(얼타는 봄이를 잠깐 흘겨보더니) 아뇨, 죄송하지만 사적인 요구는 들어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봄이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아니, 마음이 아픈가요?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봄이는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봄이는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곽필규:설봄!
뒤늦게 필규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봄이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봄이가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봄이를 필규가 받아냅니다.
이것으로 설봄은 2회차 사망을 맞이합니다.
.
.
.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봄이는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설봄:(너덜너덜..)
봄이는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성 판정 0/1d2
설봄:
설봄, 이성 -2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봄이가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필규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봄이는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필규가 죽은 봄이를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필규가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봄이의 기척에 고개를 든 필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설봄, 관찰력 판정.
설봄:
필규의 거동이 낯섭니다. 평소의 그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이네요.
단순히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기엔 더 아픈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곽필규:어... 깼냐? 몸은 어때?
설봄:필규씨는요...?
곽필규:이 새끼가... 지금 내 걱정 할 때야???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필규는 이내 화난 것처럼 그녀를 째려보는가 싶더니, 제 품에 와락 껴안았다.)
설봄:그치만... (필규가 저를 껴안자 자기도 필규를 껴안아준다. 그러다 고통이 가시지 않았는지 윽,하며 입술을 깨문다.) 하... 3일이요? 제가 3일 동안 누워있었어요...?
곽필규:그래, 난 별 거 아니야. 3일동안 니 지키느라 좀... 지쳐서 그래.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캐치한 것인지, 조금 떨어져 봄이의 안색을 살핀다. 얼굴을 매만지는 손길에서 지독히도 그녀를 걱정하는 마음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설봄:(필규가 제 얼굴을 매만지자 눈을 감고 가만히 온기를 느끼다 눈을 뜨고는 고개를 젓는다.) 몸이 아직 회복이 다 안 됐어요. 3일이나 지난 건데도...
곽필규:그래, 그럴 것 같았어. 깨어나기라도 했으면 됐다.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는다.)
곽필규: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어. 위치는 X 제약 회사. (제 무전기를 봄이에게 건네 보여준다.)
설봄:같이 가면 안돼요...?
곽필규:미쳤냐? 그 상처로... (비실비실거리는 봄이를 한 번 훑어본다.) 진짜로?
설봄:(끄덕끄덕) 상처는 금방 나을 테니까요, 저 혼자 있는 게 더 불안해요...
곽필규:...어쩔 수 없지, 그럼 서두르자. 앞으로 1시간 내로 A시를 빠져나가야 하니까.
설봄:네!
곽필규:어. 괜찮아. 잠을 좀 못자서 그래. 이정도야 임무 끝나고나서 퍼질러 쉬면 되는 거 아니겠냐.
설봄:얼른 임무가 끝났으면 좋겠네요... (조금 침울한 듯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잉... 맨날 바보래... (칭얼거리며 필규가 꾹 누른 머리를 만지작거린다.)
곽필규:하아... 그러게. (조금 시무룩해보이는 봄이를 바라보더니 말이 없다.) ...그럼 뭐, 귀염둥이라고 해주랴?
설봄:귀...귀염둥... (처음 듣는 소리에 눈썹이 꿈틀하며 올라간다. 아무래도 당황한 듯.) 싫어요! 이상한 소리할 거면 빨리 가요! (퍽퍽!)
곽필규:아 아파 ㅋㅋ (아파서 눈썹은 찡그리는데. 입은 웃으니 표정이 이상하다.) 아 그래그래 빨리 가. 뒤쳐지지나 말아. (저를 퍽퍽 때리던 봄이 손을 잡아 내려놓는다.)
이후 두 사람은 민가를 빠져나옵니다.
GM:두 사람 다 큰 부상을 입었으므로 설봄과 곽필규 모두 특성치가 보정을 제외한 기본치로 돌아갑니다.
곽필규:(민가를 빠져나와 설봄의 상태를 살펴보듯 힐긋,힐긋, 쳐다보며 무전을 본다. 그러다가 앞을 보더니 발걸음을 멈춘다.)
설봄:네??
곽필규:...총들어.
GM:
=
설봄:(필규의 말에 급하게 총을 든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설봄과 곽필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크리쳐들과 마주합니다.
한 무리일 뿐인데 어림잡아도 스물은 되는 것 같습니다.
GM:약식룰을 동일하게 사용해 전투가 진행됩니다. 순서는 설봄 - 곽필규 - 크리쳐 순입니다.
설봄:(크리쳐를 보자 그들을 조준하고 쏜다.)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봄이는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설봄의 탄환에 절반 가까이 되는 크리쳐들이 쓰러져나갑니다.
곽필규:칫, 어디서 이렇게 우글우글 몰려와가지고는...
어느새 날아온 촉수가 필규의 발을 붙잡습니다.
이런, 넘어지면서 탄환은 빗겨나가버립니다.
남은 크리쳐들이 사방에서 둘을 공격해옵니다!
크리쳐:
=
GM:설봄과 곽필규, 체력 3씩 감소.
설봄:(필규가 다친 모습을 보자 안색이 안 좋아진다... 다시 크리처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쏜다.)
설봄의 공격에 나머지 크리쳐들이 나가떨어집니다. 부상당했더라도, 최강의 인류의 실력은 죽지 않았군요!
하지만 아직 끝났다 생각하기엔 일러요, 한 무리의 크리쳐들이 더 몰려옵니다!
GM:
=
낮은 울음 소리와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온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봄이와 필규가 등을 맞댑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크리쳐들의 수는 아까와 엇비슷한 것 같습니다.
곽필규:씨발, 끝도 없이 쳐들어오네!
설봄:필규씨... 조심해요.
굉음과 함께 탄환이 크리쳐들을 꿰뚫습니다. 순식간에 절반도 넘는 크리쳐들이 무너져내립니다.
곽필규:(설봄의 말에 아까 실수한 것이 떠올랐는지, 말 없이 총을 겨냥한다.)
최강의 인류인 필규 앞에 조무래기들은 그 힘을 잃고 모두 쓰러집니다.
GM:전투가 종료됩니다.
필규의 말대로, 정말 이상할 정도로 크리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신없는 사이로 필규의 목소리가 꽂힙니다.
곽필규:야, 뛰어! 더 붙잡히기 전에 빨리!
설봄:(필규의 목소리를 듣자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곽필규: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으니까 난 좌측부터 찾아볼게.
필규는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봄이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설봄, 관찰 판정.
설봄:
문득, 봄이는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봄이가 죽어버린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봄이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설봄:(날짜를 입력한 뒤 감시카메라를 확인한다.)
입력한다면, 다음 내용의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필규가 쓰러지는 봄이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곽필규: 젠장, 이딴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한탄하듯 말한 필규는 봄이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곽필규: 푹 쉬어라.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라고 말하면서요.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봄이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필규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봄이를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필규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곽필규: 설봄? 벌써 회복했냐?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봄이가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필규는 설봄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봄이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필규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봄이는 필규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필규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성 판정 1/1D3
설봄:
설봄, 이성 -2 감소.
영상은 필규에 의해 중간에 종료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설봄:언...언제 오셨어요?
곽필규:...지금.
설봄:......네.
곽필규:...그건 어쩔 수 없는 사고였을 뿐이야.
필규가 봄이를 달래며, 어느덧 찾아낸 개폐 버튼을 누릅니다.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엎어진 남자/테이블/벽면의 서랍]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설봄:(엎어진 남자를 확인한다.)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설봄:(남자의 몸을 샅샅이 뒤져본다.)
남자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발견합니다.
벽면의 서랍에 사용되는 열쇠입니다.
설봄:(남자의 핸드폰을 확인해본다.)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필규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핸드폰을 뒤진다면 메모장에 있던 주문,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입수합니다.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마력 1D6을 소모해 폭주한 알파형 크리쳐를 진정시킨다.
주문을 시전하기 전, 시전자가 차례대로 지능, 정신력 판정에 성공해야 한다.
시전자는 한 라운드에 하나의 특성치 판정만 가능하므로 총 두 번의 턴이 요구된다.
설봄:(테이블을 살펴본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설봄:(종이를 집어 들어 확인한다.)
핸드아웃 확인.
연구 일지를 다 읽는다면, 봄이는 생각해냅니다.
설봄은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봄이는 전부 기억해냅니다.
봄이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이성 판정 (1/1D5)
설봄:
설봄, 이성 -1 감소.
설봄:(충격...)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칸만 잠겨있군요.
설봄:(아까 빼온 열쇠로 잠긴 서랍을 연다.)
봄이가 열쇠를 사용한다면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핸드아웃 확인.
설봄:(충격!)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설봄, 지능 판정.
설봄:
그렇습니다.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이성 판정 1/1D3
설봄:
설봄 이성 -1 감소.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당신으로서는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필규는?
필규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필규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곽필규:설봄, 나…….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그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필규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필규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곽필규는 크리쳐가 되었으며,
설봄은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이성 판정 1/1D5
설봄:
설봄 이성 -4 감소.
곽필규:설봄, 설봄. 나는.......
어느 순간, 필규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봄이가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필규가 당신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봄이는 대응할 틈도 없이 필규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당신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봄이를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필규의 얼굴이 비칩니다.
설봄 HP -1.
설봄:(기침을 하며 필규를 쳐다본다.) 필, 필규씨... 정신... 차려요.
곽필규:...... (필규는 그녀를 분명 마주보고 있으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공허한 눈동자는 분명 이미 어딘가 정신이 나가있는 것 같았다.)
이내, 필규는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봄이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필규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그는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봄이를 공격한 필규는 폭주 상태로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향하고 있습니다.
설봄:안돼...
후들거리는 다리는 봄이가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필규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봄이는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필규가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필규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크리쳐라도 괜찮다고 했던가요?
그저 어쩔 수 없는 실수였을 뿐이라고, 괜찮다고 했던가요?
전부 위선입니다.
필규는 봄이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죠.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설봄:(그에게 다가간다.) 필규씨... 필규씨, 괜찮아요?
곽필규:(설봄이 다가오려 하자 사납게 소리친다. 낮게 그르릉대는 소리가, 마치 경계를 하는 동물 같았다.) 오지마!!!!!
설봄:(필규가 소리를 쳐도 무시하고 힘겨운 듯 느리게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안아준다.) 괜찮아요... 실수였잖아요... (숙인 고개를 들게 하여 시선을 맞춘다.) 그러니까 괜찮아요... 네?
곽필규:아냐, 아니야... 안괜찮아, 안괜찮다고! (기껏 저를 안아준 그녀의 품을 세차게 밀어냈다. 그러고는 벽을 쾅쾅 친다. 저도 저를 제어하기가 퍽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도저히 진정이 되질 않자, 벽에 제 머리를 세게 쿵 하고 부딪혔다. 그 모습이 퍽 애처롭게 느껴졌다. 이제는 거의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를 하고는,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제발 좀, 말 좀 들으라고, 바보새끼야...
설봄:(제어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슬픈 표정을 지으며) 필규씨...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 거에요? 이대로 도망칠 거예요? 절 버리고서? 전 혼자 있는 게 더 불안하다고 했잖아요...
곽필규:(설봄이 말을 하면 할수록 필규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넌 어쩜 이리도 내 속을 헤집어놓는 말만 꺼내놓는지. 그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개싸움의 결과. 다 으스러진 손톱, 네 피로 얼룩진 손바닥, 핏발이 선 눈에서 흐른 짠맛의 액체가 얼룩을 남긴 볼, 수만 갈래로 찢긴 심장.)
설봄:저희 약속했잖아요. 크리스마스에 함께 보내자고... 함께 열차도 타고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자고. (천천히 그에게 다시 다가가며) 저 선물 정말 기대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미안하다고 하지 않아도 돼요. 필규씨도 계속 제 곁에 계셨잖아요. 제가 무슨 짓을 하든... 근데 저는 그러면 안돼요? (그의 앞에 우뚝 멈춰서며) 왜 그런 말을 해요? 필규씨는 자기 목숨이 가벼워요?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차라리 제 손에 죽어요. (총을 쥔다.) 그렇게 해서라도 당신을 데려갈 거에요. 절 혼자 두지 말라구요...
곽필규:하하... (허탈하게 웃어보인다. 당신, 왜 나를 마주 안아 주나요? 그렇게나 무거운 고통이 어린 말을 하면서, 당신은 왜 나를 보며 함께 미래를 그리고 싶어 하나요?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합니까? 어떤 말을 해야 당신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습니까?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 곁에 있을 수 있겠냐는 말입니다. 이 가혹한 세상에, 제발 내 곁에 남아주세요. 하지만 이런 말을 어떻게 입 밖으로 내겠습니까?)
곽필규와 설봄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설봄:이기적인 건 필규씨도 똑같아요.
필규는 당신의 공격을 피하지 않습니다.
곽필규:...닥쳐! (설봄이 무슨 말을 하든 달려들어 주먹을 날린다.)
필규의 주먹이 봄이에게 정통으로 내리꽂힙니다.
설봄:(악)
설봄 HP +3
설봄:(필규를 때려눕히기 위해 총을 잠시 바닥에 두고 주먹을 휘두른다.)
가뿐하게 피한 필규 탓에, 설봄의 주먹이 허공을 가릅니다.
곽필규:
총이 맞은 부위가 가져다 준 충격때문일까 필규는 순간 비틀거리며 주먹을 엉뚱한 곳으로 휘두릅니다.
설봄:(필규가 비틀거리는 틈을 타서 공격한다.)
곽필규:윽..., (머리에 느껴지는 충격에 비틀거리다가, 이미 너덜거리는 장갑을 낀 손을 꽈악 쥐고 달려든다.)
설봄:(필규의 공격을 피한다.)
필규의 주먹을 맞으니 입에서 피맛이 맴돕니다.
설봄:...(필규가 쓰러지지 않자 다시 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총으로 그를 향해 조준한다.)
역시 근접전으로는 그를 이기기 힘듭니다.
그는 최강의 크리쳐이니까요.
다시 총을 손에 쥔 봄이는 정확하게 그의 배에 총알을 명중시킵니다.
곽필규:아윽...!! 헉... 윽..., (꽤나 아팠는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무릎부터 무너져내렸다.)
설봄:(그가 쓰러지자 움찔하더니 인상을 쓰곤 그에게 달려가 안아준다.) 미안해요... (그리고는 핸드폰에서 봤었던 주문을 쓴다.)
=
설봄 마력 -4.
설봄, 지능 판정.
설봄:
곽필규:으윽...하아... 저리, 꺼져... (상당히 피를 흘려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저를 안아준 그녀의 등을 팍팍 친다. 힘이 빠지고 있어 그런지, 별로 아프지 않다.)
설봄, 지능 판정.
설봄:
곽필규:윽, 흐윽... 개새끼... (그마저도 힘이 빠졌는지 손이 그녀의 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흐느끼는 소리가 설봄의 귓가에 들려온다.)
설봄, 정신력 판정.
설봄:
설봄, 다시 정신력 판정.
설봄:
설봄, 당신이 외운 주문은 성공적이었습니다.
A시가 폭파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다소 진정된 필규는 당신의 품속에 힘없이 안겨옵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곽필규:...아파. (힘없이 중얼거리다가, 감은 눈을 떠 제 앞에 있을 설봄을 바라본다.)
설봄:(필규의 눈가를 쓰다듬는다.) 아프죠, 그러게 왜 말을 안 들었어요... (그를 꽉 끌어안는다.) 죽지 말라 그랬잖아요. 바보는 필규씨예요...
곽필규:(설봄이 꽉 끌어안자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는다. 그럼에도 더 불평불만을 늘어놓지는 않았다. 이 아픔의 크기는 내가 너를 그만큼 아낀다는 사실의 증명이다.) 참나... 내가 왜 바보냐... 난 너한테 바보가 되기 싫어서 그랬는데.
설봄:바보... 바보예요. 미련하고 이기적이고...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필규씨는 제가 무슨 짓을 하든 이해해 줬으면서... 계속 함께해 주셨으면서... 저한테도 그럴 기회를 주세요.
곽필규:...(남이 웃는 모습이 자신의 행복이라는 말에 이리도 공감하게 될 줄 알았나. 이 사람은 언제나 나를 미치게 했다. 그녀는 과거를 잊은 괴물이 되어서도 결코 마음을 잃지 않았다. 사랑받는 법을, 사랑하는 법을, 그것만큼은 결코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겼다.
곽필규:그럴까... 우리, 떠날까. 이 좆같은 곳에 널 더 이상 놔두고 싶지 않아. 멀리, 평범한 사람처럼, 이 세상이 망하기 전처럼, 살자.
설봄: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을까요... 그러는 필규씨는요? 제가 좋아요? (헤헤 하고 웃는다.)
곽필규:좋아하지...당연한 걸 묻지 마. 바보야. (솔직하게 좋다, 라고 말하는 것이 못내 부끄러웠는지 그의 뺨이 붉은색으로 수놓였다. 설봄의 대답을 들은 필규는 편안한 표정으로 시선을 마주하고... 이내 일어났다. 그새 상처가 아물어 조금은 참을만해진 것 같았다.)
.
.
두 사람, 어떠한 약속을 하였나요?
그 약속은 곧, 두 사람의 사랑을 붙드는 지대한 맹세일 것입니다.
필규는 봄이를 안아 들고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필규와 봄이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곽필규:달릴 수 있냐?
평온한 어조로 필규가 물어오면,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설봄, 당신은 최강의 인류잖아요?
달칵, 봄이의 목줄이 풀린 뒤 처음으로 깊게 삼킨 겨울 도시의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너덜너덜해진 군복을 한 번 고치고, 필규의 얼굴을 돌아보면…….
빛이 돌아온 눈동자에 고스란히 당신이 담깁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긴 서로를 눈에 담고,
앞으로, 또 앞으로.
ED 1. 클리셰 SF 세계관의 인간도 계속계속 살아가고 싶어!
설봄, 곽필규 생환.
설봄과 곽필규는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곽필규: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8/24/9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5/22/9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제가 죽었나요...?
씨발, 하여간에 칠칠맞아가지고.. 걸핏하면 픽픽 쓰러지냐.
덕분에 밥이나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지. 오늘따라 소생하는 게 꽤나 느리더군?
네가 두 번이나 죽는 바람에 다음 임무가 지체됐어. (그러고는 초코바를 봄이한테 던져준다.) 배고프면 그거라도 후딱 먹고와.
바로 임무로 돌입한다. 내용은 대충 이거라도 훑어봐라. (그러고는 지령과 지도를 건네준다.)
이번엔 좀 힘들 것 같구만. 뭐, 힘들지 않은 임무가 있었나 싶지만.
기준치: | 99/49/19 |
굴림: | 8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선물 세트를 잔뜩 팔겠네. 뭐, 우리는 연휴에도 집에 돌아갈 수 없지만…….
됐고, 크리스마스에도 같이 있으면 차라리 너한테라도 선물해줄까.
크리스마스 선물 받아본 적은 있냐?
(이내 봄이의 마지막 말에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닌 크리스마스에도 일하고 싶냐? ...뭐, 휴가여서 같이 있는 거면 나쁘지 않을수도 있겠네. 파티같은 거 해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니까.
기준치: | 65/32/13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5/27/11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olling 1d2
(
)
1
1
어쨌든 여긴 없는데, 다음 어디로 갈까.
음... 다음은 지하철로 가봐요.
가자. (앞장서더니 봄이가 잘 따라오나 확인한다.)
(과거를 회상하며 그 말을 하던 필규는 문득 그립다는 듯이 웃어보인다. 이내 고개를 홱 돌려 설봄에게 묻기를.)
넌 가보고 싶은 곳은 없냐?
기준치: | 65/32/13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이내 성큼성큼 걸어가버린다.) 빨리 와. 여기도 얼른 살펴보고 나가게.
기준치: | 55/27/11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너 개코지
기준치: | 99/49/19 |
굴림: | 8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0/20/8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아; 아;; 아야;; 얘가 미쳤나!! 사람잡네!! (하염없이 쳐맞는다...)
(초등학생마냥 잘잘못을 따지던 필규는... 이게 뭐하는 짓인고 하고 현자타임이 왔는지 한숨을 내쉰다.) 됐어, 다음에 어디갈지나 생각해봐 돼지야.
(필규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듯 잠시 감성적인 표정을 짓는다.)
야, 그거 아냐? 나 학교다닐 때 사격부였다. 세상이 멀쩡했으면 지금쯤 사격 선수라도 하고 있었을텐데...
피어싱때문에 맨날 선생한테 잡혀서 잔소리 들었잖냐... 참내, 중학교 다닐 때에 비하면 교복도 잘 입고 모범생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네. (뚱한 표정을 하고 주절주절 제 옛날얘기를 내뱉는다.)
(마치... 라떼는 말이야... 하는 아저씨처럼.)
학교는 피어싱같은거 하면 안된다고 규정 있었어. 단정하게 하고 다니라고... 교복같은 것도 제대로 안입으면 잔소리들어. 귀찮게.
기준치: | 65/32/13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6d6
(
+
+
+
+
+
)
2
2
2
2
4
2
14
순서는 설봄-곽필규-크리쳐로 진행합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필, 필규씨 조심해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1 |
긴급 대피 구역은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했는데, 왜 사람은 없고 크리쳐만 있는거냐?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기고 나서는 녀석들이 도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었어.
녀석들에게는 안전지대를 뚫고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하니까.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 있는 리더가 있다면 몰라도.
크리처들 사이에서 리더가 있는 걸까요...? 설마?
글쎄, 그럴 수도 있겠고. 혹은 누가 정보를 흘렸다던가...
멍청해도 생각은 할테니까.
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일단 뾰족한 수도 없고 그럼 그 소리나는 쪽으로 가볼까. 난 안들리니까 네가 앞장서.
신호를 보내던 녀석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역시, 함정인가?
기준치: | 65/32/13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둘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그리고 크리쳐로 의심되는 자에게 말을 건넨다.) 혹시 크리쳐이신가요?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설봄,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기준치: | 45/22/9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마에서 피나요... (안절부절하며 이마를 호호 불어준다.)
근데... 있잖아요, 필규씨. 저 크리쳐... 뭔가 이상한 것 같아요. 여태 저렇게 말을 걸었던 크리쳐는 본 적이 없었는데...
저보고 막 부탁이 있다고 그랬었어요. 대체 뭘까요??
게다가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 쪽이 크리쳐라는 말이 도시 괴담처럼... 소문이 났대요.
상급 크리쳐인가보지. 아직 녀석들에 대해서 모두 파악된 것도 아니고. 말로 현혹시키려던거겠지, 분명. 괘씸한 새끼...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녀석들이 뭔 사람처럼 살아?? 그딴 헛소리를 뭣하러 하나하나 신경쓰고 있냐?
(그리고 툭툭 털고 일어난다.) 괴담은 괴담에 불과해, 들키지 않은거면 상관 없어. 일단 진정해.
기준치: | 45/22/9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몸이 안 좋아보이는데...
너, 씨발… 씨발놈아... 3일동안 깨어나지 않았다고…. 정말 잘못된 줄 알았어.
괜찮냐?
제가 죽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잠시 말이 없던 필규는 천천히 운을 뗐다.) 생존자들은 헬기에 태워서 보냈어. 2순위 사항인 크리쳐 제거로 임무가 넘어갔는데 너가 계속 자는 새에 수가 너무 증식해서 손 쓸 방도가 없어.
상부에서 A시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렸어. 조만간 폭탄이 실린 헬기가 와서 도시를 폭파할거야. 우리는 얼른 빠져나가야돼.
(무언가 더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꾸물대던 필규는... 다시금 말을 얹었다.) ...그런데,
기상 악화로 인해 더 이상의 무전은 어렵다.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은 안 될 것 같고…….
니가 드럽게 정신 차리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이 구조를 포기하려 했는데, 다행이네.
나 혼자 가서 구해올테니까 닌 먼저 빠져나가. 부상도 심한 녀석이.
근데 피곤한 건 괜찮으세요...?
참나... 제 몸 가누기도 힘든 녀석이 일어나자마자 계속 내 얘기만 하냐. 바보. (설봄이 제 얼굴을 더 보기 전에 머리를 꾸욱 누른다.)
...야.
rolling 6d6
(
+
+
+
+
+
)
3
3
4
1
5
4
20
기준치: | 70/35/14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8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6 |
rolling 1d3
(
)
3
3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2 |
rolling 6d6
(
+
+
+
+
+
)
1
3
5
6
2
2
19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3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7 |
감시카메라 화면
입니다.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3/21/8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일단 임무가 끝나고 말하자. 거짓말한 건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임무를 끝내러 왔잖냐. 시간이 얼마 없어.
기준치: | 41/20/8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벽면의 서랍을 살핀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1/20/8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0/20/8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
(필규에게 내동댕이 쳐져서 아픈지, 몸을 힘겹게 일으키며 그의 뒤를 따라간다.) 필규씨, 안돼요...
...(설봄을 다시 보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짓던 필규는,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한참 뒤에 나온 목소리에는 조금의 물기가 묻어나왔다.) ...싫어. 저리 꺼져. 너랑 싸우고 싶지 않아.
실수라고 지워질 리가 없잖아...
더 다가오면 너 나랑 싸우자는 걸로 알거야... (마지막엔 힘없는 모습으로, 머리를 벽에 기대고 그리 중얼거렸다.)
...미안하다는 말은 안할게. 그 말이 면죄부가 아니라는 걸 네가 제일 잘 알잖냐.
너 혼자 가. 나중에 내 장례식이라도 해주든가... 같잖은 눈물 같은 거 흘리면서 청승 떨지 말고 따뜻하게 국에 밥 한 그릇 말아먹고 네 갈 길 가. 너는 내 이름 마음에서 지운 채 죽지 말고 꾸역꾸역 살아.
(구태여 더 모진 소리만 골라서 했다. 너를 떠나보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지어내는 것. 그렇지 않으면 떠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너는 정말 손 쓸 수 없는 바보고, 바보인 주제에 더럽게 정이 많았으니까.
이렇게 말하는 나는 네 이름을 죽어서야 잊겠지.)
(그는 작게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씨발...) 진짜 사람 말은 더럽게 안쳐들어요...
...너야말로 네 목숨이 가볍냐? 난 너랑 있으면 네 목숨이 한 줌 모래처럼 손가락 새로 빠져나갈 것 같은데.
너 정말... 이기적이야. 망할새끼...
(설봄이 총을 쥐자 필규도 자세를 고쳐잡고는 천천히 바르게 섰다. 싸울 생각인 것 같았다.)
(폭주한 탓일까, 그의 총은 이미 어딘가로 날아가버리고 없어져있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2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비싱식량을 사용한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기준치: | 40/20/8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곧바로 이어서 네게 주먹을 날린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 |
기준치: | 40/20/8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6 |
rolling 1d6
(
)
4
4
기준치: | 65/32/13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조금만 참아요... (맞는 와중에도 그를 계속 껴안고 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사람의 몸은 한 번 뿐인 인생을 살기엔 너무나도 유약하잖냐. 그러니까, 살으라고. (살아줘. 지금 네 뺨을 쓸어내릴 때마다 나의 손 끝이 불타는 듯이 달아오르는데. 네 창백한 눈동자를 마주할 때마다 나는 심장이 저려올 만큼 짙은 감정을 느끼거늘. 나의 이 마음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도록 살아줘. 지금 네 귀에 속삭일 때마다 나는 세상의 소리가 내 문장을 삼켜버릴까 두려워. 네 그 바다빛이 사그라들지 않도록, 내가 그 색을 볼 때마다 너를 떠올릴 수 있도록 살아줘.)
하, 미련한 녀석이... 사람은 이렇게 패놓고 곁에 있겠다는 말을 할 수가 있냐. 미친새끼아냐 완전... (제 팔을 올려 눈가를 가렸다. 그럼에도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그럼 말 했으면 지켜. 내 곁에 있어. 무슨 일이 생긴다해도 곁에 있어줘. 모두가 사라지고 바라볼 수 없는 마음만이 남는다고 해도 내 곁에 남아줘... 그러니까... (꾸욱, 말을 잇지 못한 그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필규의 붉은 눈동자를 하염 없이 바라본다. 조금이라도 눈에서 벗어나면 그가 바스라져 사라질까봐... 소중하다는 듯 어루만진다.) 미친새끼라서 싫어요? (그가 계속 울자 눈물을 살살 닦아준다.)
당연하죠, 전 계속 곁에 있을 거예요. 그 어떤 것이 닥쳐온다해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예요.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걸로 충분해요, 이 약속. 제 선물은 필규씨니까요... (그의 손등에 살포시 입을 맞춘다.)
우리 앞으로 어떡할까요? 둘이서 멀리 도망이라도 가버릴까요? (농담을 하고는 작게 웃는다.)
그에 비해 나는 너무나도 초라했다. 내가 받은 상처의 곱절을 돌려주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지껄이는 것. 네 속을 조금이라도 더 헤집어 놓는 것. 미친새끼는 바로 나였다.)
넌... 내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옆에 있고 싶어하냐. 후회하지나 마.
(한평생 들어왔던 설교와 명령보다 어찌 너의 짧은 메세지가 이토록 나의 안으로 파고든단 말인가? 더 이상 또 보자는 바보같은 인사말은 필요 없었다. 이 은밀한 밀회는 아마 오늘이 끝이 아니리라.)
욕심이 그렇게 없어서 어떡하냐, 나같은 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니... 착한 아이도 울고 가겠네.
(작게 웃던 설봄을 바라보던 필규는 그녀의 뺨을 감싸고...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별로 달콤한 맛은 아니었다. 쇠맛이 나는 비릿한 혈향이 입 안을 맴돌았다. 넌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 내가 네 생각보다 너를 사랑함을 알고나 있냐. 내가 네 생각보다 영악하고 능숙함을 아냐. 하지만 결국 나의 가장 좋은 부분들만 네게 보여주고 싶다는 것은 알아? 그래서 내 입술에 독을 묻히고 네게 입을 맞췄어. 그런데 그건 아무래도 자살 행위였던 게 분명해. 입술에 묻힌 독은 네게 입을 맞추기 전의 내가 다 먹은 거야. 나는 너를 죽이기 싫었던 거야.)
후회 안 해요, 절대로. (그의 손을 어루만진다.) 이미 충분히 욕심 부렸어요. 필규씨가 제 옆에 있잖아요.
(필규가 입을 맞춰주자 눈을 감고 그를 받아들인다. 그의 어떤 감정이든...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영원한 맹세를 걸고 입을 맞춘다. 그 입맞춤이 기쁜 마냥 조금 더 그를 세게 끌어안으며, 미소가 번지고 들뜬 숨을 내뱉는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다.)
좋아요...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러 떠나요. 단 둘이...
기준치: | 1000000000000/500000000000/200000000000 |
굴림: | 7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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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키퍼 리체님!!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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