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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 Me, Bloody Cherry!
w.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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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곽필규 (리체)
PC. 설봄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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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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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곽필규 (리체)
PC. 설봄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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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한 초등학교.
설봄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열어둔 창문으로 여름 바람이 불어옵니다.
곧 주말인 터라,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주말 일정에 대해 떠드는 대화가 시작됩니다. 당신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어느새 대화의 주제는 무서운 소문으로 넘어갑니다.
반에서 가장 놀기 좋아하는 아이가
“지난 주말에 공동묘지 근처를 지나가는데, 눈빛이 형형한 괴물을 만났지 뭐야?”
같은 말을 하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합니다.
공동묘지 울타리에 심어진 큰 나무만 한 키를 가진 괴물이었다고 해요.
삽시간에 아이들은 토요일 밤에 공동묘지로 담력시험을 가자는 제안을 하네요. 너도나도 동참합니다.
설봄:(헉...)
같은 반 아이:봄아, 너도 갈거지? 그치?
설봄의 의사가 어떻든, 그날은 당신이 가족과 연극을 보고, 외식도 하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그것도 봄이가 기대하던 연극을 보고, 좋아하는 식당에 가기로 했거든요.
부득이하게 거절해야만 할 것 같아요.
물론 당신이 정말로 담력시험에 참가하고 싶다면 가족에게 어떻게든 핑계를 대고 공동묘지에 갈 수도 있겠지만요.
설봄:(묘지... 무서운뎅)
곽필규:뻥치지마 니 무서워서 그러지? 겁쟁이 (메-롱, 다른 반에 놀러온 필규가 봄이를 놀리는 듯 혀를 내민다.)
설봄:(필규가 놀리자 찔린 것인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쳐다보다가, 그가 메-롱하자 혓바닥을 손가락으로 찌른다.)
곽필규:(똑같이 동그랗게 눈을 뜨고 쳐다본다. 화들짝 놀라 얼른 혀를 넣고는 빨개진 얼굴로 벌떡 일어난다.) 뭐.. 뭐하는거야!!
곽필규는 반에서 영향력이 꽤 큰 아이예요.
친구들에게도,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 필규가 봄이를 놀리자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놀리기 시작하네요.
설봄:(다들 안 무서운 건가..?)
필규가 나가고 곧 선생님이 들어와 수업이 재개됩니다.
수업 중간에도 담력시험에 가는 아이들끼리는 키득키득 소곤거리며 밤 9시에 공동묘지 입구에서 만나자, 손전등 꼭 가져와야 해, 같은 대화를 합니다.
.
.
토요일 저녁, 봄이는 부모님과 함께 멋진 연극을 보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극장과 레스토랑이 있는 곳은 다른 마을이라, 봄이가 사는 마을에 접어들자 시간은 이미 밤 10시를 넘었네요.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안락한 진동을 느끼다 보면 어느덧 잠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봄:(zzz)
설봄 어린이, 듣기 판정!
설봄:
성공하면 마을이 어째 소란스럽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어른들이 모여, 손전등을 흔들며 “찾았어?” “아직!” “빨리 찾아!” 같은 말을 하네요.
설봄:(비몽사몽)
창문 바깥으로 소란스러운 어른들을 보고 있자면, 앞에 계시던 부모님이 말을 얹습니다.
"무슨 일이야?"
"글쎄, 담력시험에 간 아이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데."
걱정스러운 기색이네요.
설봄:(무섭당)
부모님은 봄이를 염려해 바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바깥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하며 아이들을 해산시키는 모습이 보입니다.
각자의 부모가 와 아이들을 데리고 갑니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알지 못하는 채로, 봄이는 잠이 듭니다.
.
.
다음 날인 일요일 아침, 봄이는 일어나자마자 새벽녘에 필규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부모님의 안색도 좋지 않네요.
장례식은 이례적으로 빨리 치러져, 당장 오늘 시신을 공동묘지에 묻는다고 합니다.
부모님:얘야, 장례식은 같이 갈거니? 힘들면 쉬어도 좋단다.
설봄:(같이 가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곤 엄마 손을 잡는다.)
부모님:(옆에서 선택받지 못해 울고있는 아빠를 뒤로하고 봄이를 꼬옥 끌어안아준다.) 그래, 힘들면 중간에 말하고.
설봄:네에...
검은 옷을 꺼내 입은 오후, 공동묘지로 가면 장례식이 시작됩니다.
검은 옷을 입은 마을 사람들이 공동묘지에 서 있습니다.
필규의 관은 아주 작고, 사람들은 애도를 표하며 꽃을 장식합니다.
관은 꽉 닫힌 채라 (얼마나 심하길래요!) 필규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필규의 가족이 한쪽에서 창백한 낯으로 서 있습니다.
목사가 길고 긴말을 읊지만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들 틈에 서 있자니, 자연스레 그들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설봄:(울먹)
귀가 밝다면 엿들을 수 있고, 말솜씨가 좋다면 대화에 낄 수도 있겠죠.
다만 아직 어린 봄이에게 끔찍한 이야기를 하는 걸 사람들은 다소 꺼릴테지만요.
설봄:
일렁이는 마음 탓일까, 그런 거에 신경 쓸 겨를이 생기지 않습니다.
울먹이는 당신의 손에도 흰 꽃이 건네집니다.
생전 필규의 태몽에 나왔다던 국화꽃입니다.
눈이 빨개진 같은 반 아이들이, 그리고 선생님이 보입니다.
여러분은 줄을 지어 관에 꽃을 내려둡니다. 새로운 흙냄새가 짙게 납니다.
설봄:(으앙 ㅠㅠ)
부모님:(토닥토닥)
이윽고 관이 묻힙니다. 흙이 덮이고, 모든 것이 어둠에 잠깁니다.
장례식의 끝입니다.
똑똑, 문 열어줘
그로부터 일주일입니다.
필규의 소문은 마을을 뒤덮고, 점점 와전되기에 이릅니다.
아이들은 필규가 괴물에게 죽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공동묘지로 향하는 발길은 날로 뜸해지고, 필규의 가족은 견디지 못하고 이사해버립니다.
필규의 책상이 있는 자리엔 흰 꽃이 든 꽃병이 올려집니다.
토요일 밤, 봄이는 혼자서 집을 보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친구 모임에 갔기 때문이에요.
부모님은 당신에게 절대 집 밖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아이들은 어둠이 내리면 단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갈 수 없었으니까요.
설봄:(심심행)
자, 어쨌든 자유 시간입니다.
봄이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주말 동안 TV는 재밌는 영화를 송출하고, 새로 산 책이나 게임도 잔뜩 있으며, 맛 좋은 과자나 주스 등도 갖춰져 있습니다.
설봄:(바닥에 앉아서 종이에다 그림을 그린다.)
혼자 남은 당신은 귀여운 유령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밤 10시를 넘은 시점에, 그 일이 벌어집니다.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봄이는 인기척을 느낍니다. 봄이의 방 창문 밖에서 말이에요. 여긴 분명 2층일텐데요?
그리고
설봄:(엄마인강)
똑똑,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니겠어요?
“문 열어줘. 들어가게 해줘.”
음산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설봄:(깜짝!!)
분명히 밖에 누군가 있는데도 창문 밖에는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아요.
설봄:어..엄마.. 엄망........
똑똑, 똑똑똑...
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
설봄:(ㅠㅠㅠㅠ)
“문 열어줘. 들어가게 해줘."
설봄:(바닥에서 꿈질거리며 몸을 웅크린다.)
봄이가 계속 열어주지 않는다면 초조한 듯이 똑똑똑똑똑똑에서 쾅쾅쾅쾅쾅쾅으로 바뀌다가,
“얼른 열어! 굼벵이도 아니고 뭐 하는 거야?!”
앗, 이 목소리……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설봄:(..??)
기억을 되살려보면, 익숙한 필규의 목소리입니다.
충격적입니다. 문 너머에서 죽은 친구의 목소리가 들린다니요.
하지만 마냥 놀라기엔 목소리엔 짜증이 섞여 있고, 또 그렇게 무서운 느낌도 아니고…… 정말 평이하게 들려옵니다.
설봄:(귀..시닝가...)
문을 열면, 틀림없는 필규가 단단히 성이 난 얼굴로 창턱에 앉아있습니다.
곽필규:왜 이렇게 늦게 열어!
얼굴이 좀 창백하기는 하지만 유령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그에게선 흙과 풀 냄새가 나고, 정장에 검은 천을 망토처럼 걸치고 있습니다.
옷을 보면 다시 유령인 것 같기도 하네요.
설봄:(깜짝놀라서 바닥에 주저 앉는다.)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주저앉아 올려다 본 필규에게는 뾰족한 송곳니가 도드라지는 것만 같아요.
이쯤 되면 봄이도 필규의 정체가 뭔지 알 수 있겠죠.
이성 판정 0/1D3
설봄:(강아지..?)
설봄 어린이, 이성 1 감소!
당신이 주저앉든 말든, 필규는 씩씩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망토 끝자락이 끌리며 흙 알갱이를 떨굽니다.
곽필규:뭘 그렇게 주저 앉아있어?!
설봄:(필규를 멀뚱히 쳐다본다... 꿈인가...?)
곽필규:(봄이가 멍하니 있자 한층 더 성을 낸다.) 야! 귀먹었어? 얼른!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
설봄:선..선배........ 주근 거 아니였어여...??
곽필규:미쳤냐? 누가 그래?
설봄:(필규가 죽은 게 아니라는 사실에 글썽이더니 그에게 달려들어 껴안는다. 어찌나 세게 달려든 건지 둘 다 쿠당탕 넘어진다. 넘어져도 아량곳 않고 봄이는 필규를 껴안고 얼굴을 부비적거린다. 배고프다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나보다.) 무서워써요... 귀싱인 줄 알고... (웅엉웅얼)
곽필규:아악 (배가고픈데 넘어져 바닥과 포옹하니 더욱 기분이 좋지 않아진 필규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 굳이 말하자면 봄이한테 안겨있는거지만... 저를 껴안은 봄이의 어깨를 슬쩍 밀어내고는 마주 보았다.) 귀신이 어디있냐? 세상에 아직도 애같다니까. 그리고 나 더러우니까... 이러면 너도 더러워져 바보야..!
설봄:(필규가 밀어내자 필규의 옆에 앉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막... 성배가 괴물한테 먹혔다고... 그랬단 말이에여... (필규의 옷을 마구 털어준다.)
곽필규:헛소리하지마! 물론 뭐.. 이상한 놈을 본 것 같기도 한데... (끄응, 배가 고파 그 이상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지 아무렴 좋다는 생각으로 설봄에게 끌어안겨 있던 필규는 한 번 꼬옥, 안아주고 다시 밀어냈다.) 안돼! 좀이따 우리 집에 새 옷도 가지러 가야겠어. 온통 흙냄새야 젠장
하지만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잘 먹고 있었는걸요.
설봄:(상했나...?)
곽필규:(간식을 집어먹더니 아까처럼 다시 뱉는다. 우웨엥...) 너네 집엔 멀쩡한 음식은 없는거냐?
모두 잘만 먹고 있던 음식인데, 필규에겐 맞지 않는 것일까요?
억울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필규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줍시다!
집에 먹을 게 있던가?
필규가 먹을만한 음식이 있을까요?
우선은 재료가 많은 주방을 살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설봄:(주방으로 가서 찾아본다.)
주방에 오니 [식탁]에는 봄이를 위한 저녁이 차려져 있습니다.
최근 부모님이 장을 보셨으니, [냉장고]에도 무언가 있을 거예요. [찬장] 안에는 뭐가 있었더라?
설봄:(식탁을 본다.)
양념한 닭고기와 양상추, 양파가 든 호밀빵 샌드위치, 베이컨을 곁들인 스크램블드에그, 요거트 드레싱을 뿌린 어린잎 샐러드가 놓여 있었습니다.
왜 과거형이냐고요?
이미 저녁을 먹었잖아요. 식탁은 텅 빈 그릇만 가득합니다.
설봄:...
냉장고 안에는 신선한 재료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네, 신선한 재료가요.
레몬, 토마토, 셀러리, 감자, 오이, 양파, 당근, 양배추, 달걀, 버터……
아무리 그래도 재료 그 자체를 먹으라고 줄 순 없겠죠?
설봄:(냉장고를 닫고 찬장을 열어본다.)
음식은 아니지만, 각종 소스나 향신료들이 가득합니다.
소금, 설탕, 후추, 올리브유, 우스터 소스, 발사믹 소스, 타바스코 소스, 레몬즙, 케첩, 마요네즈, 꿀, 메이플 시럽……
그 외 접시나 찻잔 등이 차곡차곡 놓여 있네요.
설봄:(먹을게 없당)
곽필규:(먹을게 없군)
먹을 게 없습니다.
이쯤 되면 내가 왜 필규의 말을 들어주고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요.
일단은 생각해볼까요?
설봄 어린이, 지능 판정!
설봄:
간단한 요리 정도는 봄이라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어디 보자, 집에 요리책이 있었던 것 같거든요. 어디에 있더라?
설봄:(서재에 있나?)
요리책이 여기에 있을까요?
공용 서재는 책장마다 가족들이 관심 있는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아빠의 책장], [엄마의 책장], [독서용 책상] 등등.
당신을 따라온 필규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봅니다.
설봄:(아빠 책상을 본다.)
최근 부쩍 요리에 관심이 많은 아빠의 책장엔, 과연 요리책들이 몇 권 꽂혀 있습니다.
설봄 어린이, 자료조사 판정!
설봄:
스테이크 레시피가 적힌 책을 찾았습니다.
이외, [초보자도 쉽게 만드는 칵테일 제조법], 이란 책도 한 권 보이네요.
핸드아웃 확인.
블러디 메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도 적혀있어요.
영국 최초의 여왕이 된 메리 1세가 재위 동안 1만여 명의 성공회 신자를 처형하자, 전 유럽은 이를 두려워하며 피의 메리, 블러디 메리라 칭했습니다.
토마토를 사용한 이 칵테일은 과연 피처럼 붉은빛이네요.
정말 피 맛이 나진 않겠지만요.
설봄:(레시피 책을 다 들고 엄마 책상을 살펴본다.)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엄마의 책장엔, 보기만 해도 쭈뼛 소름이 돋는 공포 책들이 몇 권 꽂혀 있습니다.
표지만 봐도 무서워지네요.
설봄 어린이, 행운 판정!
설봄:
책 중에서 한 권이 쏙 빠져나와 아래로 떨어집니다.
[무시무시! 동서양 괴물 대백과]라고 하네요.
특정 페이지에 책갈피가 꽂혀 있습니다. 흡혈귀 페이지입니다!
설봄:(무시무시..)
곽필규:왕! (놀래켜봄)
설봄:으앙!!!!!!!!!!
곽필규:(화들짝) 왜그렇게...소릴질러?!
설봄:(책을 다시 주워서 읽어보라는 듯 필규에게 준다.)
곽필규:동서양 괴물 대백과...?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그걸 훑어내린 필규는 모기같다고 말하는 설봄을 째려보았다.)
설봄:선배는 괴물도 아니잖아여...... (필규가 겁주자 시무룩해진다.) 쪼금만 기다려여.
곽필규:(조금 미안해졌는지 머리를 톡톡 쓰다듬는다.)
한편에 날짜 지난 지역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마을 공동묘지에서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다.
……굳이 읽을 필요는 없겠죠.
설봄:(신문을 슬쩍 보더니 책을 꼭 안고 다시 주방으로 도도도 뛰어간다.)
먹어줘, 블러디 메리!
본격적인 요리를 해봅시다!
이렇다 할 레시피를 건진 건 블러디 메리뿐일까요.
이걸로 괜찮을까 싶지만, 만일 필규가 흡혈귀가 되었다면……
피의 이름을 가진 새빨간 주스를 좋아할지도 모르잖아요.
보드카는 빼고 만듭시다!
마실 것으론 블러디 메리를 만들고, 메인 요리로 스테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합시다!
손을 깨끗하게 씻었다면, 설봄 어린이 요리 판정!
설봄:
스테이크도 다 굽고, 블러디 메리도 다 만든 봄이는 식탁에 이쁘게 둡니다.
그런데, 스테이크를 칼로 잘라보니 속이 하나도 안익은거 아니겠어요?
곽필규:...이거 생고기야? (포크로 핏물 나오는 스테이크를 푹 찍어본다.)
설봄:꾸웠어여...
곽필규:(한 입 썰어서 입 안에 우물우물 넣고 씹어삼킨 필규는 시무룩하게 맛 없어...라고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블러디메리를 마시더니 표정이 밝아진다.) 이건 맛있어.
설봄:(필규가 맛있다고 하자 덩달아 표정이 밝아진다. 그리곤 잔을 가져가서는 다시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준다.)
곽필규:(꼼질꼼질거리며 봄이가 만들어 준 블러디 메리 두 잔을 다 마신 필규는 기분 좋은 듯 자리에 앉아 다리를 통통 흔들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설봄:(필규가 안아주자 방긋 웃더니 자기도 안아준다. 그리곤 필규가 묻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냥 선배랑 애들이랑 묘지 갔을 때... 그때 주것다고 들었어여...
곽필규:(눈이 휘둥그레진다.) 묘지가서... 어, 음... 괴물? 어떤 이상한 녀석을 만나긴 했어. 그런데 죽었다고? 난 그냥 그 녀석한테서 도망치려다가.. 뭔가 이상한 걸 먹고... 모르겠다. (한층 시무룩해보인다.) 그럼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됐는데?!
설봄:기억 안나여...?
곽필규:몰라 어쨌든 그 놈 팔을 콱 물었는데, 그 이후로 자고... 일어났더니 이상한 곳에 있었어. 그게 다야.
필규 어린이, 산치체크 ㅋㅋ
곽필규:
설봄:헉...... 무섭당
곽필규:(울듯말듯, 안절부절한 표정이 된 필규는 조금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나 죽은 거 맞나보구만... 너는 아무렇지도 않네.
설봄:안 죽은 거 아니에여?? 지금 이렇게 움직이잖아여!
곽필규:(듣고보니 맞는 것 같다.) 그르...냐? (팔랑귀) 그래, 멀쩡히 움직이긴 하니까.
설봄:그렇져, 잠깐 자다 일어난 거져.
곽필규:몰라, 난 밤에 돌아다녀도 괜찮던데?
설봄:(겁쟁이라고 하자 뾰루퉁해진다.) 알게써요..
곽필규:(뾰루퉁한걸 알았는지, 다시 봄이를 꼬옥 안아준다.) 오냐 고맙다 고마워. 삐지기는...
설봄:(필규가 안아주자 봄이도 껴안는다... 둘이 점점 꼬질꼬질해지는 거 같다.) 선배, 흙 냄새 나여.
곽필규:(... 저때문에 꼬질꼬질해진 봄이를 보며 어색하게 떨어진다.) 너도.
설봄:욕실... (욕실 방향을 가리키더니 필규를 데리고 욕실로 간다.)
곽필규:(욕실로 설봄에게 끌려온 필규는 옆에 있던 거울을 보더니 숨 삼키는 소리를 낸다. 놀란 것처럼.) 헐.
설봄:(필규를 쳐다보며) ???..... 보이는 데여?
곽필규:아니, 바보야. 거울을 봐. (손가락으로 거울을 가리킨다. 과연 봄이 혼자만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설봄:(필규의 손짓에 거울을 쳐다본다. 거울에 제 모습만 보이는 걸 보자 입이 떠억 벌어진다.) 우와!!
필규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성 판정 0/1
설봄:
곽필규:
설봄:신기하잖아여... 거울에 안 보이는 거... 마술 가타요. (필규가 씻겨준다는 말에 가만히 기다리다가, 필규가 물장구를 치자 봄이도 필규에게 물을 뿌리면서 장난친다.)
곽필규:흥, 별게 다 신기하다. (새침하게 말하다가도 아이는 아이였는지, 이내 큭큭 웃으며 장난치다가 설봄을 욕조에 밀어넣어버린다.)
뽀득뽀득
두 사람은 욕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새 옷까지 차려입으니, 한결 깨끗해진 기분이네요!
곽필규:(수건을 돌돌 말아 봄이 머리에 양머리를 해준다.)
설봄:우왕
이후는 평범한 아이들이 하듯이 어울려 놉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학교 애들은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고요.
참, 밤 11시가 넘어서자 거실의 전화기가 울립니다.
받아보면 부모님이에요.
집은 잘 보고 있는지, 위험한 일은 없었는지.
주변이 소란스럽자 혹시 집에 누가 놀러 왔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어요.
설봄:[집 잘 보고 있었어요, 아무 일도 없고... 그리구... 칭구가 놀러왔어여.]
부모님:[이 늦은시간에? 그 친구는 자고 가는거니?]
설봄:[자고 갈걸여...? 모르겠어여.]
부모님:[그래, 좋은 꿈 꿔. 이쁜 내 딸.]
곽필규:(전화하는 봄이 뒤로 슬금슬금 다가와서 얼굴을 불쑥 내민다.) 벌써 자냐? 더 놀아줘.
설봄:(필규가 얼굴을 불쑥 내밀자 놀란다.) 선배는 안 자여?
곽필규:난 밤에는 안자서. 심심하니까.. (뭐 문제있냐는 듯 눈을 깜빡거린다.)
설봄:밤에 안 자면 졸리자나요!
곽필규:난 낮에 자니까 괜찮아. 그럼 넌 이제 잘거냐? (고개를 갸웃한다.)
설봄:움......... 아직 안 졸려여.
곽필규:진짜냐? (안색이 밝아진다.)
설봄:영화 볼까요??
곽필규:오냐! (설봄의 손을 잡더니 제가 알아서 거실로 이끈다. 폭신한 소파에 같이 앉은 필규는 TV를 틀었다. 마침 무서운 영화가 방영하고 있다...) 이거 볼까?
설봄:(필규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무서운 영화인지 아무래도 모르는 듯하다.)
곽필규:정말이냐? 웬일이래. 쫄보인 줄만 알았는데. (다시봤다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손을 꼬옥 잡고 영화를 감상한다.)
잘 만들지는 않은, 비급 공포영화 입니다.
비급 분장을 한 고스트페이스가 계속 화면에 튀어나와 깜짝깜짝 놀라게 합니다.
설봄:(화들짝)
곽필규:(깜들짝, 손을 더 세게 쥔다.)
비명만 지르다가 조잡한 효과와 함께 죽어버리는 주인공...
왜 비급인지 알만하네요.
긴 영화를 보고나니 벌써 새벽이에요.
설봄:(하품)
필규는 여전히 쌩쌩한 것 같지만, 밀려오는 졸음에 눈이 감겨오려 합니다.
곽필규:볼만은했네. (하품하는 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손가락을 쑉 넣어본다.)
설봄:무서워여...... (필규가 손가락을 넣자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문다. 그대로 필규 손가락이 먹혔다.)
곽필규:(깜짝!) 그..그걸 왜 먹냐! 니가 더 무섭다. (슬쩍 손을 뺀다... 축축한 손가락...) 졸리냐? 졸리면 자든가.
설봄:저 자면 심심하잖아여.... (꿈뻑꿈뻑....)
곽필규:흥, 너 자도 다른 거 하면서 놀면 되거든. (봄이를 번쩍 안아든 필규가 처음에 제가 들어왔던 2층의 봄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힌다. 머리를 쓰다듬더니,) 바보야. 얼른 자.
설봄:(침대에 눕혀지고는 필규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꾸벅꾸벅 졸며 잠든다.)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당신은 잠에 빠집니다.
흐릿한 의식 사이로 “잘자, 내일 또 만나.” 같은 인사가 들린 것만 같아요.
흡혈귀는 토마토를 좋아해
과연 “내일 또 만나.”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던 것인지, 일요일 밤에도 필규는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다짜고짜 창문을 열어젖히는 통에 얼마나 놀랐던가요.
집에 부모님이 계시니 안 된다는 말로 돌려보내긴 했지만, 쫓겨나는 와중에도 배고프다고 투덜거리지 뭐예요.
“그 토마토 주스를 또 내놔!” 하면서요.
결국, 블러디 메리 한 잔을 창밖으로 건네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눈을 피한 만남이라니,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요.
그 날은, 필규는 블러디메리만 얻어먹고는 어디론가 금방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이 돌아왔네요. 봄이는 학교에 갑니다.
학교까지 가는 길엔 상점가가 있는데, 그중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파는 [청과전]이 있습니다.
일찌감치 문을 열었네요. ……어라?
가게 안에 경찰이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설봄:(청과전을 살펴본다.)
가게 안에 들어가 가게 주인과 경찰의 얘기를 엿들어보니 가게에 도둑이 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돈은 안 건드리고 토마토만 골라서 싹 가져갔다지 뭐예요.
그 많은 토마토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버린 겁니다!
황당한 사건에 가게 주인도 경찰도 어리둥절한 눈치입니다.
교실에 들어서면 봄이의 사교성 좋은 인싸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주말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일요일 밤마다 하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재밌었는지, 숙제는 다 했는지 같은 이야기들을 하다 보면 수업이 시작됩니다.
선생님은 출석을 부를 때 필규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그의 것이었던 책상 위엔 흰 꽃이 꽂힌 꽃병이 놓여 있고요.
이상한 일이에요. 다들 필규가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오직 당신만이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곽필규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어요. 흡혈귀가 되었으니까요.
그것도 피 대신 토마토 주스를 마시는 흡혈귀가.
잠깐만……, 토마토?
……기분 탓이겠죠?
이후 며칠 동안은 특별한 일같은건 생기지 않습니다.
마침 토마토가 사라진 사건이 마음에 걸리던 봄이는 우선 그것에 대해 알아보기로 합니다.
그러나 가게 주인은 진지하게 상대해주진 않습니다. 당연히 경찰서에 찾아가도 마찬가지예요.
설봄:(ㅠㅠ)
적절한 기능 판정에 성공한다면, 정보를 얻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가자, 어린이 탐정 설봄!
설봄:
몰래 가게에 들어가려다가 들켜 쫓겨나고 맙니다.
ㅜㅜ
설봄:
가게에서 쫓겨나 시무룩해져 있던 와중, 근처에 놓여있던 신문에 눈에 띕니다.
인근 마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합니다.
‘토마토’만 사라진 것이라 괴짜의 기행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상황이지만요.
설봄:(토마토...)
당신은 토마토 가게를 뒤로 하고, 사건이 일어났던 공동묘지에 한 번 더 방문합니다.
그 후로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어, 공동묘지는 한층 음산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잡초가 상당히 자랐네요.
필규의 무덤을 자세히 보면 흙이 파헤쳐진 흔적이 있습니다.
이 아래에 그의 관이 있는 거겠죠.
설봄 어린이, 행운 판정!
설봄:
봄이는 그만 지나가던 어른에게 그곳은 위험하니 당장 나오라며 야단을 맞습니다.
아쉬운대로 이만 떠나봐야겠습니다...
설봄:(우앙)
우앙 ㅜㅜ
당신은 그날 밤, 필규를 추궁해봅니다.
곽필규:(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내가 왜 토마토를 훔치냐?... 너가 주는데.
설봄:음... 배고파서...?
곽필규:(뜨끔, 차마 시선을 마주할 수가 없는지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던 필규는 제 머리를 박박 헝클어뜨리며 얘기한다.)
이건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아요.
하긴, 토마토 몇 상자를 한 번에 훔쳐봤자 다 먹지도 못하니까.
며칠이 지납니다.
한 번의 해프닝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토마토 절도 사건은 그 횟수가 날로 늘어나, 인근 마을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복면을 쓴 수상한 사람이, 밤마다 가게 문을 따고 들어와 토마토를 훔쳐 가는 겁니다.
돈도, 다른 물건도 건드리지 않고 오직 토마토만. ONLY 토마토.
토마토 절도 사건은 지역 신문에 실려 소소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토마토만 훔쳐 가는 도둑 이야기를 어떤 이는 재밌어하고, 또 어떤 이는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지속해서 언급되는 토마토가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네요.
하지만, 팔 수 있는 토마토까지 떨어졌다니까요!
가게 주인들만 울상이 되었습니다.
“정말 울고 싶은 기분이야!”
한 명 더 있었네요. 곽필규 말입니다.
부모님이 집에 계실 땐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몰래 기어들어 온 흡혈귀는 하소연을 늘어놓습니다.
어딜 가도 토마토가 없다,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다, 벌써 사흘이나 굶었다. 그런 말들이 쏟아집니다.
사정은 딱하지만, 당신의 집에도 토마토가 없어요.
지난번에 마지막 토마토로 필규에게 블러디 메리를 만들어주었거든요.
이 사실을 알려주면 그렇지 않아도 창백한 필규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립니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네요.
하긴, 흡혈귀 이야기는 참 많지만, 배가 고파서 굶어 죽은 흡혈귀 이야기는 멋이 없기도 해요.
그런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죠?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토마토 절도 사건이 실린 신문이 눈에 띕니다.
광고 지면인데, 토마토라는 단어가 분명 보였거든요.
이게 돌파구가 될지도...?
핸드아웃 확인.
바로 이웃 마을에 있는 토마토 농장입니다.
걸어서 편도로 30분 정도의 거리일까요. 여긴 도둑이 들지 않았나 봐요.
설봄:(신문을 뚫어지게 보더니) 선배 이거 바바요.
곽필규:(신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필규는 흥분한 표정으로 말한다.) 헐, 토마토!!
설봄:(끄덕끄덕끄덕)
잠깐!! 지금은 밤 10시가 넘었는걸요?!
곽필규:...정말이냐?? (이렇게 선뜻 수락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설봄:그치만... 배고프면 쓰러지잖아여.... (굶어서 말라비틀어지는 필규를 상상하더니 소름이 오소소)
곽필규:맞아, 나 이제 진짜 한계니까. 네 머리가 토마토로 보일 지경이야.
설봄:(필규가 멍 때리자 고개를 갸웃한다.) 머리는 토마토 맛 안나여.
곽필규:흥... 말이 그렇단거지. 바보. (머리를 팍팍 쓰다듬는다. 어쨌든 기쁜 눈치다.)
당신이 토마토 서리에 흔쾌히 응하니, 필규는 뛸듯이 기쁜 눈치입니다.
곽필규:오냐. 어린이 토마토 서리단, 결성이다!
특명! 토마토를 훔쳐라!
하지만 이 밤중에 농장까지 갈 수는 없어요.
거실에 부모님이 계시거든요.
봄이가 이 의문을 표하면 필규는 “날아가면 되잖아?” 하고,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아니, 흡혈귀가 날 수 있었던가?
설봄:어떻게 날아여??
곽필규:나도 몰라, 그냥 날아지던데?
설봄:(필규가 손등에 뽀뽀하자 부끄러운지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그리고는 우물쭈물거리며 고개를 숙인다.) 그, 그럼 저도 날 수 있어여??
곽필규:(푹 숙여 보이는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는다. 흠, 짧게 고민하는 소리를 내기를.) 글쎄, 내가 널 안고 나는 건 가능할지도 모르지.
설봄:정말요? 우와!! (방방 뛴다.) 날아가요! (그리고 가방에 노트랑 필통을 챙긴다.)
준비가 끝나면, 설봄은 지능 판정을 합니다.
설봄:
금방 돌아올테니, 잠깐 정도는 갔다와도 괜찮겠죠?
안녕히 주무세요, 의 인사가 끝나고 나면.
필규는 창턱에 기대어 앉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등 불빛이 필규의 파리한 뺨에 그늘을 드리우지만, 정작 필규는 그림자가 없습니다.
쿰쿰한 흙냄새가 나는 정장만 아니었어도 그를 피터 팬이라 칭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손을 잡는 대신, 필규는 당신을 꽉 안아옵니다.
아이의 것이라곤 생각하기 힘든 근력이 설봄의 허리를 단단히 옥죄고, 아차 하는 순간 둘은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집니다.
밤공기가 매섭게 닥쳐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여러분은 밤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그렇게 편안한 비행은 아니에요.
꽉 붙잡힌 몸은 아프고, 속도가 빨라 숨쉬기가 답답하고, 여름밤인데도 바람은 어찌나 찬지 몸이 와들와들 떨려옵니다.
곽필규:어떠냐? 하늘을 날아본 소감은. (한껏 뻐김)
설봄:(안색이 창백해져선 필규를 꽉 끌어안는다.) 무서워여... 추어요...
곽필규:(끌어안긴 건 좋은데, 생각보다 싫어하는 것 같아서 속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묘한 얼굴을 짓는다.) 하여간 이 쫄보가..! 좀만 참아. 10분 정도만 있으면 도착하니까. 내가 꽉 붙들고있잖아.
설봄:(ㅠ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필규에게 얼굴을 기댄다.) 너무 아파여... (콜록 거리며 힘을 풀라는 건지 한 손으로 필규 손을 꼭 쥔다.)
곽필규:참나... 뭐가 아프다고 (끄응...고민하던 필규는 손에 힘을 살짝 풀고 대신에 설봄의 엉덩이를 받쳐들어 안았다. 아까보단 훨씬 나은 것 같았다. 밤공기가 쌀쌀한 것 빼고는.) 됐냐, 이제? (설봄의 안색을 살펴보려는 것 같다.)
설봄:(아까보다 한결 나아지자 끄덕끄덕거리더니 웃는다. 그리곤 아까 제대로 보지 못한 주변을 둘러본다.) 이렇게 높은 곳은 처음이에여... 신기하다.
곽필규:(봄이가 웃는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자 그제서야 안심된 듯 표정을 푼다.) 흥, 어차피 앞으로는 몇 번이나 더 볼텐데 뭘.
이윽고 저 아래 농장이 보입니다.
널따란 토마토밭이네요.
잘 익은 토마토들이 달빛을 받으며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수확 시기가 머지않은 듯합니다.
창고를 비롯한 모든 건물은 불이 꺼져 있습니다.
필규는 적당한 곳에 착륙합니다.
설봄 어린이, 민첩 판정!
설봄:
봄이는 내리다가 살짝 무릎이 쓸립니다. 아야……
설봄:(아야)
곽필규:괜찮냐?
설봄:괜차나요.
곽필규:그래... (쓰담)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분이 착륙한 곳은 농장의 널따란 [마당]입니다.
바로 앞에는 여러분의 목표인 [토마토밭]이 있고요.
한쪽에는 거대한 컨테이너 [창고]와, 작은 크기의 [관리실]이 보입니다.
설봄:(마당을 본다.)
마당을 보러 걸음을 옮기던 그 때, 사납게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설봄:(깜짝)
마당 한쪽에 커다란 개가 있네요.
가시가 뾰족한 목걸이를 단 맹견이, 이쪽을 향해 달려옵니다.
회피 판정입니다!
설봄:
곽필규:
아, 개가 코 앞까지 다가왔어요!
눈을 질끈! 감는데... 다행히 쇠사슬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아 여러분을 직접 공격하진 못하는 것 같네요.
대신에 필규의 검은 천 정도가 덥석! 물렸습니다.
곽필규:(아앍) 야!! 내 망토! 내놔! (망토 쥐어뜯김...)
설봄:(헉)
다치진 않았지만, 이 개, 엄청나게 짖고 있어요.
이러다간 들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설봄:(당황한 봄이는 강아지에게 쉿... 쉿 해본다.)
월월으르렁킁킁컹컹컹왈왈왈멍멍!!
설봄:멍멍아... 짖으면 안 대!!
왕왕!!!
설봄:멍멍아 ... 착하지... 쉿!! 짖으면 큰일 나...
그를ㄹ을릉ㅇ응 컹!!!!컹컹컹ㅋ컹!!!! 컼컹!!!!!!
곽필규:개한테... 말하면... 알아듣기는 하냐?
설봄:(ㅠㅠ)
곽필규:참내...
설봄:(가방에서 필통을 주섬주섬 꺼낸다.)
곽필규:(커다란 장식이 달린 펜 하나를 꺼내들어 개 앞에서 흔들더니 저 멀리 던진다.) 물어와!
개는 필규가 던진 펜에 시선을 뺏겨 반대쪽으로 달려갑니다.
설봄:(내 펜...)
집에서 가져온 물건이 도움이 되었네요!
설봄:(우앙 ㅠㅠ)
곽필규:왜그렇게 울상이야? 다음에 또 사면 되잖냐. (머리 톡톡)
설봄:잉............
곽필규:참나.. 나중에 사주든 찾아주든 어쩌든 할테니까 일단 가자. (봄이를 끌어당긴다.)
설봄:(질질)
널따란 마당엔 [게시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한쪽에는 개집 안에서 펜을 갖고놀고 있는 [맹견]이 보이네요.
마당 [바닥]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듬성듬성 자라나고 있습니다.
설봄:(게시판을 본다.)
토마토 따기 농장 체험 안내서가 붙어 있습니다.
토마토를 따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사진이 있네요.
이용 시간 60분, 수확한 토마토는 먹을 수 있고, 가격은…… 너무 비싼데요?!
바가지도 이런 바가지가 없습니다.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게시판 구석의 낙서를 발견합니다.
돈 아깝고 별로임. 이용하지 마세요. 주인 불친절. 남은 토마토 가져가려고 하면 눈치 줌. 맛도 없음!
지우려고 한 흔적은 있는데, 다 지워지진 않았네요.
이 농장, 신문에 실린 광고처럼 마냥 좋기만 한 곳은 아닌가 봐요.
설봄:(맹견을 다시 본다.)
또 펜을 던지며 놀아줄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바라봅니다.
곽필규:...(개에게 다가가서 손, 한다. 잠깐 쓰다듬으며 놀아주더니 슬쩍 펜을 가져온다. 개에게 손을 흔들며 봄이한테 다가와 펜을 내민다. 잇자국 생긴 펜...) 이거.
설봄:(필규가 다시 펜을 가져와주자 표정이 풀어진다.) 헤헤
곽필규:(실없는 녀석... 개한테 한 것처럼 봄이 머리도 쓰다듬는다.)
달빛을 받은 바닥 여기저기에 새빨간 자국이 보입니다.
토마토 향이 나네요.
누군가 여기서 토마토를 떨어트린 것 같은데…… 한두 개가 아니에요!
토마토를 옮기다가 쏟아버리기라도 한 걸까요?
곽필규:
설봄:(필규가 시무룩해하자 같이 시무룩해짐)
곽필규:엉!!! 빨리 가자. (토마토 소리에 그새 기운이 났는지 봄이 손을 잡고 앞장서 척척 걸어간다.)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전부 잘 익었습니다.
봄이가 토마토를 따는 동안, 필규는 기다리지 못하고 하나를 입에 넣네요.
행복한 얼굴로 깨무는 순간…… 필규의 표정이 기이하게 뒤틀립니다.
설마…… 독이?!
곽필규:우욱...
설봄:(헉)
곽필규:...맛없어.
설봄:(한 입 먹어본다.)
봄이가 먹어도 그렇습니다. 이 토마토…… 겉보기랑 달리 엄청 맛없어요.
이래서야 몇 개를 훔치든 소용이 없겠습니다.
설봄:(맛없당)
곽필규:(그치?)
설봄:(우에에.. 뱉음)
곽필규:먹던 걸 뱉으면 어떡하냐 (지가 한 건 생각안함)
설봄:(ㅠㅠ)
곽필규:됐다... 여기있는 건 그냥 버리자. 이딴 건 챙겨가봤자 독이야.
설봄:어떡하져...?? 먹을게 없어서...
곽필규:뭐 다른데서 맛있는 판매용 토마토같은거는 찾아보면 없겠냐...? (글썽,,,배고파,,,)
설봄:(끄덕끄덕)
창고는 아주 어둡고, 전등 스위치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바깥보다 온도가 낮아 서늘하네요.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시선이 향하는 어디든, 전부
싱싱한 토마토가 가득 담긴 상자들이 수없이 쌓여 있는 게 아니겠어요.
개중 어떤 것은 너무 익어 무르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많은 토마토가 창고에 쌓여 있던가요?
토마토밭에 있는 토마토들은 단 한 개도 수확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설봄:(왕 많다)
설봄이 토마토 상자를 자세히 볼 경우, 그 박스의 모양이나 색이 전부 다르다는 걸 깨닫습니다.
흡사 각기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처럼요. 어떻게 된 걸까요?
곽필규:(우물우물우물) 왕정망잉다
설봄:맛이써요?
곽필규:웅! (우물우물) 이거 망이 가져가자. (토마토를 입안 가득 넣느라 여념이 없다.)
설봄:네!
토마토밭의 토마토와는 전혀 다르게 아주 맛있습니다.
또 먹고 싶어요! 실컷 먹은 필규는 혈색이 좋아집니다.
곽필규:너도 먹어. 맛있어. (봄이한테 토마토 하나 먹여준다.)
설봄:(우물우물...)
곽필규:이제 기운도 났으니까 다른 곳도 살펴볼까. 여기 뭔가 수상쩍단 말이지. (팔짱을 끼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것 같다.)
설봄:(같이 팔짱을 끼고 생각한다.)
곽필규:(...?? 팔짱을 낀 봄이를 보다가 그대로 팔을 붙잡아 관리실로 끌고간다.)
관리실은 매표소 정도로 작은 건물입니다.
문은 잠겨 있지만, 창문 너머로 안쪽의 광경이 보입니다.
책상 위에는 전화기와 펼쳐진 [일지]가, 벽에는 시계, 그리고 [지도]가 붙어 있네요.
시간을 확인한다면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설봄:(일지를 본다.)
일지를 보고싶지만 문이 잠겨있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설봄:선배...
곽필규:그르냐. (문을 바라본다.) 열쇠같은 건 없는데...
설봄:열어죠요.
곽필규:참나, 나한테 뭐... 맡겨놨냐? 맡겨놨어 아주?흥 (그렇게 투덜투덜거리면서도 결국엔 문 앞으로 다가가서 주먹을 휘두른다.)
문짝이 뜯어지더니 반대쪽으로 쓰러집니다.
설봄:우아...
곽필규:고.고작 이런걸가지고 뭐! (조금 쑥쓰러운지 얼굴을 붉히고는 봄이를 쓰다듬는다.) 뭐 찾고싶어서 열어달란 거 아니었냐?
설봄:(끄덕끄덕 하더니 후다닥 가서 일지를 본다.)
농장 관리인의 메모입니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 오늘 자정까지, 대금을 준비할 것.
설봄:(이게 모지)
곽필규:(이게모지)
설봄:(다시 나와서 지도를 본다.)
농장의 지도…… 라고 생각했는데, 그 옆에 지역 지도가 있습니다.
특정 장소마다 토마토 스티커가 붙어 있네요.
동그라미가 있기도 하고, 엑스가 그어져 있기도 합니다.
봄이가 사는 마을도 지도에 그려져 있고, 어떤 곳에 스티커가 붙어 있어요.
동그라미 표시가 있네요. 어떤 의미일까요?
설봄:토마토 사라진 마을인가?
그러고보니 아까 일지 앞쪽에서 <특정 날짜+장소 이름+성공>이라는 문구도 있었고,
그중 하나의 장소는 필규와 봄이도 잘 알고 있는 청과전이었어요.
그렇다면 정말로 토마토가 사라진 마을을 표시한걸까요? 그렇지만 왜?
곽필규:그럼 이 녀석들이 그 토마토들을 다 훔쳐갔다는거냐?
설봄:그런가바요...!!
곽필규:이 못된 놈들.....!!!! (진심으로 분노한 것 같다..)
그 외 관리실을 뒤져보면 퀸즈베리 농장의 실패한 마스코트인 못생긴 토마토 인형을 발견합니다.
비웃는 표정인 것 같지만 폭신해요.
조사를 끝내고, 봄이가 추리에 성공한다면……
토마토 강도단을 저지하라!
자동차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점점 속력이 줄어드는 걸 보면, 분명히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숨어야 해요. 하지만 어디로?
설봄:(허둥지둥 필규 뒤에 숨는다.)
곽필규:아니 이 바보가...!! (봄이를 허둥지둥 들쳐메더니 창고로 도망가서 숨긴다.)
필규와 봄이가 몸을 숨기면, 곧 4인승 승용차에서 사람 한 명이 내립니다.
그는 마당을 서성입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농장 주인:
설봄:(호달달)
농장 주인:근처에 웬 자국같은게 있는데... (점점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행운 판정!!
설봄:
곽필규:
농장 주인이 코 앞까지 다가오자 점점 심장이 요란스레 고동칩니다.
창고 문이 열리려고 하는 그 때,
곧 요란한 자동차 소리가 납니다. 트럭입니다.
주인은 몸을 돌려 트럭을 맞이하러 갑니다.
트럭에서 건장한 사내 둘이 내립니다.
설봄:(호달달달...)
곽필규:(봄이 손을 꼬옥 잡아준다.)
농장 주인:왜 이렇게 늦었어?
강도단 A:말도 마. 거의 잡힐 뻔했다고. 뭔 주인이 아직 가게에 있는지……
농장 주인:물건은?
강도단 A:챙겼지. 꺼내는 것 좀 도와.
끙, 힘쓰는 소리가 나며 그들이 궤짝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강도단 B:이걸로 마지막이지? 대금은 잘 챙겨달라고.
궤짝 여러 개가 창고로 옮겨집니다.
거칠게 흔들리는 궤짝에서 내용물 하나가 뚝 떨어집니다.
토마토입니다! 새빨간 얼룩이 마당 바닥에 흔적을 남깁니다.
책상 밑에 숨어있던 필규가 반응할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참아달라고요.
아무래도 퀸즈베리 농장 주인은 토마토 강도단과 한패인 것 같습니다.
이건 그 현장이고요.
궤짝을 다 옮긴 이들은 담배를 피우며 대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중간중간 언성이 높아지는 걸 보면 돈에 관해 의견 충돌이 있는 듯해요.
곽필규:어떻게 하지? (설봄에게 속삭인다.)
설봄:집으로 돌아가서 일러여!! (속닥)
곽필규:그럼 일단 돌아가자는거지? (쏙딱)
설봄:(끄덕끄덕)
두 사람은 살금살금 도망치기로 합니다.
은밀행동 판정!
설봄:
곽필규:
잠깐, 필규가 나가자 마당에 있던 강아지가 그가 반가웠는지 멍멍 짖습니다!
설봄:(멍멍이!!)
그 소리에 강도단이 “거기 누구냐!” 하며 경계하네요.
이대론 도망칠 수 없어요.
그들은 점점 다가옵니다. 잡히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설봄:(우아아)
곽필규:젠장... 어쩔 수 없지. 맞짱뜨자!
설봄:선뱌.. 날아가면 안대요??
곽필규:...날아가면 저 녀석들이 볼거야. 총이라도 가지고있으면 널 지킬 수 없어. (젠장, 뭔가 좋은 방법이 없나? 손톱을 물어뜯는다.)
설봄:신.. 신고할까여?
곽필규:일단은 그게 좋을 것 같긴한데... 젠장, 전화는 관리실에 있는데 여기 주인이 돈을 빼러 들어간 것 같아.
세 가지 팁
첫째, 전화기는 관리실 안에 있습니다.
둘째, 주변에는 토마토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셋째, 일단은 개도 있어요.
설봄:그럼 일단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한 눈 팔때 빠르게 관리실로 가여!!
곽필규:어, 그러면 어떻게 이목을 끄는 게 좋지?
설봄:토마토로.. 저글링..?
곽필규:나참... 여기가 마술쇼냐? (눈을 가늘게 뜨고 봄이를 쳐다보던 필규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아, 하는 소리를 낸다.) 그 맛대가리 없는 토마토를 그 자식들한테 던질까.
설봄:와!! 좋아요!
곽필규:오냐!! 솜씨 좀 보여줄까!
설봄:네!
둘은 다음의 작전을 생각해 냅니다.
흡혈귀 필규가 토마토를 던지며 겁을 줍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필규에게 쏠린 틈을 타 봄이는 경찰에 신고합니다. 이후, 도망칩니다.
곽필규:(우선 개의 목줄을 풀어주고, 한참 쓰다듬던 필규는 관리실을 나오는 주인을 삿대질하며 소리친다) 물어! 알렉산더!
알렉산더? 그새 이름이라도 붙여준건가요?
필규에게 길들여진 개는 순식간에 주인을 향해 뛰어듭니다.
농장 주인:으, 으악!!!
주인이 비명을 지릅니다.
쯧쯧... 그러게 평소에 좀 잘해주지.
설봄:(상황을 살피다가 관리실 쪽으로 슬금슬금 뛰어간다.)
곽필규:개는 묶어기르는 게 아니다 이 바보야!! (봄이가 관리실로 뛰어가는 걸 확인하고 가운데 손가락을 올린다.)
이런, 소란을 듣고 강도단이 뛰어옵니다.
강도단 A:이게 무슨 소란이냐!!
강도단 B:웬 쥐새끼가 들어왔냐!
그 순간, 토마토를 손에 쥔 필규가 발구르기를 한 번 하자, 주변 땅이 순식간에 일그러지고, 균열이 가 갈라집니다.
강도단 A:(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으, 으악 땅이 왜이래!
강도단 B:인간이 아니야! 총을 들고 올 걸 그랬어!
철퍽
필규가 맹렬한 기세로 토마토를 던집니다.
바깥에선 강도단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관리실로 들어간 봄이는 어떻게 되었나요?
설봄:(무셔...)
농장 주인이 불을 켜두고 나간 덕분에, 전화기는 손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설봄:(전화기를 발견하자 뛰어가서 경찰서에 전화를 건다.)
무사히 신고를 마친 봄이는, 이제 필규와 합류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뒤에서 개한테 잔뜩 물린 험악한 표정의 농장 주인이 들어옵니다.
농장 주인:이...이 쥐새끼같은 녀석들!!
설봄:(화들짝)
어떡하죠? 이러다간 그의 손에 잡혀버리겠어요.
설봄:(우어엉)
농장 주인:악!! (전화기에 맞아 뒤로 나자빠진다.)
이 때입니다, 틈이 생겼어요. 얼른 필규에게 도망가는 게 좋겠습니다!
설봄:(얼른 관리실 밖으로 도망쳐 필규를 찾는다.)
농장 주인:젠장, 저 계집애가!!! (뒤쫓아간다.)
설봄:(엄마ㅠㅠ)
농장 주인에게 쫓기며 필규에게 달려가던 봄이는 다시 그에게 머리 끝을 붙잡힐 뻔 합니다.
그런데 그 때, 농장 주인의 얼굴로 철퍽, 하고 토마토 하나가 날아와 그를 자빠트립니다.
곽필규:야, 설봄! 괜찮냐? (설봄에게 뛰어오더니 상태를 살핀다.)
설봄:(필규가 오자 안심한 듯 그를 껴안는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풀썩 주저 앉는다.)
곽필규:(껴안자마자 넘어질뻔한 봄이를 꼬옥 끌어안아 지탱한다. 껴안은 얼굴을 부비부비하더니) 오냐 잘했어, 집가자.
무사히 신고를 마치고, 필규와 합류하여 달아나면 악당들은 쫓아오다 토마토를 밟고 그만 미끄러지고 맙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던지요.
필규와 봄이는 토마토 범벅이 된 채로 그곳을 벗어납니다.
토마토 냄새를 풍기며 밤하늘을 날아갑니다.
아래에서 경찰차 사이렌이 들립니다.
도망가다 우스꽝스럽게 잡히는 악당들도 보입니다.
경찰은 창고에서 그들이 훔친 토마토를 발견하겠죠.
긴장이 풀리니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곽필규:아, 배부르다.
필규가 행복하게 가르랑거립니다.
자, 집에 가면 우선 목욕부터 해야겠어요.
토마토가 잔뜩 묻은 옷을 들키지 않고 세탁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만월의 아름다운 밤하늘을 지나오면, 금세 두 사람은 봄이 방의 창문에 걸터앉아 내려옵니다.
설봄:집이다!
곽필규:집이네. 너한테 토마토냄새밖에 안나.
설봄:선배두요.
곽필규:씻는 게 좋겠네. 부모님한테는 안들키겠냐?
설봄:움..... 잘 숨기면 되겠져?
곽필규:그래, 제대로 목욕도 해. 정각이 넘었으니까 웬만하면 부모님도 주무시고 계시지 않겠냐. 그러니까.
설봄:네!
곽필규:난... 이제 갈게. (변함없이 푸른 달을 등지고, 설봄을 바라보던 필규는 이전과 같이 똑같이 그녀의 손등에 입맞춤을 했다. 진동하던 토마토 냄새가 그 순간은 잊힌 듯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밤하늘 내음이 가득한 월하의 뱀파이어만 존재했다.) 너가 없었으면 나 또한 없었을거야. 잘자, 설봄.
그는 그렇게 2층창문에서 순식간에 뛰어내려 모습을 감춥니다.
.
.
다음 날 아침, 잠이 부족해 비몽사몽으로 봄이는 아침을 먹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익숙한 뉴스가 나오고 있네요.
연속된 토마토 절도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것입니다.
퀸즈베리 토마토 농장 주인은 토마토가 잘 팔리지 않자, 다른 가게의 토마토를 모두 훔쳐 토마토 폭리를 취하려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용감한 시민의 제보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몰랐겠죠.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은, 어린이의 목소리라 처음엔 장난 전화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그런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뉘우쳤다고 인터뷰합니다.
어린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자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부모님은 아직 어린데도 대단한 아이라며 놀라워합니다.
그게 설봄이라는 사실은 오직 당신과, 지금은 관 속에서 쿨쿨 자고 있을 필규만 알고 있어요.
둘만의 비밀스러운 추억이 하나 더 생겨난 셈입니다.
게다가, 필규는 토마토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곽필규:이제 토마토는 질렸어.
그러나, 그날 밤 찾아온 필규는 딱 잘라 말합니다.
무슨 이런 폭군이 다 있담!
토마토 냄새가 하도 진동을 해서 입맛이 떨어졌다는 게 아니겠어요.
얄미운 필규는, 마침 당신이 마시고 있던 체리 주스가 담긴 컵을 냉큼 빼앗아갑니다.
곽필규:이것도 빨간색이네! 특별히 먹어줄게.
기쁜 듯이 마시는 필규를 보며,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나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앞으로도, 이 기묘한 우정은 계속될 거라는 싫지만은 않은 예감입니다!
END. 흡혈귀는 체리도 좋아해
곽필규 생환 / 설봄 생환
보상 : 이성 회복 1D5, 맛좋은 토마토 81개
흡혈귀 필규와 봄이의 우정은 계속됩니다.
캠페인 2부에서 다시 봐요!
(쭈뼛쭈뼛 거리다가 고개를 저으며) 나 그때 약속이 있어서... 미안해애.....
흥, 무서워서 그런 거 맞구만. 쟨 무섭댄다!! 냅둬! (그러고는 홱 돌아선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소란스러운 소리에 창문을 쳐다본다.)
(모지?)
기준치: | 70/35/14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유령을 그린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엄마아.........(ㅠㅠ)
(천천히 창문쪽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어본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58 |
판정결과: | 실패 |
당장 뭐라도 가져와! 배가 등에 달라붙겠어!
눈뜨니까 이상하고 컴컴한 곳에 갇혀있기나 하고... 아 몰라! 며칠이나 쫄쫄 굶었더니 죽을 것 같아! 너 먹던 간식이라도 없냐?
이제 깨끗해여!! (다시 안아준다.)
(그리고 봄이의 침대 옆 탁자에 있던 과자를 멋대로 집어먹었다가 과자가 그대로 입에서 쏟아져나온다...) 우웩 대체 이런걸 어떻게 먹어..? 상했잖아?
너네 집에 다른 거 없어..?
거실에 먹을 거 더 있긴 한데...
(필규를 데리고 거실로 내려간다. 탁상 위 바구니에 간식이 몇 개 담겨있다.) 요기...
(냉장고를 열어본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서재로 가본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책 떨굼)
이거 보고 있었어여.....
사람 피를 빨아먹는 대요. 모기 같당.
흥, 너도 날 푸대접하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지. 모기처럼... (일부러 송곳니가 난 이를 딱딱 부딪혔다.)
...장난이야. 먹을 건 언제 되냐? 배고파.
(독서용 책상을 본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목이 정말 마른 것처럼, 쉬지도 않고 한 잔을 다 들이켰다. 이윽고 잔을 내려둔 그의 입술에 갈린 토마토가 새빨갛게 묻어 있었다. 피를 마신 흡혈귀처럼.) 한 잔 더 먹고싶어!
(기분이 좋은 것처럼 활짝 미소지은 필규의 안색이 훨씬 좋아보였다. 혈색도 도는 것 같고...)
(잔을 다시 필규 앞에 가져다 준다.)
(봄이를 한 번 꼬옥 안아준 필규는 그제서야 제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까 나 왜 그런 땅 속에 갇혀있었던거지? 넌 아냐?
그래서 막... 장례식도 하구... 그랬는데......
묘지가서 무승 일 있던 거 아니에여.....?!
이상한 녀석이면... 역시 괴물...? 귀신...?
성배 부모님은...... 이사가써요...
이사??
이사?????????????
날 두고???????
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디로 갔는지는 알아?
(이사 갔다는 듯이 끄덕끄덕 하더니 어디로 갔냐는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잘 모르게써요....
야, 부탁이 있어. 그럼... 그럼, 당분간만이라도 좋으니까 내가 집 찾을 때까지만 그 블러디메리인가? 하는 그거 만들어주면 안되냐?
알게써요, 근데 집은 어떻게 찾아여?
(그 말에 몸을 움찔한다. 저도 거기까지는 생각해둔 게 없는 듯...) ...난 낮에 돌아다닐 수 없어. 아까 낮에 일어났는데 나오려다가 햇빛이 더럽게 싫어서 다시 들어갔거든.
(그러고는 봄이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도와달라는건가?)
낮에 못 나가면 어떡해여?? 엄마가 밤에 나가지 말라 그랬는뎅......
낮에 나가려면 우산이라도 써야하나...?
(한 번 설봄을 훑어본 필규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너같은 겁쟁이는 안돌아다니는 게 낫겠다. 그냥 뭐... 나중에 너네 부모님한테 우리 부모님 어디갔는지 물어만 줘도 괜찮고.
여기 욕실은 어디냐? 좀 빌려야겠는데. 그리고 너도 쓰고.
...내 모습이 안보여.
신기하당... (필규를 쿡쿡 찌른다.)
기준치: | 49/24/9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콕콕 찔리자 어이없다는 듯 설봄을 바라본다.) 넌 아무렇지도 않냐?? (흠, 잠깐 고민하던 필규는 봄이 볼을 꼬집고 욕조 앞으로 데려온다.) 맛있는 것도 얻어먹었으니 특별히 씻겨주지! (물을 욕조에 받는가 싶더니 봄이한테 살짝씩 물장구를 치며 장난친다.)
[그래, 그럼... 친구랑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고 일찍 자렴. 알았지?]
[일찍 잘게요!]
그럼 머하고 놀아요?
넌 뭐하고싶은데? 영화 보는 것도 괜찮고 게임하는 것도 좋은데 난.
기준치: | 40/20/8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고는 괜히 입가를 슥슥 닦는다.)
정말 아니에여?!
...너가 매일 주는 건 아니잖냐! 너무 배고파서 가끔 한 두개씩 가져가서 먹었어.
근데 진짜 한 두개 뿐이라고.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신문을 보여주며) 토마토!
당장 가자!!
이를 세워 물어뜯으면 토마토즙이 나오겠지…… (머엉...)
선배는 마법사예요?
(그 말에 창턱에 올라있던 필규는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도, 설봄의 손등을 제 입술에 가져간다. 쪽.) 어. 너 데리러 날아온 셈이지.
어쨌든, 출발하기 전에 필요한 건 전부 챙겨둬. 혹시 모르잖냐.
기준치: | 65/32/13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35/17/7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0/20/8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선배가 말해보면 안 대요...?
야 너 필통 가져왔지. 줘봐.
(필규에게 내민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펜을 받아들고는 다시 필통에 집어넣는다.)
(그러다가 바닥을 바라본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토마토...(배고픈지 시무룩해짐)
토마토 밭 갈까여?
너도 먹어봐. (토마토를 내민다.)
(필규와 창고로 가본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토마토
였습니다.(가방에 토마토 집어넣음)
이거 문이 안 열려여...
(문을 쿵쿵 두드린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멋있당
기준치: | 80/40/16 |
굴림: | 7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뭐지?
기준치: | 55/27/11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0/20/8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기준치: | 40/20/8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맞짱 무서어요...
전화로!!
토마토 맛을 보여줘여!!!
넌 위험하니까 대기하다가, 상황을 봐서 관리실에 가서 신고를 해. 알았냐? (머리를 쓰다듬는다.)
너 이자식 언제 나온거야!
젠장, 저게 대체 뭐야?
(전화기를 찾는다.)
(전화기를 집어들고 던진다.)
(흥앵)
*
제일 예쁜 필규 ♥
리체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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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봄이♥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