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봄이♥필규

210320〔Help Me, Bloody Cherry!〕로그 백업

TRPG/봄이♥필규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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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 Me, Bloody Cherry!

w. 24

KPC. 곽필규 (리체)

PC. 설봄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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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4
 
 
KPC. 곽필규 (리체)
 
PC. 설봄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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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한 초등학교.
 
설봄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열어둔 창문으로 여름 바람이 불어옵니다.
 
곧 주말인 터라,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주말 일정에 대해 떠드는 대화가 시작됩니다. 당신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어느새 대화의 주제는 무서운 소문으로 넘어갑니다.
 
반에서 가장 놀기 좋아하는 아이가
 
“지난 주말에 공동묘지 근처를 지나가는데, 눈빛이 형형한 괴물을 만났지 뭐야?”
 
같은 말을 하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합니다.
 
공동묘지 울타리에 심어진 큰 나무만 한 키를 가진 괴물이었다고 해요.
 
삽시간에 아이들은 토요일 밤에 공동묘지로 담력시험을 가자는 제안을 하네요. 너도나도 동참합니다.
 
설봄:(헉...)
 
같은 반 아이:봄아, 너도 갈거지? 그치?
 
설봄의 의사가 어떻든, 그날은 당신이 가족과 연극을 보고, 외식도 하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그것도 봄이가 기대하던 연극을 보고, 좋아하는 식당에 가기로 했거든요.
 
부득이하게 거절해야만 할 것 같아요.
 
물론 당신이 정말로 담력시험에 참가하고 싶다면 가족에게 어떻게든 핑계를 대고 공동묘지에 갈 수도 있겠지만요.
 
설봄:(묘지... 무서운뎅)
(쭈뼛쭈뼛 거리다가 고개를 저으며) 나 그때 약속이 있어서... 미안해애.....
 
곽필규:뻥치지마 니 무서워서 그러지? 겁쟁이 (메-롱, 다른 반에 놀러온 필규가 봄이를 놀리는 듯 혀를 내민다.)
 
설봄:(필규가 놀리자 찔린 것인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쳐다보다가, 그가 메-롱하자 혓바닥을 손가락으로 찌른다.)
 
곽필규:(똑같이 동그랗게 눈을 뜨고 쳐다본다. 화들짝 놀라 얼른 혀를 넣고는 빨개진 얼굴로 벌떡 일어난다.) 뭐.. 뭐하는거야!!
흥, 무서워서 그런 거 맞구만. 쟨 무섭댄다!! 냅둬! (그러고는 홱 돌아선다.)
 
곽필규는 반에서 영향력이 꽤 큰 아이예요.
 
친구들에게도,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 필규가 봄이를 놀리자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놀리기 시작하네요.
 
설봄:(다들 안 무서운 건가..?)
 
필규가 나가고 곧 선생님이 들어와 수업이 재개됩니다.
 
수업 중간에도 담력시험에 가는 아이들끼리는 키득키득 소곤거리며 밤 9시에 공동묘지 입구에서 만나자, 손전등 꼭 가져와야 해, 같은 대화를 합니다.
 
.
 
.
 
토요일 저녁, 봄이는 부모님과 함께 멋진 연극을 보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극장과 레스토랑이 있는 곳은 다른 마을이라, 봄이가 사는 마을에 접어들자 시간은 이미 밤 10시를 넘었네요.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안락한 진동을 느끼다 보면 어느덧 잠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봄:(zzz)
 
설봄 어린이, 듣기 판정!
 
설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공하면 마을이 어째 소란스럽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어른들이 모여, 손전등을 흔들며 “찾았어?” “아직!” “빨리 찾아!” 같은 말을 하네요.
 
설봄:(비몽사몽)
(소란스러운 소리에 창문을 쳐다본다.)
(모지?)
 
창문 바깥으로 소란스러운 어른들을 보고 있자면, 앞에 계시던 부모님이 말을 얹습니다.
 
"무슨 일이야?"
 
"글쎄, 담력시험에 간 아이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데."
 
걱정스러운 기색이네요.
 
설봄:(무섭당)
 
부모님은 봄이를 염려해 바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바깥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하며 아이들을 해산시키는 모습이 보입니다.
 
각자의 부모가 와 아이들을 데리고 갑니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알지 못하는 채로, 봄이는 잠이 듭니다.
 
.
 
.
 
다음 날인 일요일 아침, 봄이는 일어나자마자 새벽녘에 필규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부모님의 안색도 좋지 않네요.
 
장례식은 이례적으로 빨리 치러져, 당장 오늘 시신을 공동묘지에 묻는다고 합니다.
 
부모님:얘야, 장례식은 같이 갈거니? 힘들면 쉬어도 좋단다.
 
설봄:(같이 가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곤 엄마 손을 잡는다.)
 
부모님:(옆에서 선택받지 못해 울고있는 아빠를 뒤로하고 봄이를 꼬옥 끌어안아준다.) 그래, 힘들면 중간에 말하고.
 
설봄:네에...
 
검은 옷을 꺼내 입은 오후, 공동묘지로 가면 장례식이 시작됩니다.
 
검은 옷을 입은 마을 사람들이 공동묘지에 서 있습니다.
 
필규의 관은 아주 작고, 사람들은 애도를 표하며 꽃을 장식합니다.
 
관은 꽉 닫힌 채라 (얼마나 심하길래요!) 필규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필규의 가족이 한쪽에서 창백한 낯으로 서 있습니다.
 
목사가 길고 긴말을 읊지만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들 틈에 서 있자니, 자연스레 그들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설봄:(울먹)
 
귀가 밝다면 엿들을 수 있고, 말솜씨가 좋다면 대화에 낄 수도 있겠죠.
 
다만 아직 어린 봄이에게 끔찍한 이야기를 하는 걸 사람들은 다소 꺼릴테지만요.
 
설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일렁이는 마음 탓일까, 그런 거에 신경 쓸 겨를이 생기지 않습니다.
 
울먹이는 당신의 손에도 흰 꽃이 건네집니다.
 
생전 필규의 태몽에 나왔다던 국화꽃입니다.
 
눈이 빨개진 같은 반 아이들이, 그리고 선생님이 보입니다.
 
여러분은 줄을 지어 관에 꽃을 내려둡니다. 새로운 흙냄새가 짙게 납니다.
 
설봄:(으앙 ㅠㅠ)
 
부모님:(토닥토닥)
 
이윽고 관이 묻힙니다. 흙이 덮이고, 모든 것이 어둠에 잠깁니다.
 
장례식의 끝입니다.
 
똑똑, 문 열어줘
 
그로부터 일주일입니다.
 
필규의 소문은 마을을 뒤덮고, 점점 와전되기에 이릅니다.
 
아이들은 필규가 괴물에게 죽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공동묘지로 향하는 발길은 날로 뜸해지고, 필규의 가족은 견디지 못하고 이사해버립니다.
 
필규의 책상이 있는 자리엔 흰 꽃이 든 꽃병이 올려집니다.
 
토요일 밤, 봄이는 혼자서 집을 보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친구 모임에 갔기 때문이에요.
 
부모님은 당신에게 절대 집 밖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아이들은 어둠이 내리면 단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갈 수 없었으니까요.
 
설봄:(심심행)
 
자, 어쨌든 자유 시간입니다.
 
봄이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주말 동안 TV는 재밌는 영화를 송출하고, 새로 산 책이나 게임도 잔뜩 있으며, 맛 좋은 과자나 주스 등도 갖춰져 있습니다.
 
설봄:(바닥에 앉아서 종이에다 그림을 그린다.)
(유령을 그린다.)
 
혼자 남은 당신은 귀여운 유령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밤 10시를 넘은 시점에, 그 일이 벌어집니다.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봄이는 인기척을 느낍니다. 봄이의 방 창문 밖에서 말이에요. 여긴 분명 2층일텐데요?
 
그리고
 
설봄:(엄마인강)
 
똑똑,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니겠어요?
 
“문 열어줘. 들어가게 해줘.”
 
음산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설봄:(깜짝!!)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분명히 밖에 누군가 있는데도 창문 밖에는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아요.
 
설봄:어..엄마.. 엄망........
 
똑똑, 똑똑똑...
 
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
 
설봄:(ㅠㅠㅠㅠ)
엄마아.........(ㅠㅠ)
 
“문 열어줘. 들어가게 해줘."
 
설봄:(바닥에서 꿈질거리며 몸을 웅크린다.)
 
봄이가 계속 열어주지 않는다면 초조한 듯이 똑똑똑똑똑똑에서 쾅쾅쾅쾅쾅쾅으로 바뀌다가,
 
“얼른 열어! 굼벵이도 아니고 뭐 하는 거야?!”
 
앗, 이 목소리……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설봄:(..??)
 
기억을 되살려보면, 익숙한 필규의 목소리입니다.
 
충격적입니다. 문 너머에서 죽은 친구의 목소리가 들린다니요.
 
하지만 마냥 놀라기엔 목소리엔 짜증이 섞여 있고, 또 그렇게 무서운 느낌도 아니고…… 정말 평이하게 들려옵니다.
 
설봄:(귀..시닝가...)
(천천히 창문쪽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어본다.)
 
문을 열면, 틀림없는 필규가 단단히 성이 난 얼굴로 창턱에 앉아있습니다.
 
곽필규:왜 이렇게 늦게 열어!
 
얼굴이 좀 창백하기는 하지만 유령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그에게선 흙과 풀 냄새가 나고, 정장에 검은 천을 망토처럼 걸치고 있습니다.
 
옷을 보면 다시 유령인 것 같기도 하네요.
 
설봄:(깜짝놀라서 바닥에 주저 앉는다.)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주저앉아 올려다 본 필규에게는 뾰족한 송곳니가 도드라지는 것만 같아요.
 
이쯤 되면 봄이도 필규의 정체가 뭔지 알 수 있겠죠.
 
이성 판정 0/1D3
 
설봄:(강아지..?)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설봄 어린이, 이성 1 감소!
 
당신이 주저앉든 말든, 필규는 씩씩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망토 끝자락이 끌리며 흙 알갱이를 떨굽니다.
 
곽필규:뭘 그렇게 주저 앉아있어?!
당장 뭐라도 가져와! 배가 등에 달라붙겠어!
 
설봄:(필규를 멀뚱히 쳐다본다... 꿈인가...?)
 
곽필규:(봄이가 멍하니 있자 한층 더 성을 낸다.) 야! 귀먹었어? 얼른!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
 
설봄:선..선배........ 주근 거 아니였어여...??
 
곽필규:미쳤냐? 누가 그래?
눈뜨니까 이상하고 컴컴한 곳에 갇혀있기나 하고... 아 몰라! 며칠이나 쫄쫄 굶었더니 죽을 것 같아! 너 먹던 간식이라도 없냐?
 
설봄:(필규가 죽은 게 아니라는 사실에 글썽이더니 그에게 달려들어 껴안는다. 어찌나 세게 달려든 건지 둘 다 쿠당탕 넘어진다. 넘어져도 아량곳 않고 봄이는 필규를 껴안고 얼굴을 부비적거린다. 배고프다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나보다.) 무서워써요... 귀싱인 줄 알고... (웅엉웅얼)
 
곽필규:아악 (배가고픈데 넘어져 바닥과 포옹하니 더욱 기분이 좋지 않아진 필규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 굳이 말하자면 봄이한테 안겨있는거지만... 저를 껴안은 봄이의 어깨를 슬쩍 밀어내고는 마주 보았다.) 귀신이 어디있냐? 세상에 아직도 애같다니까. 그리고 나 더러우니까... 이러면 너도 더러워져 바보야..!
 
설봄:(필규가 밀어내자 필규의 옆에 앉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막... 성배가 괴물한테 먹혔다고... 그랬단 말이에여... (필규의 옷을 마구 털어준다.)
이제 깨끗해여!! (다시 안아준다.)
 
곽필규:헛소리하지마! 물론 뭐.. 이상한 놈을 본 것 같기도 한데... (끄응, 배가 고파 그 이상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지 아무렴 좋다는 생각으로 설봄에게 끌어안겨 있던 필규는 한 번 꼬옥, 안아주고 다시 밀어냈다.) 안돼! 좀이따 우리 집에 새 옷도 가지러 가야겠어. 온통 흙냄새야 젠장
(그리고 봄이의 침대 옆 탁자에 있던 과자를 멋대로 집어먹었다가 과자가 그대로 입에서 쏟아져나온다...) 우웩 대체 이런걸 어떻게 먹어..? 상했잖아?
너네 집에 다른 거 없어..?
 
하지만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잘 먹고 있었는걸요.
 
설봄:(상했나...?)
거실에 먹을 거 더 있긴 한데...
(필규를 데리고 거실로 내려간다. 탁상 위 바구니에 간식이 몇 개 담겨있다.) 요기...
 
곽필규:(간식을 집어먹더니 아까처럼 다시 뱉는다. 우웨엥...) 너네 집엔 멀쩡한 음식은 없는거냐?
 
모두 잘만 먹고 있던 음식인데, 필규에겐 맞지 않는 것일까요?
 
억울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필규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줍시다!
 
집에 먹을 게 있던가?
 
필규가 먹을만한 음식이 있을까요?
 
우선은 재료가 많은 주방을 살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설봄:(주방으로 가서 찾아본다.)
 
주방에 오니 [식탁]에는 봄이를 위한 저녁이 차려져 있습니다.
 
최근 부모님이 장을 보셨으니, [냉장고]에도 무언가 있을 거예요. [찬장] 안에는 뭐가 있었더라?
 
설봄:(식탁을 본다.)
 
양념한 닭고기와 양상추, 양파가 든 호밀빵 샌드위치, 베이컨을 곁들인 스크램블드에그, 요거트 드레싱을 뿌린 어린잎 샐러드가 놓여 있었습니다.
 
왜 과거형이냐고요?
 
이미 저녁을 먹었잖아요. 식탁은 텅 빈 그릇만 가득합니다.
 
설봄:...
(냉장고를 열어본다.)
 
냉장고 안에는 신선한 재료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네, 신선한 재료가요.
 
레몬, 토마토, 셀러리, 감자, 오이, 양파, 당근, 양배추, 달걀, 버터……
 
아무리 그래도 재료 그 자체를 먹으라고 줄 순 없겠죠?
 
설봄:(냉장고를 닫고 찬장을 열어본다.)
 
음식은 아니지만, 각종 소스나 향신료들이 가득합니다.
 
소금, 설탕, 후추, 올리브유, 우스터 소스, 발사믹 소스, 타바스코 소스, 레몬즙, 케첩, 마요네즈, 꿀, 메이플 시럽……
 
그 외 접시나 찻잔 등이 차곡차곡 놓여 있네요.
 
설봄:(먹을게 없당)
 
곽필규:(먹을게 없군)
 
먹을 게 없습니다.
 
이쯤 되면 내가 왜 필규의 말을 들어주고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요.
 
일단은 생각해볼까요?
 
설봄 어린이, 지능 판정!
 
설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간단한 요리 정도는 봄이라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어디 보자, 집에 요리책이 있었던 것 같거든요. 어디에 있더라?
 
설봄:(서재에 있나?)
(서재로 가본다.)
 
요리책이 여기에 있을까요?
 
공용 서재는 책장마다 가족들이 관심 있는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아빠의 책장], [엄마의 책장], [독서용 책상] 등등.
 
당신을 따라온 필규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봅니다.
 
설봄:(아빠 책상을 본다.)
 
최근 부쩍 요리에 관심이 많은 아빠의 책장엔, 과연 요리책들이 몇 권 꽂혀 있습니다.
 
설봄 어린이, 자료조사 판정!
 
설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스테이크 레시피가 적힌 책을 찾았습니다.
 
이외, [초보자도 쉽게 만드는 칵테일 제조법], 이란 책도 한 권 보이네요.
 
핸드아웃 확인.
 
블러디 메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도 적혀있어요.
 
영국 최초의 여왕이 된 메리 1세가 재위 동안 1만여 명의 성공회 신자를 처형하자, 전 유럽은 이를 두려워하며 피의 메리, 블러디 메리라 칭했습니다.
 
토마토를 사용한 이 칵테일은 과연 피처럼 붉은빛이네요.
 
정말 피 맛이 나진 않겠지만요.
 
설봄:(레시피 책을 다 들고 엄마 책상을 살펴본다.)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엄마의 책장엔, 보기만 해도 쭈뼛 소름이 돋는 공포 책들이 몇 권 꽂혀 있습니다.
 
표지만 봐도 무서워지네요.
 
설봄 어린이, 행운 판정!
 
설봄:
행운
기준치: 55/27/11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책 중에서 한 권이 쏙 빠져나와 아래로 떨어집니다.
 
[무시무시! 동서양 괴물 대백과]라고 하네요.
 
특정 페이지에 책갈피가 꽂혀 있습니다. 흡혈귀 페이지입니다!
 
설봄:(무시무시..)
 
곽필규:왕! (놀래켜봄)
 
설봄:으앙!!!!!!!!!!
(책 떨굼)
 
곽필규:(화들짝) 왜그렇게...소릴질러?!
 
설봄:(책을 다시 주워서 읽어보라는 듯 필규에게 준다.)
이거 보고 있었어여.....
사람 피를 빨아먹는 대요. 모기 같당.
 
곽필규:동서양 괴물 대백과...?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그걸 훑어내린 필규는 모기같다고 말하는 설봄을 째려보았다.)
흥, 너도 날 푸대접하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지. 모기처럼... (일부러 송곳니가 난 이를 딱딱 부딪혔다.)
...장난이야. 먹을 건 언제 되냐? 배고파.
 
설봄:선배는 괴물도 아니잖아여...... (필규가 겁주자 시무룩해진다.) 쪼금만 기다려여.
(독서용 책상을 본다.)
 
곽필규:(조금 미안해졌는지 머리를 톡톡 쓰다듬는다.)
 
한편에 날짜 지난 지역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마을 공동묘지에서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다.
 
……굳이 읽을 필요는 없겠죠.
 
설봄:(신문을 슬쩍 보더니 책을 꼭 안고 다시 주방으로 도도도 뛰어간다.)
 
먹어줘, 블러디 메리!
 
본격적인 요리를 해봅시다!
 
이렇다 할 레시피를 건진 건 블러디 메리뿐일까요.
 
이걸로 괜찮을까 싶지만, 만일 필규가 흡혈귀가 되었다면……
 
피의 이름을 가진 새빨간 주스를 좋아할지도 모르잖아요.
 
보드카는 빼고 만듭시다!
 
마실 것으론 블러디 메리를 만들고, 메인 요리로 스테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합시다!
 
손을 깨끗하게 씻었다면, 설봄 어린이 요리 판정!
 
설봄:
요리 Roll
기준치: 35/17/7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스테이크도 다 굽고, 블러디 메리도 다 만든 봄이는 식탁에 이쁘게 둡니다.
 
그런데, 스테이크를 칼로 잘라보니 속이 하나도 안익은거 아니겠어요?
 
곽필규:...이거 생고기야? (포크로 핏물 나오는 스테이크를 푹 찍어본다.)
 
설봄:꾸웠어여...
 
곽필규:(한 입 썰어서 입 안에 우물우물 넣고 씹어삼킨 필규는 시무룩하게 맛 없어...라고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블러디메리를 마시더니 표정이 밝아진다.) 이건 맛있어.
(목이 정말 마른 것처럼, 쉬지도 않고 한 잔을 다 들이켰다. 이윽고 잔을 내려둔 그의 입술에 갈린 토마토가 새빨갛게 묻어 있었다. 피를 마신 흡혈귀처럼.) 한 잔 더 먹고싶어!
(기분이 좋은 것처럼 활짝 미소지은 필규의 안색이 훨씬 좋아보였다. 혈색도 도는 것 같고...)
 
설봄:(필규가 맛있다고 하자 덩달아 표정이 밝아진다. 그리곤 잔을 가져가서는 다시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준다.)
(잔을 다시 필규 앞에 가져다 준다.)
 
곽필규:(꼼질꼼질거리며 봄이가 만들어 준 블러디 메리 두 잔을 다 마신 필규는 기분 좋은 듯 자리에 앉아 다리를 통통 흔들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봄이를 한 번 꼬옥 안아준 필규는 그제서야 제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까 나 왜 그런 땅 속에 갇혀있었던거지? 넌 아냐?
 
설봄:(필규가 안아주자 방긋 웃더니 자기도 안아준다. 그리곤 필규가 묻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냥 선배랑 애들이랑 묘지 갔을 때... 그때 주것다고 들었어여...
그래서 막... 장례식도 하구... 그랬는데......
묘지가서 무승 일 있던 거 아니에여.....?!
 
곽필규:(눈이 휘둥그레진다.) 묘지가서... 어, 음... 괴물? 어떤 이상한 녀석을 만나긴 했어. 그런데 죽었다고? 난 그냥 그 녀석한테서 도망치려다가.. 뭔가 이상한 걸 먹고... 모르겠다. (한층 시무룩해보인다.) 그럼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됐는데?!
 
설봄:기억 안나여...?
이상한 녀석이면... 역시 괴물...? 귀신...?
성배 부모님은...... 이사가써요...
 
곽필규:몰라 어쨌든 그 놈 팔을 콱 물었는데, 그 이후로 자고... 일어났더니 이상한 곳에 있었어. 그게 다야.
이사??
이사?????????????
날 두고???????
 
필규 어린이, 산치체크 ㅋㅋ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디로 갔는지는 알아?
 
설봄:헉...... 무섭당
(이사 갔다는 듯이 끄덕끄덕 하더니 어디로 갔냐는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잘 모르게써요....
 
곽필규:(울듯말듯, 안절부절한 표정이 된 필규는 조금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나 죽은 거 맞나보구만... 너는 아무렇지도 않네.
야, 부탁이 있어. 그럼... 그럼, 당분간만이라도 좋으니까 내가 집 찾을 때까지만 그 블러디메리인가? 하는 그거 만들어주면 안되냐?
 
설봄:안 죽은 거 아니에여?? 지금 이렇게 움직이잖아여!
알게써요, 근데 집은 어떻게 찾아여?
 
곽필규:(듣고보니 맞는 것 같다.) 그르...냐? (팔랑귀) 그래, 멀쩡히 움직이긴 하니까.
(그 말에 몸을 움찔한다. 저도 거기까지는 생각해둔 게 없는 듯...) ...난 낮에 돌아다닐 수 없어. 아까 낮에 일어났는데 나오려다가 햇빛이 더럽게 싫어서 다시 들어갔거든.
(그러고는 봄이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도와달라는건가?)
 
설봄:그렇져, 잠깐 자다 일어난 거져.
낮에 못 나가면 어떡해여?? 엄마가 밤에 나가지 말라 그랬는뎅......
낮에 나가려면 우산이라도 써야하나...?
 
곽필규:몰라, 난 밤에 돌아다녀도 괜찮던데?
(한 번 설봄을 훑어본 필규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너같은 겁쟁이는 안돌아다니는 게 낫겠다. 그냥 뭐... 나중에 너네 부모님한테 우리 부모님 어디갔는지 물어만 줘도 괜찮고.
 
설봄:(겁쟁이라고 하자 뾰루퉁해진다.) 알게써요..
 
곽필규:(뾰루퉁한걸 알았는지, 다시 봄이를 꼬옥 안아준다.) 오냐 고맙다 고마워. 삐지기는...
 
설봄:(필규가 안아주자 봄이도 껴안는다... 둘이 점점 꼬질꼬질해지는 거 같다.) 선배, 흙 냄새 나여.
 
곽필규:(... 저때문에 꼬질꼬질해진 봄이를 보며 어색하게 떨어진다.) 너도.
여기 욕실은 어디냐? 좀 빌려야겠는데. 그리고 너도 쓰고.
 
설봄:욕실... (욕실 방향을 가리키더니 필규를 데리고 욕실로 간다.)
 
곽필규:(욕실로 설봄에게 끌려온 필규는 옆에 있던 거울을 보더니 숨 삼키는 소리를 낸다. 놀란 것처럼.) 헐.
...내 모습이 안보여.
 
설봄:(필규를 쳐다보며) ???..... 보이는 데여?
 
곽필규:아니, 바보야. 거울을 봐. (손가락으로 거울을 가리킨다. 과연 봄이 혼자만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설봄:(필규의 손짓에 거울을 쳐다본다. 거울에 제 모습만 보이는 걸 보자 입이 떠억 벌어진다.) 우와!!
신기하당... (필규를 쿡쿡 찌른다.)
 
필규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성 판정 0/1
 
설봄: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콕콕 찔리자 어이없다는 듯 설봄을 바라본다.) 넌 아무렇지도 않냐?? (흠, 잠깐 고민하던 필규는 봄이 볼을 꼬집고 욕조 앞으로 데려온다.) 맛있는 것도 얻어먹었으니 특별히 씻겨주지! (물을 욕조에 받는가 싶더니 봄이한테 살짝씩 물장구를 치며 장난친다.)
 
설봄:신기하잖아여... 거울에 안 보이는 거... 마술 가타요. (필규가 씻겨준다는 말에 가만히 기다리다가, 필규가 물장구를 치자 봄이도 필규에게 물을 뿌리면서 장난친다.)
 
곽필규:흥, 별게 다 신기하다. (새침하게 말하다가도 아이는 아이였는지, 이내 큭큭 웃으며 장난치다가 설봄을 욕조에 밀어넣어버린다.)
 
뽀득뽀득
 
두 사람은 욕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새 옷까지 차려입으니, 한결 깨끗해진 기분이네요!
 
곽필규:(수건을 돌돌 말아 봄이 머리에 양머리를 해준다.)
 
설봄:우왕
 
이후는 평범한 아이들이 하듯이 어울려 놉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학교 애들은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고요.
 
참, 밤 11시가 넘어서자 거실의 전화기가 울립니다.
 
받아보면 부모님이에요.
 
집은 잘 보고 있는지, 위험한 일은 없었는지.
 
주변이 소란스럽자 혹시 집에 누가 놀러 왔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어요.
 
설봄:[집 잘 보고 있었어요, 아무 일도 없고... 그리구... 칭구가 놀러왔어여.]
 
부모님:[이 늦은시간에? 그 친구는 자고 가는거니?]
[그래, 그럼... 친구랑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고 일찍 자렴. 알았지?]
 
설봄:[자고 갈걸여...? 모르겠어여.]
[일찍 잘게요!]
 
부모님:[그래, 좋은 꿈 꿔. 이쁜 내 딸.]
 
곽필규:(전화하는 봄이 뒤로 슬금슬금 다가와서 얼굴을 불쑥 내민다.) 벌써 자냐? 더 놀아줘.
 
설봄:(필규가 얼굴을 불쑥 내밀자 놀란다.) 선배는 안 자여?
 
곽필규:난 밤에는 안자서. 심심하니까.. (뭐 문제있냐는 듯 눈을 깜빡거린다.)
 
설봄:밤에 안 자면 졸리자나요!
 
곽필규:난 낮에 자니까 괜찮아. 그럼 넌 이제 잘거냐? (고개를 갸웃한다.)
 
설봄:움......... 아직 안 졸려여.
그럼 머하고 놀아요?
 
곽필규:진짜냐? (안색이 밝아진다.)
넌 뭐하고싶은데? 영화 보는 것도 괜찮고 게임하는 것도 좋은데 난.
 
설봄:영화 볼까요??
 
곽필규:오냐! (설봄의 손을 잡더니 제가 알아서 거실로 이끈다. 폭신한 소파에 같이 앉은 필규는 TV를 틀었다. 마침 무서운 영화가 방영하고 있다...) 이거 볼까?
 
설봄:(필규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무서운 영화인지 아무래도 모르는 듯하다.)
 
곽필규:정말이냐? 웬일이래. 쫄보인 줄만 알았는데. (다시봤다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손을 꼬옥 잡고 영화를 감상한다.)
 
잘 만들지는 않은, 비급 공포영화 입니다.
 
비급 분장을 한 고스트페이스가 계속 화면에 튀어나와 깜짝깜짝 놀라게 합니다.
 
설봄:(화들짝)
 
곽필규:(깜들짝, 손을 더 세게 쥔다.)
 
비명만 지르다가 조잡한 효과와 함께 죽어버리는 주인공...
 
왜 비급인지 알만하네요.
 
긴 영화를 보고나니 벌써 새벽이에요.
 
설봄:(하품)
 
필규는 여전히 쌩쌩한 것 같지만, 밀려오는 졸음에 눈이 감겨오려 합니다.
 
곽필규:볼만은했네. (하품하는 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손가락을 쑉 넣어본다.)
 
설봄:무서워여...... (필규가 손가락을 넣자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문다. 그대로 필규 손가락이 먹혔다.)
 
곽필규:(깜짝!) 그..그걸 왜 먹냐! 니가 더 무섭다. (슬쩍 손을 뺀다... 축축한 손가락...) 졸리냐? 졸리면 자든가.
 
설봄:저 자면 심심하잖아여.... (꿈뻑꿈뻑....)
 
곽필규:흥, 너 자도 다른 거 하면서 놀면 되거든. (봄이를 번쩍 안아든 필규가 처음에 제가 들어왔던 2층의 봄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힌다. 머리를 쓰다듬더니,) 바보야. 얼른 자.
 
설봄:(침대에 눕혀지고는 필규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꾸벅꾸벅 졸며 잠든다.)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당신은 잠에 빠집니다.
 
흐릿한 의식 사이로 “잘자, 내일 또 만나.” 같은 인사가 들린 것만 같아요.
 
흡혈귀는 토마토를 좋아해
 
과연 “내일 또 만나.”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던 것인지, 일요일 밤에도 필규는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다짜고짜 창문을 열어젖히는 통에 얼마나 놀랐던가요.
 
집에 부모님이 계시니 안 된다는 말로 돌려보내긴 했지만, 쫓겨나는 와중에도 배고프다고 투덜거리지 뭐예요.
 
“그 토마토 주스를 또 내놔!” 하면서요.
 
결국, 블러디 메리 한 잔을 창밖으로 건네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눈을 피한 만남이라니,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요.
 
그 날은, 필규는 블러디메리만 얻어먹고는 어디론가 금방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이 돌아왔네요. 봄이는 학교에 갑니다.
 
학교까지 가는 길엔 상점가가 있는데, 그중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파는 [청과전]이 있습니다.
 
일찌감치 문을 열었네요. ……어라?
 
가게 안에 경찰이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설봄:(청과전을 살펴본다.)
 
가게 안에 들어가 가게 주인과 경찰의 얘기를 엿들어보니 가게에 도둑이 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돈은 안 건드리고 토마토만 골라서 싹 가져갔다지 뭐예요.
 
그 많은 토마토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버린 겁니다!
 
황당한 사건에 가게 주인도 경찰도 어리둥절한 눈치입니다.
 
교실에 들어서면 봄이의 사교성 좋은 인싸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주말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일요일 밤마다 하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재밌었는지, 숙제는 다 했는지 같은 이야기들을 하다 보면 수업이 시작됩니다.
 
선생님은 출석을 부를 때 필규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그의 것이었던 책상 위엔 흰 꽃이 꽂힌 꽃병이 놓여 있고요.
 
이상한 일이에요. 다들 필규가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오직 당신만이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곽필규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어요. 흡혈귀가 되었으니까요.
 
그것도 피 대신 토마토 주스를 마시는 흡혈귀가.
 
잠깐만……, 토마토?
 
……기분 탓이겠죠?
 
이후 며칠 동안은 특별한 일같은건 생기지 않습니다.
 
마침 토마토가 사라진 사건이 마음에 걸리던 봄이는 우선 그것에 대해 알아보기로 합니다.
 
그러나 가게 주인은 진지하게 상대해주진 않습니다. 당연히 경찰서에 찾아가도 마찬가지예요.
 
설봄:(ㅠㅠ)
 
적절한 기능 판정에 성공한다면, 정보를 얻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가자, 어린이 탐정 설봄!
 
설봄: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몰래 가게에 들어가려다가 들켜 쫓겨나고 맙니다.
 
ㅜㅜ
 
설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게에서 쫓겨나 시무룩해져 있던 와중, 근처에 놓여있던 신문에 눈에 띕니다.
 
인근 마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합니다.
 
‘토마토’만 사라진 것이라 괴짜의 기행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상황이지만요.
 
설봄:(토마토...)
 
당신은 토마토 가게를 뒤로 하고, 사건이 일어났던 공동묘지에 한 번 더 방문합니다.
 
그 후로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어, 공동묘지는 한층 음산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잡초가 상당히 자랐네요.
 
필규의 무덤을 자세히 보면 흙이 파헤쳐진 흔적이 있습니다.
 
이 아래에 그의 관이 있는 거겠죠.
 
설봄 어린이, 행운 판정!
 
설봄:
행운
기준치: 55/27/11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봄이는 그만 지나가던 어른에게 그곳은 위험하니 당장 나오라며 야단을 맞습니다.
 
아쉬운대로 이만 떠나봐야겠습니다...
 
설봄:(우앙)
 
우앙 ㅜㅜ
 
당신은 그날 밤, 필규를 추궁해봅니다.
 
곽필규:(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내가 왜 토마토를 훔치냐?... 너가 주는데.
(그러고는 괜히 입가를 슥슥 닦는다.)
 
설봄:음... 배고파서...?
정말 아니에여?!
 
곽필규:(뜨끔, 차마 시선을 마주할 수가 없는지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던 필규는 제 머리를 박박 헝클어뜨리며 얘기한다.)
...너가 매일 주는 건 아니잖냐! 너무 배고파서 가끔 한 두개씩 가져가서 먹었어.
근데 진짜 한 두개 뿐이라고.
 
이건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아요.
 
하긴, 토마토 몇 상자를 한 번에 훔쳐봤자 다 먹지도 못하니까.
 
며칠이 지납니다.
 
한 번의 해프닝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토마토 절도 사건은 그 횟수가 날로 늘어나, 인근 마을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복면을 쓴 수상한 사람이, 밤마다 가게 문을 따고 들어와 토마토를 훔쳐 가는 겁니다.
 
돈도, 다른 물건도 건드리지 않고 오직 토마토만. ONLY 토마토.
 
토마토 절도 사건은 지역 신문에 실려 소소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토마토만 훔쳐 가는 도둑 이야기를 어떤 이는 재밌어하고, 또 어떤 이는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지속해서 언급되는 토마토가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네요.
 
하지만, 팔 수 있는 토마토까지 떨어졌다니까요!
 
가게 주인들만 울상이 되었습니다.
 
“정말 울고 싶은 기분이야!”
 
한 명 더 있었네요. 곽필규 말입니다.
 
부모님이 집에 계실 땐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몰래 기어들어 온 흡혈귀는 하소연을 늘어놓습니다.
 
어딜 가도 토마토가 없다,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다, 벌써 사흘이나 굶었다. 그런 말들이 쏟아집니다.
 
사정은 딱하지만, 당신의 집에도 토마토가 없어요.
 
지난번에 마지막 토마토로 필규에게 블러디 메리를 만들어주었거든요.
 
이 사실을 알려주면 그렇지 않아도 창백한 필규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립니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네요.
 
하긴, 흡혈귀 이야기는 참 많지만, 배가 고파서 굶어 죽은 흡혈귀 이야기는 멋이 없기도 해요.
 
그런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죠?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토마토 절도 사건이 실린 신문이 눈에 띕니다.
 
광고 지면인데, 토마토라는 단어가 분명 보였거든요.
 
이게 돌파구가 될지도...?
 
핸드아웃 확인.
 
바로 이웃 마을에 있는 토마토 농장입니다.
 
걸어서 편도로 30분 정도의 거리일까요. 여긴 도둑이 들지 않았나 봐요.
 
설봄:(신문을 뚫어지게 보더니) 선배 이거 바바요.
(신문을 보여주며) 토마토!
 
곽필규:(신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필규는 흥분한 표정으로 말한다.) 헐, 토마토!!
당장 가자!!
 
설봄:(끄덕끄덕끄덕)
 
잠깐!! 지금은 밤 10시가 넘었는걸요?!
 
곽필규:...정말이냐?? (이렇게 선뜻 수락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설봄:그치만... 배고프면 쓰러지잖아여.... (굶어서 말라비틀어지는 필규를 상상하더니 소름이 오소소)
 
곽필규:맞아, 나 이제 진짜 한계니까. 네 머리가 토마토로 보일 지경이야.
이를 세워 물어뜯으면 토마토즙이 나오겠지…… (머엉...)
 
설봄:(필규가 멍 때리자 고개를 갸웃한다.) 머리는 토마토 맛 안나여.
 
곽필규:흥... 말이 그렇단거지. 바보. (머리를 팍팍 쓰다듬는다. 어쨌든 기쁜 눈치다.)
 
당신이 토마토 서리에 흔쾌히 응하니, 필규는 뛸듯이 기쁜 눈치입니다.
 
곽필규:오냐. 어린이 토마토 서리단, 결성이다!
 
아무말
 
특명! 토마토를 훔쳐라!
 
하지만 이 밤중에 농장까지 갈 수는 없어요.
 
거실에 부모님이 계시거든요.
 
봄이가 이 의문을 표하면 필규는 “날아가면 되잖아?” 하고,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아니, 흡혈귀가 날 수 있었던가?
 
설봄:어떻게 날아여??
선배는 마법사예요?
 
곽필규:나도 몰라, 그냥 날아지던데?
(그 말에 창턱에 올라있던 필규는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도, 설봄의 손등을 제 입술에 가져간다. 쪽.) 어. 너 데리러 날아온 셈이지.
 
설봄:(필규가 손등에 뽀뽀하자 부끄러운지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그리고는 우물쭈물거리며 고개를 숙인다.) 그, 그럼 저도 날 수 있어여??
 
곽필규:(푹 숙여 보이는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는다. 흠, 짧게 고민하는 소리를 내기를.) 글쎄, 내가 널 안고 나는 건 가능할지도 모르지.
어쨌든, 출발하기 전에 필요한 건 전부 챙겨둬. 혹시 모르잖냐.
 
설봄:정말요? 우와!! (방방 뛴다.) 날아가요! (그리고 가방에 노트랑 필통을 챙긴다.)
 
준비가 끝나면, 설봄은 지능 판정을 합니다.
 
설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금방 돌아올테니, 잠깐 정도는 갔다와도 괜찮겠죠?
 
안녕히 주무세요, 의 인사가 끝나고 나면.
 
필규는 창턱에 기대어 앉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등 불빛이 필규의 파리한 뺨에 그늘을 드리우지만, 정작 필규는 그림자가 없습니다.
 
쿰쿰한 흙냄새가 나는 정장만 아니었어도 그를 피터 팬이라 칭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손을 잡는 대신, 필규는 당신을 꽉 안아옵니다.
 
아이의 것이라곤 생각하기 힘든 근력이 설봄의 허리를 단단히 옥죄고, 아차 하는 순간 둘은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집니다.
 
밤공기가 매섭게 닥쳐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여러분은 밤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그렇게 편안한 비행은 아니에요.
 
꽉 붙잡힌 몸은 아프고, 속도가 빨라 숨쉬기가 답답하고, 여름밤인데도 바람은 어찌나 찬지 몸이 와들와들 떨려옵니다.
 
곽필규:어떠냐? 하늘을 날아본 소감은. (한껏 뻐김)
 
설봄:(안색이 창백해져선 필규를 꽉 끌어안는다.) 무서워여... 추어요...
 
곽필규:(끌어안긴 건 좋은데, 생각보다 싫어하는 것 같아서 속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묘한 얼굴을 짓는다.) 하여간 이 쫄보가..! 좀만 참아. 10분 정도만 있으면 도착하니까. 내가 꽉 붙들고있잖아.
 
설봄:(ㅠ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필규에게 얼굴을 기댄다.) 너무 아파여... (콜록 거리며 힘을 풀라는 건지 한 손으로 필규 손을 꼭 쥔다.)
 
곽필규:참나... 뭐가 아프다고 (끄응...고민하던 필규는 손에 힘을 살짝 풀고 대신에 설봄의 엉덩이를 받쳐들어 안았다. 아까보단 훨씬 나은 것 같았다. 밤공기가 쌀쌀한 것 빼고는.) 됐냐, 이제? (설봄의 안색을 살펴보려는 것 같다.)
 
설봄:(아까보다 한결 나아지자 끄덕끄덕거리더니 웃는다. 그리곤 아까 제대로 보지 못한 주변을 둘러본다.) 이렇게 높은 곳은 처음이에여... 신기하다.
 
곽필규:(봄이가 웃는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자 그제서야 안심된 듯 표정을 푼다.) 흥, 어차피 앞으로는 몇 번이나 더 볼텐데 뭘.
 
이윽고 저 아래 농장이 보입니다.
 
널따란 토마토밭이네요.
 
잘 익은 토마토들이 달빛을 받으며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수확 시기가 머지않은 듯합니다.
 
창고를 비롯한 모든 건물은 불이 꺼져 있습니다.
 
필규는 적당한 곳에 착륙합니다.
 
설봄 어린이, 민첩 판정!
 
설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봄이는 내리다가 살짝 무릎이 쓸립니다. 아야……
 
설봄:(아야)
 
곽필규:괜찮냐?
 
설봄:괜차나요.
 
곽필규:그래... (쓰담)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분이 착륙한 곳은 농장의 널따란 [마당]입니다.
 
바로 앞에는 여러분의 목표인 [토마토밭]이 있고요.
 
한쪽에는 거대한 컨테이너 [창고]와, 작은 크기의 [관리실]이 보입니다.
 
설봄:(마당을 본다.)
 
마당을 보러 걸음을 옮기던 그 때, 사납게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설봄:(깜짝)
 
마당 한쪽에 커다란 개가 있네요.
 
가시가 뾰족한 목걸이를 단 맹견이, 이쪽을 향해 달려옵니다.
 
회피 판정입니다!
 
설봄: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곽필규:
회피
기준치: 20/10/4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아, 개가 코 앞까지 다가왔어요!
 
눈을 질끈! 감는데... 다행히 쇠사슬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아 여러분을 직접 공격하진 못하는 것 같네요.
 
대신에 필규의 검은 천 정도가 덥석! 물렸습니다.
 
곽필규:(아앍) 야!! 내 망토! 내놔! (망토 쥐어뜯김...)
 
설봄:(헉)
 
다치진 않았지만, 이 개, 엄청나게 짖고 있어요.
 
이러다간 들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설봄:(당황한 봄이는 강아지에게 쉿... 쉿 해본다.)
 
월월으르렁킁킁컹컹컹왈왈왈멍멍!!
 
설봄:멍멍아... 짖으면 안 대!!
말재주
기준치: 35/17/7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왕왕!!!
 
설봄:멍멍아 ... 착하지... 쉿!! 짖으면 큰일 나...
설득
기준치: 40/20/8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그를ㄹ을릉ㅇ응 컹!!!!컹컹컹ㅋ컹!!!! 컼컹!!!!!!
 
곽필규:개한테... 말하면... 알아듣기는 하냐?
 
설봄:(ㅠㅠ)
선배가 말해보면 안 대요...?
 
곽필규:참내...
야 너 필통 가져왔지. 줘봐.
 
설봄:(가방에서 필통을 주섬주섬 꺼낸다.)
(필규에게 내민다.)
 
곽필규:(커다란 장식이 달린 펜 하나를 꺼내들어 개 앞에서 흔들더니 저 멀리 던진다.) 물어와!
 
개는 필규가 던진 펜에 시선을 뺏겨 반대쪽으로 달려갑니다.
 
설봄:(내 펜...)
 
집에서 가져온 물건이 도움이 되었네요!
 
설봄:(우앙 ㅠㅠ)
 
곽필규:왜그렇게 울상이야? 다음에 또 사면 되잖냐. (머리 톡톡)
 
설봄:잉............
 
곽필규:참나.. 나중에 사주든 찾아주든 어쩌든 할테니까 일단 가자. (봄이를 끌어당긴다.)
 
설봄:(질질)
 
널따란 마당엔 [게시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한쪽에는 개집 안에서 펜을 갖고놀고 있는 [맹견]이 보이네요.
 
마당 [바닥]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듬성듬성 자라나고 있습니다.
 
설봄:(게시판을 본다.)
 
토마토 따기 농장 체험 안내서가 붙어 있습니다.
 
토마토를 따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사진이 있네요.
 
이용 시간 60분, 수확한 토마토는 먹을 수 있고, 가격은…… 너무 비싼데요?!
 
바가지도 이런 바가지가 없습니다.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게시판 구석의 낙서를 발견합니다.
 
돈 아깝고 별로임. 이용하지 마세요. 주인 불친절. 남은 토마토 가져가려고 하면 눈치 줌. 맛도 없음!
 
지우려고 한 흔적은 있는데, 다 지워지진 않았네요.
 
이 농장, 신문에 실린 광고처럼 마냥 좋기만 한 곳은 아닌가 봐요.
 
설봄:(맹견을 다시 본다.)
 
또 펜을 던지며 놀아줄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바라봅니다.
 
곽필규:...(개에게 다가가서 손, 한다. 잠깐 쓰다듬으며 놀아주더니 슬쩍 펜을 가져온다. 개에게 손을 흔들며 봄이한테 다가와 펜을 내민다. 잇자국 생긴 펜...) 이거.
 
설봄:(필규가 다시 펜을 가져와주자 표정이 풀어진다.) 헤헤
(펜을 받아들고는 다시 필통에 집어넣는다.)
 
곽필규:(실없는 녀석... 개한테 한 것처럼 봄이 머리도 쓰다듬는다.)
(그러다가 바닥을 바라본다.)
 
달빛을 받은 바닥 여기저기에 새빨간 자국이 보입니다.
 
토마토 향이 나네요.
 
누군가 여기서 토마토를 떨어트린 것 같은데…… 한두 개가 아니에요!
 
토마토를 옮기다가 쏟아버리기라도 한 걸까요?
 
곽필규:
건강
기준치: 75/37/15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토마토...(배고픈지 시무룩해짐)
 
설봄:(필규가 시무룩해하자 같이 시무룩해짐)
토마토 밭 갈까여?
 
곽필규:엉!!! 빨리 가자. (토마토 소리에 그새 기운이 났는지 봄이 손을 잡고 앞장서 척척 걸어간다.)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전부 잘 익었습니다.
 
봄이가 토마토를 따는 동안, 필규는 기다리지 못하고 하나를 입에 넣네요.
 
행복한 얼굴로 깨무는 순간…… 필규의 표정이 기이하게 뒤틀립니다.
 
설마…… 독이?!
 
곽필규:우욱...
 
설봄:(헉)
 
곽필규:...맛없어.
너도 먹어봐. (토마토를 내민다.)
 
설봄:(한 입 먹어본다.)
 
봄이가 먹어도 그렇습니다. 이 토마토…… 겉보기랑 달리 엄청 맛없어요.
 
이래서야 몇 개를 훔치든 소용이 없겠습니다.
 
설봄:(맛없당)
 
곽필규:(그치?)
 
설봄:(우에에.. 뱉음)
 
곽필규:먹던 걸 뱉으면 어떡하냐 (지가 한 건 생각안함)
 
설봄:(ㅠㅠ)
 
곽필규:됐다... 여기있는 건 그냥 버리자. 이딴 건 챙겨가봤자 독이야.
 
설봄:어떡하져...?? 먹을게 없어서...
 
곽필규:뭐 다른데서 맛있는 판매용 토마토같은거는 찾아보면 없겠냐...? (글썽,,,배고파,,,)
 
설봄:(끄덕끄덕)
(필규와 창고로 가본다.)
 
창고는 아주 어둡고, 전등 스위치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바깥보다 온도가 낮아 서늘하네요.
 
설봄 어린이, 관찰력 판정.
 
설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시선이 향하는 어디든, 전부 토마토였습니다.
 
싱싱한 토마토가 가득 담긴 상자들이 수없이 쌓여 있는 게 아니겠어요.
 
개중 어떤 것은 너무 익어 무르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많은 토마토가 창고에 쌓여 있던가요?
 
토마토밭에 있는 토마토들은 단 한 개도 수확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설봄:(왕 많다)
 
설봄이 토마토 상자를 자세히 볼 경우, 그 박스의 모양이나 색이 전부 다르다는 걸 깨닫습니다.
 
흡사 각기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처럼요. 어떻게 된 걸까요?
 
곽필규:(우물우물우물) 왕정망잉다
 
설봄:맛이써요?
 
곽필규:웅! (우물우물) 이거 망이 가져가자. (토마토를 입안 가득 넣느라 여념이 없다.)
 
설봄:네!
(가방에 토마토 집어넣음)
 
토마토밭의 토마토와는 전혀 다르게 아주 맛있습니다.
 
또 먹고 싶어요! 실컷 먹은 필규는 혈색이 좋아집니다.
 
곽필규:너도 먹어. 맛있어. (봄이한테 토마토 하나 먹여준다.)
 
설봄:(우물우물...)
 
곽필규:이제 기운도 났으니까 다른 곳도 살펴볼까. 여기 뭔가 수상쩍단 말이지. (팔짱을 끼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것 같다.)
 
설봄:(같이 팔짱을 끼고 생각한다.)
 
곽필규:(...?? 팔짱을 낀 봄이를 보다가 그대로 팔을 붙잡아 관리실로 끌고간다.)
 
관리실은 매표소 정도로 작은 건물입니다.
 
문은 잠겨 있지만, 창문 너머로 안쪽의 광경이 보입니다.
 
책상 위에는 전화기와 펼쳐진 [일지]가, 벽에는 시계, 그리고 [지도]가 붙어 있네요.
 
시간을 확인한다면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설봄:(일지를 본다.)
 
일지를 보고싶지만 문이 잠겨있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설봄:선배...
이거 문이 안 열려여...
(문을 쿵쿵 두드린다.)
 
곽필규:그르냐. (문을 바라본다.) 열쇠같은 건 없는데...
 
설봄:열어죠요.
 
곽필규:참나, 나한테 뭐... 맡겨놨냐? 맡겨놨어 아주?흥 (그렇게 투덜투덜거리면서도 결국엔 문 앞으로 다가가서 주먹을 휘두른다.)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짝이 뜯어지더니 반대쪽으로 쓰러집니다.
 
설봄:우아...
멋있당
 
곽필규:고.고작 이런걸가지고 뭐! (조금 쑥쓰러운지 얼굴을 붉히고는 봄이를 쓰다듬는다.) 뭐 찾고싶어서 열어달란 거 아니었냐?
 
설봄:(끄덕끄덕 하더니 후다닥 가서 일지를 본다.)
 
농장 관리인의 메모입니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 오늘 자정까지, 대금을 준비할 것.
 
설봄:(이게 모지)
 
곽필규:(이게모지)
 
설봄:(다시 나와서 지도를 본다.)
 
농장의 지도…… 라고 생각했는데, 그 옆에 지역 지도가 있습니다.
 
특정 장소마다 토마토 스티커가 붙어 있네요.
 
동그라미가 있기도 하고, 엑스가 그어져 있기도 합니다.
 
봄이가 사는 마을도 지도에 그려져 있고, 어떤 곳에 스티커가 붙어 있어요.
 
동그라미 표시가 있네요. 어떤 의미일까요?
 
설봄:토마토 사라진 마을인가?
 
그러고보니 아까 일지 앞쪽에서 <특정 날짜+장소 이름+성공>이라는 문구도 있었고,
 
그중 하나의 장소는 필규와 봄이도 잘 알고 있는 청과전이었어요.
 
그렇다면 정말로 토마토가 사라진 마을을 표시한걸까요? 그렇지만 왜?
 
곽필규:그럼 이 녀석들이 그 토마토들을 다 훔쳐갔다는거냐?
 
설봄:그런가바요...!!
 
곽필규:이 못된 놈들.....!!!! (진심으로 분노한 것 같다..)
 
그 외 관리실을 뒤져보면 퀸즈베리 농장의 실패한 마스코트인 못생긴 토마토 인형을 발견합니다.
 
비웃는 표정인 것 같지만 폭신해요.
 
조사를 끝내고, 봄이가 추리에 성공한다면……
 
토마토 강도단을 저지하라!
 
자동차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점점 속력이 줄어드는 걸 보면, 분명히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숨어야 해요. 하지만 어디로?
 
설봄:(허둥지둥 필규 뒤에 숨는다.)
 
곽필규:아니 이 바보가...!! (봄이를 허둥지둥 들쳐메더니 창고로 도망가서 숨긴다.)
 
필규와 봄이가 몸을 숨기면, 곧 4인승 승용차에서 사람 한 명이 내립니다.
 
그는 마당을 서성입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농장 주인: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지?
 
설봄:(호달달)
 
농장 주인:근처에 웬 자국같은게 있는데... (점점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행운 판정!!
 
설봄:
행운
기준치: 55/27/11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곽필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농장 주인이 코 앞까지 다가오자 점점 심장이 요란스레 고동칩니다.
 
창고 문이 열리려고 하는 그 때,
 
곧 요란한 자동차 소리가 납니다. 트럭입니다.
 
주인은 몸을 돌려 트럭을 맞이하러 갑니다.
 
트럭에서 건장한 사내 둘이 내립니다.
 
설봄:(호달달달...)
 
곽필규:(봄이 손을 꼬옥 잡아준다.)
 
농장 주인:왜 이렇게 늦었어?
 
강도단 A:말도 마. 거의 잡힐 뻔했다고. 뭔 주인이 아직 가게에 있는지……
 
농장 주인:물건은?
 
강도단 A:챙겼지. 꺼내는 것 좀 도와.
 
끙, 힘쓰는 소리가 나며 그들이 궤짝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강도단 B:이걸로 마지막이지? 대금은 잘 챙겨달라고.
 
궤짝 여러 개가 창고로 옮겨집니다.
 
거칠게 흔들리는 궤짝에서 내용물 하나가 뚝 떨어집니다.
 
토마토입니다! 새빨간 얼룩이 마당 바닥에 흔적을 남깁니다.
 
책상 밑에 숨어있던 필규가 반응할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참아달라고요.
 
아무래도 퀸즈베리 농장 주인은 토마토 강도단과 한패인 것 같습니다.
 
이건 그 현장이고요.
 
궤짝을 다 옮긴 이들은 담배를 피우며 대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중간중간 언성이 높아지는 걸 보면 돈에 관해 의견 충돌이 있는 듯해요.
 
곽필규:어떻게 하지? (설봄에게 속삭인다.)
 
설봄:집으로 돌아가서 일러여!! (속닥)
 
곽필규:그럼 일단 돌아가자는거지? (쏙딱)
 
설봄:(끄덕끄덕)
 
두 사람은 살금살금 도망치기로 합니다.
 
은밀행동 판정!
 
설봄: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곽필규: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잠깐, 필규가 나가자 마당에 있던 강아지가 그가 반가웠는지 멍멍 짖습니다!
 
설봄:(멍멍이!!)
 
그 소리에 강도단이 “거기 누구냐!” 하며 경계하네요.
 
이대론 도망칠 수 없어요.
 
그들은 점점 다가옵니다. 잡히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설봄:(우아아)
 
곽필규:젠장... 어쩔 수 없지. 맞짱뜨자!
 
설봄:선뱌.. 날아가면 안대요??
맞짱 무서어요...
 
곽필규:...날아가면 저 녀석들이 볼거야. 총이라도 가지고있으면 널 지킬 수 없어. (젠장, 뭔가 좋은 방법이 없나? 손톱을 물어뜯는다.)
 
설봄:신.. 신고할까여?
전화로!!
 
곽필규:일단은 그게 좋을 것 같긴한데... 젠장, 전화는 관리실에 있는데 여기 주인이 돈을 빼러 들어간 것 같아.
 
세 가지 팁
 
첫째, 전화기는 관리실 안에 있습니다.
 
둘째, 주변에는 토마토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셋째, 일단은 개도 있어요.
 
설봄:그럼 일단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한 눈 팔때 빠르게 관리실로 가여!!
 
곽필규:어, 그러면 어떻게 이목을 끄는 게 좋지?
 
설봄:토마토로.. 저글링..?
 
곽필규:나참... 여기가 마술쇼냐? (눈을 가늘게 뜨고 봄이를 쳐다보던 필규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아, 하는 소리를 낸다.) 그 맛대가리 없는 토마토를 그 자식들한테 던질까.
 
설봄:와!! 좋아요!
토마토 맛을 보여줘여!!!
 
곽필규:오냐!! 솜씨 좀 보여줄까!
넌 위험하니까 대기하다가, 상황을 봐서 관리실에 가서 신고를 해. 알았냐? (머리를 쓰다듬는다.)
 
설봄:네!
 
둘은 다음의 작전을 생각해 냅니다.
 
흡혈귀 필규가 토마토를 던지며 겁을 줍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필규에게 쏠린 틈을 타 봄이는 경찰에 신고합니다. 이후, 도망칩니다.
 
곽필규:(우선 개의 목줄을 풀어주고, 한참 쓰다듬던 필규는 관리실을 나오는 주인을 삿대질하며 소리친다) 물어! 알렉산더!
 
알렉산더? 그새 이름이라도 붙여준건가요?
 
필규에게 길들여진 개는 순식간에 주인을 향해 뛰어듭니다.
 
농장 주인:으, 으악!!!
너 이자식 언제 나온거야!
 
주인이 비명을 지릅니다.
 
쯧쯧... 그러게 평소에 좀 잘해주지.
 
설봄:(상황을 살피다가 관리실 쪽으로 슬금슬금 뛰어간다.)
 
곽필규:개는 묶어기르는 게 아니다 이 바보야!! (봄이가 관리실로 뛰어가는 걸 확인하고 가운데 손가락을 올린다.)
 
이런, 소란을 듣고 강도단이 뛰어옵니다.
 
강도단 A:이게 무슨 소란이냐!!
 
강도단 B:웬 쥐새끼가 들어왔냐!
 
그 순간, 토마토를 손에 쥔 필규가 발구르기를 한 번 하자, 주변 땅이 순식간에 일그러지고, 균열이 가 갈라집니다.
 
강도단 A:(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으, 으악 땅이 왜이래!
젠장, 저게 대체 뭐야?
 
강도단 B:인간이 아니야! 총을 들고 올 걸 그랬어!
 
철퍽
 
필규가 맹렬한 기세로 토마토를 던집니다.
 
바깥에선 강도단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관리실로 들어간 봄이는 어떻게 되었나요?
 
설봄:(무셔...)
(전화기를 찾는다.)
 
농장 주인이 불을 켜두고 나간 덕분에, 전화기는 손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설봄:(전화기를 발견하자 뛰어가서 경찰서에 전화를 건다.)
 
무사히 신고를 마친 봄이는, 이제 필규와 합류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뒤에서 개한테 잔뜩 물린 험악한 표정의 농장 주인이 들어옵니다.
 
농장 주인:이...이 쥐새끼같은 녀석들!!
 
설봄:(화들짝)
 
어떡하죠? 이러다간 그의 손에 잡혀버리겠어요.
 
설봄:(우어엉)
(전화기를 집어들고 던진다.)
 
농장 주인:악!! (전화기에 맞아 뒤로 나자빠진다.)
 
이 때입니다, 틈이 생겼어요. 얼른 필규에게 도망가는 게 좋겠습니다!
 
설봄:(얼른 관리실 밖으로 도망쳐 필규를 찾는다.)
 
농장 주인:젠장, 저 계집애가!!! (뒤쫓아간다.)
 
설봄:(엄마ㅠㅠ)
 
농장 주인에게 쫓기며 필규에게 달려가던 봄이는 다시 그에게 머리 끝을 붙잡힐 뻔 합니다.
 
그런데 그 때, 농장 주인의 얼굴로 철퍽, 하고 토마토 하나가 날아와 그를 자빠트립니다.
 
곽필규:야, 설봄! 괜찮냐? (설봄에게 뛰어오더니 상태를 살핀다.)
 
설봄:(필규가 오자 안심한 듯 그를 껴안는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풀썩 주저 앉는다.)
(흥앵)
 
곽필규:(껴안자마자 넘어질뻔한 봄이를 꼬옥 끌어안아 지탱한다. 껴안은 얼굴을 부비부비하더니) 오냐 잘했어, 집가자.
 
무사히 신고를 마치고, 필규와 합류하여 달아나면 악당들은 쫓아오다 토마토를 밟고 그만 미끄러지고 맙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던지요.
 
필규와 봄이는 토마토 범벅이 된 채로 그곳을 벗어납니다.
 
토마토 냄새를 풍기며 밤하늘을 날아갑니다.
 
아래에서 경찰차 사이렌이 들립니다.
 
도망가다 우스꽝스럽게 잡히는 악당들도 보입니다.
 
경찰은 창고에서 그들이 훔친 토마토를 발견하겠죠.
 
긴장이 풀리니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곽필규:아, 배부르다.
 
필규가 행복하게 가르랑거립니다.
 
자, 집에 가면 우선 목욕부터 해야겠어요.
 
토마토가 잔뜩 묻은 옷을 들키지 않고 세탁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만월의 아름다운 밤하늘을 지나오면, 금세 두 사람은 봄이 방의 창문에 걸터앉아 내려옵니다.
 
설봄:집이다!
 
곽필규:집이네. 너한테 토마토냄새밖에 안나.
 
설봄:선배두요.
 
곽필규:씻는 게 좋겠네. 부모님한테는 안들키겠냐?
 
설봄:움..... 잘 숨기면 되겠져?
 
곽필규:그래, 제대로 목욕도 해. 정각이 넘었으니까 웬만하면 부모님도 주무시고 계시지 않겠냐. 그러니까.
 
설봄:네!
 
곽필규:난... 이제 갈게. (변함없이 푸른 달을 등지고, 설봄을 바라보던 필규는 이전과 같이 똑같이 그녀의 손등에 입맞춤을 했다. 진동하던 토마토 냄새가 그 순간은 잊힌 듯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밤하늘 내음이 가득한 월하의 뱀파이어만 존재했다.) 너가 없었으면 나 또한 없었을거야. 잘자, 설봄.
 
그는 그렇게 2층창문에서 순식간에 뛰어내려 모습을 감춥니다.
 
.
 
.
 
다음 날 아침, 잠이 부족해 비몽사몽으로 봄이는 아침을 먹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익숙한 뉴스가 나오고 있네요.
 
연속된 토마토 절도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것입니다.
 
퀸즈베리 토마토 농장 주인은 토마토가 잘 팔리지 않자, 다른 가게의 토마토를 모두 훔쳐 토마토 폭리를 취하려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용감한 시민의 제보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몰랐겠죠.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은, 어린이의 목소리라 처음엔 장난 전화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그런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뉘우쳤다고 인터뷰합니다.
 
어린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자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부모님은 아직 어린데도 대단한 아이라며 놀라워합니다.
 
그게 설봄이라는 사실은 오직 당신과, 지금은 관 속에서 쿨쿨 자고 있을 필규만 알고 있어요.
 
둘만의 비밀스러운 추억이 하나 더 생겨난 셈입니다.
 
게다가, 필규는 토마토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곽필규:이제 토마토는 질렸어.
 
그러나, 그날 밤 찾아온 필규는 딱 잘라 말합니다.
 
무슨 이런 폭군이 다 있담!
 
토마토 냄새가 하도 진동을 해서 입맛이 떨어졌다는 게 아니겠어요.
 
얄미운 필규는, 마침 당신이 마시고 있던 체리 주스가 담긴 컵을 냉큼 빼앗아갑니다.
 
곽필규:이것도 빨간색이네! 특별히 먹어줄게.
 
기쁜 듯이 마시는 필규를 보며,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나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앞으로도, 이 기묘한 우정은 계속될 거라는 싫지만은 않은 예감입니다!
 
END. 흡혈귀는 체리도 좋아해
 
곽필규 생환 / 설봄 생환
 
보상 : 이성 회복 1D5, 맛좋은 토마토 81
 
흡혈귀 필규와 봄이의 우정은 계속됩니다.
 
캠페인 2부에서 다시 봐요!

 

 

 

*

 

제일 예쁜 필규 ♥

리체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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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3〔극한직업! 아이돌 매니지먼트〕로그 백업

TRPG/봄이♥필규

2021. 2. 14.

눈을 떠보니 내가 설봄의 매니저?!

 

 

*

 

────────────────────────

극한직업!

아이돌 매니지먼트

w. 케롤

KPC. 설봄 (종달새)

PC. 곽필규 (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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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보기
극한직업! 아이돌 매니지먼트!
 
KPC : 설봄 ♥ PC : 곽필규
 
W. 케롤
 
*
 
# 도입
 
최근 뜨고 있는 아이돌 설봄, 그리고 그런 설봄의 광팬 곽필규.
 
필규는 오늘도 SNS에 올라온 콘서트 영상 클립들을 복습합니다.
 
설봄:오늘 와 주신 팬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깜찍한 동물 잠옷을 입은 채 액정 속에서 환히 웃고 있는 봄이.
 
아, 언제 봐도 정말 멋있고 귀여워요.
 
어쩜 이렇게 햇살 같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걸까요?
 
정말 인간이 맞긴 한가요? 알고보니 날개 없는 천사인 거 아니야?
 
설봄을 좋아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이돌이 밥 먹여주니?', '야, 어차피 걔는 너 몰라!' 열렬한 덕질을 하다 보면 무의미한 비난들이 주변에서 쏟아지죠.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이돌 직캠 본다고 콩고물 하나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돌이 날 알아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걸 따져봤자 무슨 의미인가요?
 
비록 액정 너머 속 존재나 다름없지만, 당신은 이렇게나 행복한걸요.
 
팬으로 하여금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봄이의 존재가치는 충분하지 않겠어요?
 
덕후의 미소를 얼굴에 가득 머금고 각종 커뮤니티를 서치하던 필규는, 한 댓글을 발견합니다.
 

핸드아웃 확인.

 돌아이돌  20XX.XX.XX 작성
야 어제 설봄 막콘 갔다온 사람??? 전반이랑 후반 분위기 너무 달랐지 않음?; 나만 느꼈나
→  답글
       보미♥사랑 20XX.XX.XX 작성
       ㅋㅋ뭐라니 우리 봄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열심히 잘만 하드만 분탕질 ㄴㄴ해
       돌아이돌 20XX.XX.XX 작성
       미쳤나 분탕은 무슨ㅋㅋ 나도 쟤 팬이라고; 내가 느낀대로 말했을 뿐인데 입막음 오지죠~
 
... 아, 오늘도 댓글창에서 아이돌 팬들끼리 싸우고 있네요.
 
인기 아이돌 덕질하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군요.
 
예쁜 봄이 덕분에 한창 신났었는데 마음이 확 상해버립니다.
 
곽필규:이 새끼가 감히... (보미♥사랑에게 가세하여 돌아이돌에게 욕을 박는다.
'님은 찐팬아닌 듯 지랄 ㄴㄴ해')
 
필규는 아무렇지 않게 본인도 댓글 전쟁에 동참합니다.
 
그러잖아도 요즘 봄이에 대한 악플이 꽤 늘어난 것 같던데, 혹시나 보고 있는 건 아니겠죠?
 
생각만 해도 간담이 서늘합니다.
 
자신에 대한 온갖 구설수를 보고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니, 아이돌이란 정말 피곤한 직업이네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필규는 턱을 괴고 모니터를 바라봅니다.
 
문득 어느 생각이 필규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갑니다.
 
그러고보면 모니터 속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봄이는 진정으로 행복할까요, 어쩌면 저 웃는 모습도 다 가면인 건 아닐까요. ...
 
" 과연 설봄은 행복할까? "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한 물음표.
 
아니, 귓가에 들려왔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의문이 피어오른 순간부터 어쩐지 정신이 멍해집니다.
 
...
 
필규는 이유 모를 그 몽롱함에 살며시 눈을 감습니다.
 
액정 너머에서 노래하는 봄이의 목소리가 점점 흐려짐을 깨달으면서요.
 
곽필규:(꿈에 봄이나오면 좋겠다...)
 
# 갑자기 분위기 매니저?!
 
" ... 씨. "
 
" ..... 필규씨! "
 
갑자기 누가 당신을 부르는 거죠?
 
잠깐 잠든 사이에 집에 누가 찾아오기라도 했나요?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은 필규는 살며시 눈을 뜹니다.
 
... 응? 여기는 어딘가요?
 
이곳은 당신의 집이 아닌데요?
 
" 첫 근무부터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
 
곽필규:...씨발, 뭐야? (입을 떠억 벌린다.)
 
" 어쨌든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설봄의 매니저로서 최선을 다해 주세요. "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아니, 애초에 이 사람은 누군데요?
 
덕질을 하다가 잠시 조는 사이에 이상한 곳에 끌려오기라도 한 건가요?
 
게다가 봄이의 매니저라니. 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예요?
 
기묘한 상황에 필규, SANc 0/1D3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필규 이성 감소 없음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보니 당신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이 사람, 봄이와 관련된 뉴스 기사 사진에서 종종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분명, 설봄의 소속사 사장님 아닌가요?!
 
 
소속사 사장:정신 좀 차려봐요, 곽필규 씨.
왜 그렇게 넋을 놓고 계세요?
 
곽필규:헐...... (자기 전에 그런 생각했다고 이딴 꿈이나 꾸다니 정말 과몰입오타쿠의 끝판왕이구나..)
이거 꿈입니까?
 
 
소속사 사장:이게 지금... 뭔 소리죠?
 
상대방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필규를 바라볼 뿐입니다.
 
아직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지도 못했는데, 그 순간 필규의 뒤편에서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필규가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는 봄이가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세상에, 진심으로요? 정말 설봄이라구요?
 
이게 꿈인가요, 생신가요! 볼이라도 꼬집어봐야 하나요?
 
 
소속사 사장:에잇! (필규 볼을 꼬집음)
 
곽필규:아!! (씨발! 사장을 째려본다.) 이게 뭐하는 짓거립니까?
(잠깐.. 아프다.. 아프다고?? 사장에게 꼬집혀있는 채로 얼빠진 표정을 하고 봄이를 쳐다본다. 봄이에게 삿대질한다.) 여.여신.여신님... 진짜?? 진짜냐? 이거 구라아니지?
 
봄이는 필규에게 삿대질을 당하든 말든, 환히 웃는 표정으로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설봄:안녕하세요~ 말씀 전해들었어요. 새로운 매니저 시라고... ㅎㅎ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곽필규:(천사같다... 자다가 뒤진건가? 명이 다했나? 봄이를 노려본다. 화난 게 아니라 구석구석 뜯어보는거지만, 뭐. 어쨌든.)
...저도요.
 
설봄:(필규가 노려보자 흠칫...)
 
... 아아,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죠?
 
여태껏 박살난 줄만 알았던 덕질 운이 이제서야 빛을 발하는 건가요?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서 봄이를 마주할 수 있게 되다니.
 
방금까지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설봄:저는 설봄이라고 해요! 매니저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봄이가 자기 소개를 합니다...
 
봄이의 짱 팬인 필규는 어차피 그에 대해 모르는 게 없겠지만요.
 
곽필규:...알고 있습니다. (아무렴. 매일매일 수천 번, 수만 번을 바라본 봄이인데 그 이름이 이제는 제 고향마냥 편하게만 느껴질 정도다.)
저는 곽필규입니다. (목소리가 매우 낮아졌다. 기분나쁜 게 아니라 긴장해서 그런거지만... 뭐, 어쨌든!)
 
봄이를 향한 팬심을 잔뜩 드러내기도 전에 뒤편에서 큼, 큼, 하고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면 아까 필규와 대화를 나눈 중년의 남성이 언짢은 표정으로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소속사 사장:자자, 인사는 그쯤 하고. 슬슬 일하러 가야죠.
 
... 아, 마냥 기뻐할 때가 아니었죠.
 
지금 필규는 의문의 취업 사기(?)를 당한 상태잖아요.
 
봄이와 만나게 된 건 너무나 행복한 일이지만, 정말 이대로 그의 매니저가 되어야 하는 건가요?
 
원래 필규가 영위하고 있던 평범한 일상은 어떡하고요?
 
곽필규:(내 날라리개백수의 나날이...)
 
무어라 해명을 하기 위해 필규가 입을 여는 순간.
 
설봄:저, 필규씨와 함께 일하게 되어 너무 기뻐요... 이런 게 바로 운명인 걸까요?
 
봄이가 당신의 양손을 덥석 잡고,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합니다.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맞잡은 손으로 전해져오는 봄이의 체온이 그저 따스하기만 합니다.
 
곽필규:...헉 (씨.씨발 하마터면 입밖으로 심장이라도 튀어나올 뻔 했다.)
 
사이사이 차가운 금속이 닿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 아, 상황이 뭔들 어때요.
 
너무나도 예쁜 봄이가 지금 당신의 눈앞에 있는데.
 
매니저든 뭐든 봄이와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겠어요.
 
# 첫째 날, 화보 촬영!
 
사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으니 뭐든 해 봐야죠.
 
봄이에 의하면 첫 번째 스케줄은 화보 촬영이라고 합니다.
 
다음 달 모 패션 잡지에 올라갈 화보 사진이라네요.
 
이 귀한 광경을 직접 눈으로 담을 수 있게 되다니...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촬영장에 도착하면 제법 멋있게 꾸며진 세트장과 스태프들이 봄이와 필규를 맞이합니다.
 
어머, 매니저가 바뀌었나? 라며 웅성이는 소리도 조금씩 들려오는 것 같아요.
 
그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면, 봄이는 스타일링을 위해 곧장 어디론가 불려갑니다.
 
사실 매니저라고는 하지만, 필규는 연예계 업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스태프들은 양옆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뭘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곽필규:(머엉...)
 
그때 옆에서 누군가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필규는 [듣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곽필규, 실패!
 
곽필규:(시발)
 
할 일도 없고, 필규는 그들의 대화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했습니다만... 주변이 너무 소란스럽네요.
 
그래도 마지막 한 문장은 똑똑히 들었습니다.
 
" ―뭔 큰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니까요? 아이돌 때려치려는 건가 싶었는데. "
 
... 저게 무슨 소리죠?
 
봄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요?
 
언뜻 보니 연예계 관계자 같은데...
 
일개 팬, 아니. 이젠 그냥 팬이 아니죠.
 
새싹 매니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만약 필규가 그들에게 다가가 자세한 내용을 물으려 한다면, 이미 두 사람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없습니다.
 
촬영장은 바쁜 곳이니까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말끔하게 단장한 봄이가 나타납니다.
 
세상에, 원래도 멋있는데 화보 스타일에 맞춰 꾸미기까지 하니 아주 요정이 따로 없습니다.
 
넋을 놓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봄이는 웃으며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설봄:필규씨! 오늘 저 스타일 어때요?
 
곽필규:여신님인가...? 평생 눈닦지 말아야지.. (넋놓고 혼자 중얼거린 말이지만 분명 봄이한테도 들렸을테다. 이리도 시끄러운 촬영장이라지만 금방이라도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였으니까.)
 
설봄:(필규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웃으며) 잘 어울리나요? ㅎㅎ 필규씨도 오늘 멋져요!
 
곽필규:제가요? 감사합니다. (자낮 과몰입오타쿠. 그것이 저이기에 딱히 동의하진 않았으나 신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고개를 위아래로 분주히 끄덕이며 어색하게 웃어주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촬영 스태프가 봄이를 부릅니다.
 
슬슬 촬영을 시작할 시간이 된 모양이에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봄이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세트장으로 달려갑니다.
 

그러고는 능숙하게 스태프의 지시를 따르며 촬영을 시작합니다.

 
스포티한 스타일의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과일을 깨무는 봄이의 모습은 정말로 사랑스럽습니다.
 
정말 누가 과일인지 모르겠는걸요.
 
깨물면 과즙이 팡 터져나올 것만 같아요!
 
설봄, 당신이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인간 비타민이야!
 
이 화보 사진이 세상에 알려지면 분명 팬덤은 난리가 날 겁니다.
 
그만큼 멋있는 화보예요.
 
이 환상적인 순간을 가장 먼저, 그것도 맨눈으로 볼 수 있다니...
 
살아있길 잘했습니다.
 
곽필규:흐..흐흐...흐흐흐...(자기가 이걸 1빠로 본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 그만 바보같은 웃음을 흘린다.)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길이길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몰래 사진이라도 찍어볼까요?
 
이때 아니면 언제 봄이 사진을 실제로 찍어보겠나요!
 
사진을 찍으려면 [손놀림] 또는 [은밀행동] 판정을 진행해주세요!
 
곽필규: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필규야!!! 디테일하게 해야지!!!)
 
필규가 핸드폰을 들어 몰래 사진을 찍자, 플래시와 함께 찰칵-하는 활영음이 울려퍼집니다.
 
일부 스탭들은 필규를 쳐다보며 웅성거리는군요...
 
모두 바보 같이 웃는 필규를 봤을 겁니다.
 
이런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으면 어느새 촬영이 끝납니다.
 
스태프들이 촬영을 마치고 카메라를 분주하게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음 같아선 촬영 데이터 파일 공유 좀 해 달라 외치고 싶은 심정입니다만... 아무래도 어렵겠죠.
 
아쉬운 마음을 홀로 달래고 있으면, 봄이가 필규를 향해 달려옵니다.
 
설봄:필규씨! 저 계속 지켜봐주고 계셨죠? 오늘 저 어땠나요? 멋있었어요?
 
그는 마치 주인 만난 고양이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채 묻기 시작합니다.
 
곽필규:(너무 귀엽다. 정색하고 말한다.) 네 뭐. 아주 프로더군요. 딱히 저는 할 게 없겠던데요.
 
필규의 대답에 봄이는 어쩔 줄 몰라하며 아주 기뻐합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봄이가 필규를 와락 껴안습니다.
 
설봄:저... 열심히 했으니까 쓰다듬어 주세요...!! (꼭 껴안고 필규를 쳐다본다.)
 
... 네? 아니, 뭐라구요?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죠?
 
꿈인가요?
 
그 봄이가, 지금 당신의 품에 파고든 건가요?
 
진짜로?
 
갑작스러운 봄이의 애정행각에 당황한 필규는, SANc 0/1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필규, 이성 감소 없음.
 
봄이가 당신을 꼭 껴안기 시작한 순간부터,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이던 스태프들이 그 자리에 얼어버립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를 향해 수군거리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해요.
 
이러는 와중에도 봄이는 계속해서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고 계속 보채고 있습니다.
 
이걸 지금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조차 잘 서지 않아요.
 
확실한 건, 봄이는 아이돌입니다.
 
평판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잖아요!
 
지금 이렇게 여러 사람 앞에서 애정행각을 해도 괜찮은 건가요?!
 
자, 이때 필규는 어떻게 하나요?
 
그대로 봄이 머리를 쓰다듬어줄지, 안아준 상태로 봄이를 달래줄지, 곧바로 떼어낼지!
 
봄이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 바라보고 있어요!
 
곽필규:(으악! 속으로 소리를 지른다. 이러다간 제 명에 못살겠단 생각이 문득 들은 필규였다.
우리 애... 왜이러지? 프로답지 않게 갑자기... 덕후마음이 된 필규는 봄이를 일단 밀어낸다.) 으악... (결국 으악은 했다.) 그렇게 갑자기 안으시면 깜짝 놀라거든요? (주변 눈치가 좀 보이는 필규였지만, 뭐 쓰다듬는 것정돈 괜찮겠지... 머리를 두어번 톡톡 쓰다듬고 얼른 내린다. 아아.. 손씻지 말아야지.)
 
아, 필규가 봄이를 아무리 좋아한다지만... 이건 아니에요.
 
잘못하면 봄이의 평판이 곤두박질쳐버릴 거라구요.
 
봐요, 주변 스태프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잖아요.
 
다행히 금방 떼어낸 덕분에 별 거 아닌 장난처럼 여기는 모양이지만...
 
... 마지못해 스태프들 몰래 봄이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습니다.
 
아, 살면서 봄이의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는 날도 오는군요.
 
적당히 상황이 종료되면, 봄이는 여전히 생글거리며 웃고 있습니다.
 
...뭐죠, 저 순수한 미소는?
 
봄이는 원래 이렇게 애정 표현이 많은 사람이던 걸까요?
 
필규는 [심리학]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봄이는 당신을 오늘 처음 만났을 텐데요.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필규는 단 한 번도 봄이의 실물을 영접해본 적이 없는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의 상태는 무언가 기묘합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깊이 사랑해온 연인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곽필규:(...뭐지?)
 
그런 봄이는 멍하니 서 있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이야기합니다.
 
설봄:필규씨, 이제 슬슬 돌아가요!
 
... 아, 그러고보니 벌써 촬영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돌아가자, 라 함은 소속사로 돌아가자는 뜻이겠죠?
 
필규가 그러자고 하면 두 사람은 사무실로 갑니다.
 
# 첫째 날, 다시 사무실로!
 
딱히 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지치는 것 같습니다.
 
갑작스런 포옹에 대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촬영장에서 소속사로 돌아오는 길에도 봄이는 내내 당신에게 매달려 응석을 부렸죠.
 
마치 당신을 정말로 좋아하는 것처럼요.
 
뭐... 그건 나중에 생각하도록 할까요.
 
지금 가장 흥미로운 점은, 당신에게 봄이의 소속사를 구경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거겠죠.
 
마침 사람도 거의 없으니 편하게 둘러봅시다.
 
봄이가 속한 엔터사의 사무실입니다.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테라스가 위치해 있는 꽤나 널찍한 공간이군요.
 
[필규의 책상], [책장] 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곽필규:(내 책상이나 한 번 스윽 둘러볼까. 발걸음을 옮긴다.)
 
필규가 오기 전, 봄이와 함께 일하던 매니저가 쓰던 책상입니다.
 
책상 위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서류철], [작은 포스트잇]이 눈에 띕니다.
 
이외에는 간단한 필기구 몇 개만이 보입니다.
 
필규는 [서류철], [작은 포스트잇] 을 조사해 볼 수 있습니다.
 
곽필규:(서류철을 집어들어본다.)
 
봄이의 이전 매니저가 남겨놓은 서류의 일부인 것 같습니다.
 
종이를 한 장씩 찬찬히 넘기다 보면 스케줄러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봄이의 스케줄일까요?
 

핸드아웃 확인.

 

20XX.XX.XX 20XX.XX.XX 20XX.XX.XX
9:00 AM 음방 생방 출근 3:00 AM 사전녹화 출근 9:00 AM XX콘서트 행사
13:00 PM 예능 촬영 10:00 AM 기사 인터뷰 2:00 PM MM페스티벌 행사
5:00 PM 화보 촬영 6:00 PM XX페스티벌 행사 6:00 PM 공항 출국
9:00 PM 생방 라이브 10:00 PM 라디오  
 
스케줄러를 살펴보면, 매일매일 일정이 꽉 차 있습니다.
 
공식적인 행사가 없는 날에도 음원 녹음, 안무 연습과 같은 스케줄로 칸이 빽빽히 채워진 상태입니다.
 
역시 연예인이라 그런지, 상당히 바쁜 삶을 살고 있네요.
 
다른 것을 더 조사해볼 수 있습니다.
 
곽필규:(와. 놀 시간도 없어서 어쩌냐. 부지런한 내 새끼... 작은 포스트잇을 본다.)
 
다른 사람의 필체로 쓰여진 메모가 보입니다.
 
이것도 이전 매니저가 남긴 걸까요?
 
당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즐기세요!
 
매니저의 책상에 붙어 있을 만한 내용의 메모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전 매니저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인 걸까요?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포스트잇은 아주 깨끗합니다.
 
마치 붙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빳빳하고, 접착력도 뛰어난 상태입니다.
 
펜으로 쓰여진 글자를 슥 문질러 보면 펜의 잉크가 옆으로 번집니다.
 
최근에 작성된 메모인 모양이에요.
 
이제 이곳은 더 이상 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을 조사해볼까요?
 
곽필규:(책장을 둘러본다.)
 
소속사의 각종 책자들과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놓여진 책장입니다.
 
세계의 뮤지션과 음악에 관한 책, 경영에 관한 책 등등 많이도 꽂혀 있네요.
 
많은 책들 중에서도 필규는 독특하게 생긴 노란 책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책을 펼치면, 필규가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로 가득합니다.
 
부분부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적혀 있긴 하지만 어딘가 불완전한 느낌이에요.
 
필규는 [행운]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묘하네요, 이런 책이 왜 소속사의 책장에 있는 건가요?
 
과연 이런 책에 볼 게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책장을 빠르게 넘기던 도중, 필규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온전한 내용이 적힌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누군가가 번역을 하다가 만 것 같아요.
 
핸드아웃 확인.
비용: 마력 5 ; 이성 2
시전 시간: 즉시 혹은 2분
 
이 주문은 대상이 특정 사건을 의식적으로 기억하는 것을 방해한다. 술자가 대상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대상은 술자의 지시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술자가 정신력으로 대상과의 대항 판정에서 이기면 즉시 효과가 발동되며, 그렇지 못하면 2분 후에 효과가 발동된다. 술자가 이기면 대상의 정신에서 특정 사건 하나에 관한 부분이 차단된다. 만약 대상이 기억 차단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대항은 필요하지 않다. 술자는 지울 기억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혀야 한다. 특정한 사건에 직접 관련된 주문을 잊을 수 있으나, 이성 손실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
 
시시해! ... 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필규는 자신의 발등에 책을 떨어뜨립니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통증이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것 같아요...
 
아픔을 뒤로하고 다시 책을 집어들면, 필규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온전한 내용이 적힌 한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이게 대체 무슨 내용일까요?
 
필규가 책을 구경하고 있을 동안, 갑자기 테라스에서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필규는 테라스로 가보겠습니까?
 
곽필규:(이게 뭐냐? 여기 흑마술 동지라도 있나? 하는 생각을 하던 중 조금 놀라 동그랗게 뜬 눈으로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더니 테라스로 슬금슬금 가본다.)
 
사무실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은 테라스입니다.
 
작은 의자와 파라솔 같은 것이 놓여 있어 간단히 커피를 마시는 등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규가 테라스 쪽으로 향하면, 테라스에 있는 누군가 언성을 크게 높입니다.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는 것 같아요.
 
필규는 [듣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봄이와 누군가가 크게 다투고 있는 듯합니다.
 
" 제발 말 좀 들어. 그 반지 하나 빼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데? "
 
" 그러니까 싫다고 말했잖아요! 왜 제 의견은 무시하세요? "
 
"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안 그래도 반지 때문에 주변에서 얼마나 의심을 받고 있는지 알아? 의혹 기사 뜨는 거 순식간이야. 그게 다 네 이미지라고! 정말로 사귀는 사람도 없으면서 왜 그래? "
 
" 맞아요, 만나는 사람도 없는데 대체 뭐가 문제예요? 그냥 제가 원해서 끼고 있는 거라고요! "
 
" 하, 진짜 어이가 없어서... 됐다. 말을 말자. 니가 다 알아서 하던가. "
 
대화가 끝나면, 봄이와 다투고 있던 상대방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은 채 테라스에서 나와버립니다.
 
두 사람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거죠?
 
필규가 멍하니 테라스 입구에 서 있거나, 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면 봄이는 언제 화가 났냐는 듯 금세 아주 밝은 표정으로 필규의 이름을 부릅니다.
 
마치 주인을 잘 따르는 고양이 같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설봄:여기서 뭐하고 계셨어요??
 
곽필규:아... (귀엽다... 생각하고 있다가 정신이 퍼뜩든다.) 어, 책장 좀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당신은 여기서 뭐하는겁니까?
 
설봄:아... (필규의 질문에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왼손 약지에 끼고 있는 반지를 보여준다.) 소속사 직원들이 계속 이 반지를 빼라고 혼내요...
 
곽필규:(아, 아까 그래서 그랬구나.) 뭐, 소속사 직원들은 걱정해서 하는 소리일테니까. 그 반지에 뭔가 특별한 거라도 있습니까?
 
설봄:이 반지는 제 삶의 원동력 중 하나예요! 이게 없으면 모든 일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곽필규:(뭐냐? 배터리임?) 아, 예. 소중한거면.. 그럼 목에 걸고 다니거나 하면 좀 티가 덜나지 않겠습니까
 
설봄:그치만... 반지인데 목에 걸고 다니면 의미가 없잖아요! (필규 손에 끼여진 반지를 보더니 손을 잡으며) 필규씨도 이렇게 손가락에 끼고 계신 걸요?ㅎㅎ (필규 반지를 빤히보더니 커플링 같다...라고 중얼거린다.)
 
고작 작은 반지 하나가 삶의 원동력?
 
그의 태도가 어쩐지 기이하게 느껴지는 건 그냥 기분 탓일까요?
 
어느새 퇴근할 시간입니다.
 
아니, 한 일도 없는데요?
 
매니저가 원래 이렇게 한가한 직업은 아닐 텐데... 그래도 일단 집에 보내준다니 신나긴 합니다.
 
슬슬 사무실을 떠나 집으로 가려고 하면, 봄이가 필규를 붙잡습니다. 자신의 핸드폰을 내민 채로요.
 
설봄:저기, 그러고보니... 저 필규씨 연락처를 아직 몰라서 그런데 혹시 알려주실 수 있나요?
 
... 세상에. 지금 이게 무슨 말이죠?
 
지금 굉장히 합법적인 방법으로 봄이의 연락처를 얻어낸 건가요?
 
곽필규:아, 네. 생각해보니까 연락처 교환을 안했었군요. (봄이 핸드폰을 가져가 번호를 적고 친절히 매니저라고 저장까지 해서 주었다.)
 
필규가 봄이의 핸드폰을 받아 번호를 찍어 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봄이로부터 문자가 한 통 도착합니다.
 
" 저예요! " 라는 내용으로요.
 
다정하게 작별 인사를 나누면, 두 사람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꽤나 다사다난한 하루였어요.
 
곽필규:(핸드폰 꼬옥 쥠.. 소중...)
 
# 둘째 날, 행사 공연!
 
별달리 알람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아침에 눈이 떠집니다.
 
졸음을 물리치고 정신을 차려 보면, 평소와 다를 것 하나 없는 방의 풍경이 보이네요.
 
너무나도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어서, 마치 어제 있었던 일들이 꿈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휴대폰을 확인하는 순간, 어제 겪은 기이한 상황들은 꿈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봄이로부터 받은 문자 한 통이 그대로 남아 필규의 메시지 보관함 맨 윗줄을 장식하고 있어요.
 
... 정말로 필규에게 벌어진 일이었던 건가요?
 
부정할 수 없는 놀라운 현실에 다시금 부딪힌 필규, SANc 0/1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이런씨발 개꿈이 아니라고?
 
필규, 이성 1 감소
 
이게 정말 꿈이 아니라면, 필규는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는 뜻이겠죠.
 
봄이를 볼 수 있다는 원동력 그 하나만으로 필규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소속사 사무실에 도착하면, 먼저 도착해 있던 봄이가 기다렸다는 듯 당신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스케줄러를 보아하니 오늘의 스케줄은 지역 축제 행사 공연입니다.
 
그렇다면 노래하고 춤추는 봄이를 그 누구보다도 가까이 만끽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세상에...
 
오늘도 봄이와 필규는 그들의 일터에 옵니다.
 
곽필규:세상에...
 
축제 행사 공연장에 도착하니 여러 스태프들이 무대를 꾸미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봄이와 필규를 발견한 몇몇 직원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면, 어제와 마찬가지로 못 보던 사람인데? 와 같은 수군거림이 들려옵니다.
 
봄이는 역시 오늘도 바쁘네요.
 
도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메이크업을 또다시 어디론가 불려갑니다.
 
필규에게 잠시라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던 모양인지 섭섭한 표정을 지은 채" 다녀올게요, 필규씨. " 라는 말을 남깁니다.
 
... 또다시 당신은 대기실 복도에 혼자 남겨집니다.
 
왜인지 데자뷰가 느껴지네요.
 
그렇게 또 멍하니 서 있으면, 어디선가 속삭이며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필규는 [듣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쫑끗)
 
그들은 작게 속삭이고 있어, 목소리가 큰 한 명의 음성밖에 듣지 못합니다.
 
그래도 대략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는 알 것 같아요.
 
" 야, 야. 아까 설봄 손에 반지 봤어? "
 
" ―――― ―――――? "
 
" 아니, 그런 반지 말고! 왼손 약지에 말야! 원래 저런 거 끼고 다녔던가? 애인 생긴 거 아냐? "
 
" ―? ――― ――――――."
 
" 내 말이! 저러고 다니면 분명 기자한테 물릴 텐데! 쟤가 연예계 돌아가는 판을 모를 리도 없고... "
 
*
 
이런저런 일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으면 어느덧 공연 시작 시간이 훌쩍 다가옵니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바깥에서는 맨 앞줄에서부터 맨 뒷줄까지 객석이 쭉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저 중에는 필규처럼 봄이의 팬인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입니다.
 
설봄:필규씨!!
 
어라, 봄이의 목소리입니다.
 
그새 스타일링이 끝난 모양이에요.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면 오늘도 말끔하게 차려입은 봄이가 당신에게 안기려 달려듭니다!
 
필규는 [민첩]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ㅅㅂ)
 
곽필규, 실패!
 
아차, 싶었으나 한 발 늦었습니다!
 
여기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봄이의 양팔이 당신을 꾸악 껴안습니다.
 
설봄:(필규 품에 파고 든다.)
 
곽필규:으악...
뭐하시는겁니까?? 스타일링은 끝났고요? (어제처럼 자연스레 밀어내본다.)
 
봄이는 또 갑자기 왜 이러는 거죠? 제발!
 
아무리 당신이 봄이의 팬이라지만, 계속되는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은 스스로에게 독이 된다구요!
 
몇 년간의 덕질을 통해 확신할 수 있는 점은 하나 있습니다.
 
이런 애정행각이 사사건건 계속 된다면 다음날 연예 신문 1면에 봄이와 필규의 파파라치샷이 박제될 거라는 사실.
 
연예계가 얼마나 무서운 판인데...
 
내심 좋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당황스럽습니다.
 
곽필규:(으...상상만 해도 끔찍)
 
설봄:네! 다 끝났어요.
저는 필규씨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필규씨는 안 그런가요?
 
누가 보면 며칠은 못 본 다정한 커플인 줄 알겠어요.
 
곽필규:(그니까;)
저희 좀 전에 보지 않았습니까.. 어차피 금방 또 볼텐데요. (어제의 버릇인지, 손이 자연스레 봄이 머리를 향해 가려다 멈칫, 허공에서 멈추더니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봄이는 필규의 대답에 나른하게 웃으며 필규의 얼굴만을 빤히 바라볼 뿐입니다.
 
당장 눈동자에서 꿀이 떨어져도 놀랍지 않겠군요.
 
그 순간, 뒤에서 스태프가 봄이의 이름을 부릅니다.
 
곧 순서가 될 테니 어서 오라는 말과 함께요.
 
그러자 봄이는 스태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숨을 내쉽니다.
 
설봄:계속 함께 있고 싶은데... 왜 이렇게 바쁜 걸까요.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그러고 봄이는 주머니를 뒤져 당신에게 본인의 휴대폰을 건넵니다.
 
설봄:가기 전에, 이거 좀 맡아주시겠어요? 대기실에 두고 오는 걸 깜빡 잊어서...
 
필규가 그것을 받아들면 봄이는 웃으며 " 그러면 다녀올게요. " 라는 말을 남기고, 스태프를 따라갑니다.
 
필규는 또 대기실 복도에 덩그러니 남겨집니다.
 
이때 필규는 무엇을 하나요?
 
마침 봄이의 핸드폰이 당신의 수중에 있어요.
 
비록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아이돌의 핸드폰을 구경해보고 싶지는 않나요?
 
혹시 모르죠, 필규를 향한 봄이의 근본없는(!) 애정에 대해 알 수 있을지도요.
 
매니저인데 가수의 핸드폰 정도는 관리할 수 있지 않겠어요?
 
곽필규:(휴대폰을 지그시 바라보다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믿고 맡겼을텐데 휴대폰을 보는 건 좀... 그래도 자꾸만 휴대폰에 시선이 가던 필규는 결국 따악 배경화면만 보자. 따악! 이런 마음으로 휴대폰을 켜본다.)
 
필규가 봄이의 핸드폰을 열면, 당신을 반기는 것은 깔끔한 배경화면이 아닌 웬 메모 어플입니다.
 
왜 이게 먼저 뜨는 거죠? 아까까지 계속 무언가를 쓰거나 읽고 있었다는 뜻일까요?
 
액정을 슬라이드해서 대강 훑어보면 아주 많은 메모들이 있습니다.
 
봄이의 자잘한 일상 같은 것도 있고, 당장 편의점에서 뭘 살 지 메모해둔 것도 있네요.
 
필규는 [자료조사]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찬찬히 화면을 살펴보고 있으니 최근에 쓰여진 기묘한 문서 하나가 필규의 눈에 띕니다.
 
작성 시기를 확인해 보면, 어제 오전입니다.
 
문체를 보아하니 봄이가 직접 쓴 건 아닌 것 같은데... 한번 읽어볼까요?
 

핸드아웃 확인.

♥ 왼손 약지에 반지를 낀 당신에게! ♥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공허하지는 않으신가요?

정말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긴 한지 의문스럽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 반지는 당신의 고민을 해결해줄 것입니다.

자, 보이시나요? 는 당신만을 위해 나타난 백마탄 기사님이에요!

※ 주의사항 : 그를 떠나보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반지를 빼지 마시오!

 
이건 무슨 내용이죠? '왼손 약지에게 반지를 낀 당신에게', 마치 봄이를 향해 쓰여진 글만 같습니다.
 
이것이 정말 봄이에 대한 메모라면... '그를 떠나보내고'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필규는 [자료조사]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방금 살펴본 것 바로 밑에 있는 메모가 눈에 띕니다.
 
곽필규:(부릅!)
 
그저께 오후에 작성된 메모입니다.
 
봄이가 직접 작성한 문서 같습니다.
 
내용은 길지 않고, 딱 한 줄만이 적혀 있습니다.
 
너무 힘든데 의지할 사람이 없다. 이 반지는 또 뭔지... 빠지지도 않고. 피곤해.
 
메모를 곱씹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느새 봄이의 공연이 시작될 시간입니다!
 
곽필규:(내 새끼... ㅜㅜ)
 
대기실 카메라로 그를 지켜볼 수도 있겠지만, 필규는 봄이의 팬이잖아요.
 
맨눈으로 그의 무대를 볼 날이 살면서 얼마나 있을까요.
 
필규가 바깥으로 나가면 타이밍 좋게 봄이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미모 열일, 성대 열일, 춤선 열일...
 
역시 봄이는 천상 아이돌임이 분명해요.
 
*
 
*
 
*
 
얼마나 지났을까요.
 
환상적인 무대에 넋을 놓고 있다 보면 어느새 봄이의 무대가 끝납니다.
 
쏟아지는 박수갈채와 함성.
 
필규 또한 그 열렬한 응원에 동참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곽필규:(죽어도 여한이 없다...)
 
액정 너머로만 봐도 행복했는데, 일렇게 실제로 보니 백 배는 더 멋있습니다.
 
최고다, 설봄쨩!
 
봄이가 슬슬 무대를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군요.
 
봄이는 잠시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필규를 발견하고는 필규가 있는 곳으로 호다닥 달려옵니다.
 
설봄:필규씨! 저 계속 보고 있었어요? 저, 필규씨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어요... 헤헤.
 
봄이는 이번에도 해맑게 웃으며 필규에게 말을 건넵니다.
 
간지러운 말이 덧붙은 듯한 건 기분 탓일까요?
 
방금까지 열심히 라이브를 했으면서, 별로 힘든 기색도 보이지 않습니다.
 
역시 프로 아이돌은 뭔가 다르군요!
 
곽필규:네, 잘하시더군요. 예전에는 보고싶어도 못 본 무대를 여기서 보게되네요. (낯간지러운 말은 안중에도 없는 필규는 역시 내새끼는 프로라며 속으로 혼자 자랑잔치를 하고 있다.)
 
봄이는 수줍은 듯 한마디를 더 보탭니다.
 
설봄:있잖아요, 필규씨... 상으로 볼에 뽀뽀해주시면 안 돼요? 저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 말과 동시에, 봄이는 필규의 양 손을 덥석 잡습니다.
 
아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이번에도 열심히 했으니 칭찬해 달라, 쓰다듬어 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라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갑자기 뽀뽀요?
 
여기서요? 보는 눈이 이렇게나 많은 무대 근처에서? 진심?
 
갑작스레 벌어진 낯뜨거운 상황에 필규, SANc 0/1
 
곽필규: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필규, 이성 감소 없음.
 
곽필규:...나, 나읒, 나. 나중에 해주면 안됩니까? (너무 놀랐는지 혀를 씹었다. 얼얼한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 필규의 얼마 안남은 정신머리를 더욱 단단히 고쳐잡아주는 것 같았다.)
 
절대로 안 돼요.
 
이렇게 보는 눈이 많은 장소에서 그런 대담한 애정행각이라뇨!
 
아무리 필규가 봄이의 팬이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해요.
 
팬이나 관계자의 눈에 띄기라도 하면 매장당하는 건 한순간일 거라구요.
 
봄이가 조금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입니다만, 우리의 이미지를 위해 어쩔 수 없어요.
 
두 사람은 어제 처음 만난 데다가 일적인 관계로 이어져 있잖아요.
 
그런데 포옹도 모자라서 뽀뽀를 해 달라구요?
 
아무리 필규가 봄이의 엄청난 팬이라지만 어딘가 기묘합니다.
 
이런 필규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봄이는 여전히 눈을 반짝이며 당신을 바라보고 있네요.
 
곽필규:(아기고양인가?)
 
설봄:나중에 진짜 해주실 거죠? 네?
약속해주세요.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곽필규:참나, 저같은 거한테 뽀뽀받아서 뭐 그리 좋다고 그럽니까? (조금 불만스레 투덜거리면서도 새끼손가락을 꼬옥 건다.)
 
설봄:(필규가 퉁명스럽게 말해도 끝내는 손가락을 걸어주자, 마냥 좋다는 듯 웃는다.)
 
행사도 끝났고, 이런 얼떨떨한 상황이 길어지기 전에 어서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 아직도 둘째 날, 사무실에서는?
 
떨떠름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오면,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이 보입니다.
 
어라, 뭔가 좋지 못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
 
필규와 봄이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들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러고는 켜져 있는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킵니다.
 
모니터에는 어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 하나 띄워져 있습니다.
 
< 설봄 요즘 연애함? > 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다가가서 살펴본다면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핸드아웃 확인.
 오늘 행사 공연 1열에서 보고 온 사람인데 왼손 약지에 반지 끼고 있던데?? 단순 패션 반지라기엔 디자인이 넘나 커플링임; 원래 없었던 것 같은데... 저거 어떻게 생각해?
 
보미뽀미  20XX.XX.XX 작성
어 그거 나도 봄ㅋㅋㅋㅋㅋㅋ; 찐으로 커플링.....?
 
최고과즙봄이  20XX.XX.XX 작성
야 아니겠지 설마; 제정신이면 아이돌이 그러겠냐ㅋㅋ 루머 유포 ㄴㄴ
 
잡덕  20XX.XX.XX 작성
아니라고 우기기엔 넘나 선례가 많음ㅇㅇ 티내다가 터진 돌 많잖아 팬들 마음 단단히 먹고 있어라~
 
 
보아하니 오늘 행사에 다녀온 봄이의 팬이 올린 게시글 같습니다.
 
무어라 생각을 하기도 전에, 옆에서 신경질적인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속사 직원:그러게 내가 그놈의 반지 좀 빼라고 했잖아! 이런 글 한 번 뜨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벌써 인터넷에 조금씩 퍼지고 있어! 제발 조심히 행동하란 말야.
 
짜증 섞인 문장을 토해내는 사람을 바라보면, 어제 테라스에서 봄이와 말다툼을 하던 직원입니다.
 
그를 선두로 하여 다른 직원들까지 한마디씩 얹기 시작합니다.
 
아이돌이면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잖냐, 있는 팬 다 잃고 싶냐, 네 이기심이 몇 명에게 피해를 끼치게 될지 생각은 해봤냐, 일 커지면 수습은 어느 세월에 하겠냐...
 
온갖 비난이 멍한 표정을 지은 설봄을 향해 쏟아집니다.
 
곽필규:(봄이를 힐끔 바라보고... 그냥 묵묵히 옆에 있는다.)
 
냉랭한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졌을까요.
 
한숨 소리가 한 번 들리더니 이내 직원들은 바깥으로 나가 버립니다.
 
덕분에 사무실에는 필규와 봄이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잔뜩 어색해진 공기를 뚫고 무어라 말을 꺼내려 하면, 봄이가 먼저 입을 엽니다.
 
설봄:....오늘은 먼저 가 볼게요. 고생 많으셨어요.
 
그러고는 봄이도 무언가에 도망치듯 사무실 밖으로 나갑니다.
 
필규가 붙잡아도, 그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바깥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진작 봄이를 잘 설득해서 반지를 빼낼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혼날 일은 없었을 텐데요.
 
아니, 애초에 사람들은 고작 반지 하나 가지고 저런 구설수를 다 만들어 내는 건가요?
 
루머는 정말 쉽게 만들어지고 퍼지는구나,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필규가 봄이의 매니저가 아닌 일개 팬의 입장으로 그를 바라봤다면 또 달랐겠지만요.
 
아까 핸드폰에 적힌 메모를 생각해 보면, 커플링이 아닌 건 확실한데…
 
필규는 [행운]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제 어떡하지, 생각하던 와중. 홀로 밝게 켜져 있는 컴퓨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까 본 게시글 말고도 다른 창이 더 켜져 있는 것 같은데... 한번 살펴볼까요?
 
곽필규:(눈을 조금 찌푸리고 들여다본다.)
 
인터넷 창에는 [연예인 A씨는 현재 열애 중…]과 [봄이 귀여운 표정 본 사람]라는 이름의 탭들이 켜져 있습니다.
 
어떤 것을 먼저 확인해볼까요?
 
곽필규:(우선 '봄이 귀여운 표정 본 사람' 탭을 본다. 봄이니까. 당연하지.)
 
→ [봄이 귀여운 표정 본 사람] 클릭
 
모 커뮤니티에 작성된 짧은 게시글입니다.
 
제목에서부터 봄이에 대한 팬의 주접이 느껴집니다.
 

핸드아웃 확인.

막콘 직캠 보다가 느낀 건데 중간에 동물 잠옷 입고 토크 하다가 갑자기 객석 보면서 되게 멍한 표정 짓지 않았음?? 얼 빠진 고양이 같아서 귀엽더라ㅎㅎ 며칠간 계속 콘서트 한다고 꽤 피곤하긴 했나봄 

 
다른 창도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곽필규:(크.. 나도 봤지. 잘 아는군. 다른 탭을 마저 살펴본다.)
 
→ [연예인 A씨는 현재 열애 중…] 클릭
 
인터넷 뉴스 기사입니다. 제목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듯 연예면 기사네요.
 
핸드아웃 확인.
 뜨거운 화제! 연예인 A씨는 현재 열애 중?
20XX.XX.XX 작성                                                 OOO기자
 
최근 M소속사의 그룹 L에 속한 A씨가 일반인 K모씨와 1년 넘게 뜨거운 열애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이다. 소속사 측은 처음에 A씨의 열애설을 적극 부인했으나, 여러 관계자들의 증언과 커뮤니티에 유포된 게시글은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 널리 퍼진 상태였다. 이내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두 사람의 열애를 인정했다. 이에 A씨의 팬들은 'A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럴 수도 있지. A의 선택을 응원한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한편 A씨가 출연하는 주말드라마 '냐루 씨의 멋진 일상'은 이번 토요일 ―시에 첫 방송이 예정되어 있다.
 
 
 
 
 
절대L해  20XX.XX.XX 작성
미쳤? 이 시기에 연애? 그럴 수도 있지는 언놈의 의견이냐ㅋ; 돌았어 팬덤 깎이면 니책임이다
→  답글
       A고 20XX.XX.XX 작성
       돌은건 니 머가리인듯? 탈덕할거면 조용히 꺼져라 분탕질 하지 말고ㅋㅋㅋㅋㅋ
 
        L라스틴 20XX.XX.XX 작성
       팬덤 깎이면 ㅇㅈㄹㅋㅋㅋ 근데 연애 별로긴 하다 환상 다 깨진 기분임; A는 안 그럴줄
 
        머글 20XX.XX.XX 작성
        야ㅋㅋ니네 팬덤 자정작용이나 좀 해봐라 너네 상대 일반인 신상 털고 난리났더만
 
 
스크롤을 조금 내려 보면, A씨의 팬들이 작성한 걸로 보이는 댓글이 여럿 보입니다.
 
이곳에서도 팬들이 서로의 머리채를 쥐어잡으며 싸우고 있습니다.
 
정말 연예계는 단 하루라도 평화로울 날이 없네요.
 
만약 봄이도 열애설이 터진다면, 분명 이렇게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겠죠.
 
곽필규:(연예인 팬들이 분탕질은 레전드지)
 
...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모니터에 이제 읽을 활자가 남아있지 않게 됐을 때까지, 여전히 사무실은 고요합니다.
 
봄이가 다시 돌아올 것 같지도 않고... 이만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내일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곤해지네요.
 
곽필규:(집이나 가자..터덜터덜)
 
필규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일찍 자는게 좋겠어요. 내일은 또 봄이와 함께 열심히 일해야하니까요!
 
# 셋째 날, 어디로 갔어?
 
오늘도 어김없이 필규는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점점 이 기묘한 상황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정말 익숙해져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는 한 걸까요?
 
봄이를 눈앞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평화로웠던 삶이 조금 그리워집니다.
 
그러고보면 봄이는 괜찮을까요, 어제 직원들에게 대놓고 혼나던 봄이의 모습이 문득 떠오릅니다.
 
오늘 만나게 되면 위로든 뭐든 해줘야겠어요.
 
그가 반지를 뺄 수 있게 회유하면 더 좋고요. 혹시 모르잖아요, 의혹이 진짜인 것처럼 부풀려질지.
 
그렇게 되면 봄이의 입장이 곤란해질지도 모르는 노릇이니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필규는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오늘도 사무실의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필규가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속사 사장:설봄 얘는 대체 왜 나타나질 않는 거야? 통화 되는 사람 아무도 없어?
 
 
소속사 직원:어제 뭐라 한마디 했다고 반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아하, 보아하니 봄이가 나타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니 잠깐만, 봄이가 없다고요?
 
필규가 멀뚱히 서 있으면, 당신을 발견한 누군가가 다급하게 말을 겁니다.
 
혹시 오는 길에 봄이를 봤냐며, 없으면 좀 찾아봐줄 수 있겠냐며, 당장 스케줄이 있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요.
 
아무래도 봄이를 찾으러 가봐야겠죠?
 
곽필규:헐.
 
필규가 얼빠져서 헐... 하고 있는 사이
 
띠링―!
 
갑자기 필규의 핸드폰에 문자 알림음이 울립니다.
 
발신인을 확인해 보면 봄이입니다.
 
뭐죠? 모두가 바삐 찾고 있는 당사자로부터 문자가 오다뇨.
 
「 저 지금 지하 연습실에 있어요. 와 주실 수 있나요? 」
 
타이밍이 좋네요. 마침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까지 알려주다니요!
 
그런데 어쩐지 묘한 말투입니다.
 
'와 줄 수 있나요'라니, 마치 필규가 직접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듯해요.
 
... 묘하게 느껴지면 뭐 어쩌겠어요. 사무실 상황을 보니 한시가 급한 것 같은데!
 
충실한 매니저 필규가 직접 모시러 가는 수밖에요.
 
필규는 봄이에게 가볼까요?
 
곽필규:(그래... 난 개니까... 봄이가 있는 곳을 향해 가본다.)
 
# 셋째 날, 왜 여기에 있어?
 
필규는 봄이의 연습실로 가기 위해 지하로 내려갑니다.
 
한 층을 쭉 내려가면 연습실 입구로 보이는 문이 당신을 가로막습니다.
 
문을 밀어 열려고 하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아니 여기에 있다면서요? 초대해 놓고 문을 잠그는 게 말이 돼?
 
필규는 어떡할까요?
 
곽필규:(씨발 뭐야 이건 또ㅡㅡ. 문에 쿵쿵쿵.) 설봄. 나 매니저야.
 
다행히도 노크를 하거나 몇 번 문을 덜컹이면 봄이가 와서 문을 열어줍니다.
 
문이 열리면, 눈앞에 피곤해 보이는 표정의 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두운 낯빛은 당신을 보자마자 금세 밝아집니다.
 
" 필규 씨... " 라며 나지막이 당신을 부르는 그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필규는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봄이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인 듯합니다.
 
메이크업 아래에 가려져 있던 그의 모습은 어딘가 초췌해 보입니다.
 
깊게 내려온 다크서클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어요.
 
잠이라도 설쳤던 걸까요, 많이 지친 듯합니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봄이는 당신을 향해 희미하게 웃습니다.
 
설봄:필규씨, 할 말이 있어요... 잠깐이면 돼요.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듯이 손을 잡고 이끈다.)
 
연습실은 고요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아무도 없고, 노래도 틀어져 있지 않습니다.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봄이와 필규의 규칙적인 발소리만이 공간을 울릴 뿐입니다.
 
연습실 벽에 기대어 앉은 봄이는, 지친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설봄:갑작스레 미안해요, 그렇지만... 필규씨에게는 꼭 말해야 할 것 같아서요.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몸은 망가져가는데 소속사에서는 계속 일정을 잡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악플은 늘어나고... 열심히 산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저를 사랑해주는 것도 아니더라구요.
저한텐 사생활도 없었어요. 저의 모든 행동이 파파라치나 일부 극성팬들의 눈으로 감시되고 있었고, 처음엔 그게 너무 두려워 마음대로 집 앞 편의점도 나가기 힘들었어요...
연예계 일을 시작하자고 마음먹었을 때 어느 정도 각오한 일이긴 하지만, 맨정신으로 부딪히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한텐 무조건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가 필요했어요.
얼마 전에 제가 콘서트 했던 거... 아실지 모르겠는데, 그때 저에게 기이한 일이 하나 일어났었어요.
 
설봄:토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묘한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뭐라그랬더라...? 당신이 진정으로 기대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날 것이다? 라고...
그 목소리와 동시에 생겼던 게 이 반지였어요...
필규씨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기이한 목소리가 말해준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어요.
그렇지만, 어제 직원들 반응 보셨죠..? 그분들은 제가 단순히 약지에 반지를 끼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의혹 글이 한두 개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예민하게 반응하셔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지...ㅎㅎ 하지만 저는 그분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요.
 
설봄:이대로 가다간 모두에게 상처만 주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필규씨가 너무 좋아요. 이 반지가 사라지면 필규씨랑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될 것만 같아서 무서워요.
업계에 뛰어들 때도 모두 각오한 일인데도, 너무 어렵네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은 삶은 어렵네요...
(봄이는 입술을 꾹 깨물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금지된 사랑과 각종 외압으로 인해 너덜너덜해진 비운의 봄이…
 
필규는 '여태껏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며 안쓰러워할 수도 있고, '아이돌이니까 그 정도는 당연한 거 아냐?'라며 어이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을 느끼든지간에 틀린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행보입니다.
 
필규는 [아이디어] 판정을 해주세요.
 
곽필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저께, 책장에서 발견했던 노란 책에 적혀 있던 한 문장이 문득 떠오릅니다.
 
특정한 사건에 직접 관련된 주문을 잊을 수 있다.
 
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반지를 낀 것은 봄이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봄이가 무언가의 주문에 걸렸던 거라면, 이 방법은 효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봄이는 필규,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 폐를 끼치고,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합니다.
 
액정 너머에서 그렇게나 빛나던 당신의 우상 봄이도, 결국 인간이었던 거예요.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때때로 행복을 위해 이기적이고자 하는 그 모습은...
 
어떻게 보면 그는 필규보다도 더 나약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면 봄이는 애써 웃습니다.
 
쏟아지는 역경과 비난 속에서도 한 줄기 웃음을 잃어선 안 되는, 아이돌의 쓸쓸한 미소입니다.
 
설봄:며칠간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죠? 미안해요... 다 제 욕심 때문이었나 봐요.
이젠 필규씨가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저를 내치든, 그렇지 않든... 원망하지 않을게요.
 
봄이의 유일한 의지가 되기 위해 계속 그의 곁에 남을지, 봄이의 평판을 지켜내기 위해 그를 떠날 준비를 할지.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습니다.
 
하나뿐인 별, 소중한 우상을 위해서 당신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곽필규:허, 참나... (모든 이야기를 들은 필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난, 난, 내가 꿈이라도 꾸는 줄 알았지. 생각해 봐, 좋아하는 아이돌 생각하며 눈감았다가 떴는데 한낱 아이돌덕후더러 갑자기 매니저를 하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 씨발, 이게 다 네가 한 일이었냐? ...이게 정녕 꿈이 아니라 현실이냐?
네가... 날 불렀어?
(잠시동안의 침묵 속에서 고민하는 듯 입을 꾹 다문 필규는 어색하게 봄이 머리에 손을 툭 얹었다. 내가 모르는 설봄, 아이돌이 아닐 때의 설봄. 피폐한 시선 한 줄기 나눌 이 없어 꼿꼿하던 허리가 꺾이고, 나락과 다를 바 없는 힐난을 한탄할 곳이 없어 성대가 잘린 사람. 얘야, 사랑스러운 내 새끼. 네가 골라내는 단어 하나하나, 생생한 표정 하나하나에 온갖 감정이 깃들었는데. 추레한 행색의 낭인. 너는 여태껏 불행을 이불 삼아 단잠에 빠져들었구나. 그런 팍팍한 삶 속에 겨우 찾아온 행복을 도로 가져갈 수나 있긴 한걸까. 아니, 그래선 안됐다. 줄곧 하고싶었던 말을 하기 위해 필규는 입을 열었다.)
...계속 몰아붙이면 내 말 들을 것 같고, 얌전해질 것 같냐?
아니야, 설봄. 난 만약 그들이 날 벼랑 끝으로 내몰았으면 그 놈들 대신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 걸 선택할거야.
그리고 저 아래에서 웃겠지. 꼴 좋다고.
 
곽필규:모두가 널 위한다고 입모아 말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호의가 뭐 꼭 나를 위한거라고 자신할 수 있던가?
인생은 짧아. 네 인생의 주인은 너니까 네가 원하는대로 알아서 살든가. ...방구석에서 오타쿠짓이나 하는 빌어먹을 개백수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그런 나니까지. 하고싶은 걸 마음껏 누리며 사는 나니까 할 수 있는 말이야.
뭐... 사람이 사고 한 두번쯤은 치면서 살 수도 있지 않겠냐? 안 그런 놈은 인간미 없어.
잔소리하는 녀석들 말 한 귀로 흘려듣고 가끔은 사고치며 살아도 된다고. 그게 더 고양이같고.
...아오, 씨발 (말주변이 없는 제가 한스러운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욕짓거리를 내뱉는다.)
내 말은, 너도 사람이라고.
 
곽필규:너도 사람이라고, 설봄.
모든 게 네 맘대로 되지 않으면, 하고싶은 걸 해.
(그러곤 불안한 강아지마냥 우물쭈물하더니, 볼에 쪽 입맞추고 얼른 떨어진다. 그는 시선을 옆으로 늘어뜨렸다. 사과마냥 붉게 물든 뺨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시끄럽게 주장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저번에 약속한 거. 아쉬워하길래. 이제 그만 토라져있어라. 바보고양아.
 
설봄:꿈이 아니에요. 필규씨와 제가 만났다는 게... 마치 꿈에서만 볼 수 있을 거 같은 백마 탄 기사님이 제 앞에 나타났다는 게 믿을 수 없지만 이렇게 온기가 느껴지는 데, 어떻게 꿈일 수가 있겠어요?
(필규의 손을 잡는다. 그러곤 가만히 필규의 말을 귀 기울여 듣더니 옅게 미소지으며) 역시 제가 필규씨를 운명이라고 생각했던게 틀리지 않은 거 같아요. 하고 싶은 걸 누리면서 사는 자유로운 당신은 더 빛나는 거 같아요. 지금 저의 모습보다 더... 저는 여태껏 제 감정에 솔직하게 살아본 적이 없었어요. 힘들어도 참고, 슬퍼도 울지 않고... 근데 필규씨를 만나자마자 저를 옭아매던 모든 것들이 사라진 것만 같았어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기댈 수 있다는 게 기뻤어요. 세상에 한 명쯤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구나... 그런 기쁨. 벼랑 끝에 내몰린 제가 뛰어내린다면... 어쩌면 밑에서 필규씨가 저를 안아줄 것만 같아요. 당신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 수가 있어요. 제가 원하는 인생을 살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필규씨가 처음이거든요.
사고... 사고치는 게 아직 겁나긴 하지만요... 원래 어른일 수록, 영향력이 큰 사람일 수록 실수하면 안된다는 게 인식이 강하잖아요?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금새 다시 표정을 피고는 필규를 바라본다.) 그치만 그건 너무 인간답지 못하다는 걸 당신이 알려준 거 같아요. 저 필규씨 말대로 사람처럼 살아볼게요. 고양이 같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피식 웃는다. 갑작스레 필규가 제 볼에 입을 맞추자, 봄이도 덩달아 얼굴이 새빨개진다. 그러곤 눈을 휘둥그레 뜨고 필규를 한참동안 바라본다.)
약속한 거 안 잊어버리신 거에요...? (잔뜩 빨개진 얼굴이지만 그래도 필규의 애정을 받아 기쁜 것인지 해맑게 웃는다. 응석이라도 부리고 싶은지 필규의 품을 파고 들더니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안 돼요? 기사님의 입맞춤은 사람 한 명도 살릴 수 있잖아요.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은데... 헤헤.
 
곽필규:(지척 너머에서 조용히 말하는 여린 목소리가 이다지도 사람을 괴롭게 만들 수 있을 줄이야. 필규는 홀로 조용히 생각하고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앉아있는 소녀의 옆으로 연습실에 장식되어 떨어지고 있는 붉은 동백꽃들이 슬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귀중한 돈벌이'였다. 사라져선 안 될, 자신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소중한 아이.)
(본래 자신이 해야 할 일은 그런 아이를 감시하는 것이었다. 설봄이 반항을 하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지는 않았는지. 혹은 스캔들이 나지는 않았는지. 오늘의 상태는 괜찮은지. 그런 사소한 것들을 감시하는 역할에 자신은 배정을 받았다. 처음에는 저 또한 그녀를 일종의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설봄은 밝게 웃을 줄 알고,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말할 줄 아는, 제 또래에 맞는 아이였다. 한없이 순수했고 맑았으며 꿈을 꿀 줄 알았고 자신의 목적도 알고 있었다. 바라는 일도, 추억도, 생각도, 좋아하는 것도 많은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래, 사람이었다.)
하, 어이없어서 웃음이 다 나온다... 나같은 게 어딜봐서 백마 탄 왕자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라지만, 설봄. 넌 눈이 삐어도 제대로 삐인 것 같아.
(부끄러운 기색을 감추려는 듯 괜히 서툴게 모진 말을 해보던 필규는 품에 파고 든 설봄을 마침내 제대로 안아보았다. 처음만큼 긴장되지는 않았다. 편안했다.)
그래. 받아줄게. 네가 하늘에서 똑 떨어지든 땅에서 솟아나든 받아주겠다고. 그러려고 부른 거 아니냐? 나를 불렀으면, 제대로 써먹어야 할 거 아냐?
불만을 털어놓든, 투정을 부리든, 여기 받아 줄 사람 한 명은 있으니까 참지 마라.
 
곽필규:(그러곤 설봄을 안고 있던 필규는 그녀의 머리에 꿀밤을 꽁! 쥐어박았다.) 참나, 응석부리는 게 아주 도가 텄네. 바깥에선 그러지 마 바보야!
(조금 혼내던 것도 잠시, 품에 작은 고양이처럼 안겨 있는 그녀의 턱을 들어올린 필규는 정말로... 입맞춤을 했다! 그래, 다른 데도 아니고 입에다가 입을 맞춘 것이다. mouth to mouth!) ...이제 됐어. 더 안해!!! 열심히 살아 바보야!! (씨발, 멍청이똥개해삼말미잘. 얼굴이 화끈한 것이 살갗을 타고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설봄:(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더니 필규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제가 눈이 삐었어도 이거 하나는 장담할 수 있어요. 여태껏 봐왔던 연예인들보다 필규씨가 더 잘생겼어요!! (필규의 진심어린 말들에 위로가 된 건지 봄이는 살짝 글썽거리더니 훌쩍 거리는 소리를 낸다. 아마 우는 것 같지는 않지만 감동받긴 한 듯.) 고마워요, 필규씨... (꿀밤을 맞아도 마냥 좋다는 듯 그저 웃기만 한다.) 바깥만 아니면 되는 거죠? 그쵸? 알겠어요. (필규가 봄이의 입술에 입 맞춰주자 봄이는 눈을 꾸욱 감았다가 다시 뜬다. 짧은 입맞춤이 아쉽다는 듯한 눈치지만 그래도 만족한 건지 고개를 끄덕인다.) 열심히 살게요. 연예인으로도, 사람으로도...
 
필규는 머릿속에 떠오른 주문을 애써 무시해 버립니다.
 
그런 이상한 마법 없어도 괜찮아요.
 
지금 여기서, 언제까지나 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봄이의 팬인걸요.
 
봄이로부터 받은 뜨거운 사랑과 에너지와 열정을 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불사를 수 있어요.
 
당신은 봄이를 부드럽게 껴안습니다.
 
그에 봄이도 아무 말 없이 필규를 양 팔로 감싸 안습니다.
 
맞닿은 서로의 체온이 느껴집니다.
 
누가 보고 있다면 큰일이었겠지만, 지금 이곳에는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이제 다 괜찮아질 거예요.
 
시간이 지날수록 소속사 직원들의 압박은 심해집니다.
 
기자들이 쌍심지를 켜고 있으니 제발 행동을 조심히 할 수 없겠냐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더군요, 글쎄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악플이 올라오든, 팬덤이 뒤집어지든, 누군가가 우리를 질타하든.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떤 역경이 생기더라도 당신이 봄이를 행복하게 해 주면 되는 거니까요.
 
그건 필규,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의지가 될 수 있다니 멋지지 않나요?
 
그것도, 필규가 사랑해 마지않는 봄이의...
 
.....
 
며칠 전 당신의 머릿속에 떠올랐던 물음표를 기억하나요?
 
" 과연 설봄은 행복할까? "
 
당신이 선택한 이 상황은 그 의문에 대한 좋은 해결책이 되었나요?
 
아마도, 지금 그의 행복 한가운데에 있는 것은 당신이겠지요.
 
END.2 인연은 반지로 엮이고
 
보상: 이성 회복 1D3
 
곽필규:
ㅋㅋ..
rolling 1d3
 
( 
3
 )
 
= 
3
 
필규, 이성 3 회복
 
따로 주문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봄이는 영원히 반지를 낀 채 살아갑니다.
 
반지를 빼지 않는다면 5일 후 두 사람의 열애 의혹 기사가 터집니다.
 
~끝~
 
곽필규:
봄이를 사랑하는 마음 Roll
기준치: 100000000000000000/50000000000000000/20000000000000000
굴림: 9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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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5〔Tell ME!!! U LOVE ME?〕로그 백업

TRPG/봄이♥필규

2020. 8. 5.

 

〔Tell ME!!! U LOVE ME?〕로그 백업

 

KPC 곽필규 (리체)

PC 설봄 (종달새)

 

 

 

* 필규 그림과 세카는 리체님께서 ^^

 

 

같이 들으면 좋은 노래

 

 

*

 

더보기
 
♥Tell me!!! U LOVE ME?♥
 
*
 
KPC 곽필규
 
PC 설봄
 
*
 
설봄은 오늘도 평범하게 학교를 끝냅니다.
 
생각 끝에는 필규가 있었고, 그녀가 필규를 짝사랑한 지도 며칠 째입니다.
 
어린 나이에 무슨 사랑이냐고 선생님이 뭐라고 한 소리 한 적도 있지만…
 
그건 어른들이 모르는겁니다!
 
그에 대한 감상에 빠지고 있으면 금방 집으로 갈 준비를 끝내고 집으로 가려고 합니다.
 
선배가 졸업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같이 하교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 하교하면서 필규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선배는 늘 잘 대해주다가도 가끔 속내를 모를 행동을 합니다.
 
내가 사랑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눈 앞에 필규의 얼굴이 대뜸 나타납니다.
 
너무 보고 싶어서 헛것을 보나?
 
싶었지만… 그런 게 아닙니다.
 
진짜 필규입니다.
 
선배가 웬일이죠?
 
평소에는 하교할 때 마중나오진 않았던 것 같은데…
 
곽필규:야, 데리러 왔다.
 
라며...볼에 대뜸 입을 맞추지 뭡니까?
 
설봄:(필규가 볼에 입을 맞추자 화들짝 놀라며) 서,선배!!!!!! (필규를 밀친다)
죄...죄송... 아니 갑자기 왜 이러세요!
 
곽필규:으악 (밀쳐짐;;)
뭔 애가 힘이 그렇게 쎄냐; ㅡㅡ 뭐긴뭐야. 인사지.
 
설봄:세상에... 누가 인사를 이렇게 해요? 아니... 외국식 인사인가? (그러곤 필규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한다)
 
곽필규:뭐, 미국식 인사는 맞지. 뽀뽀 한 번 했다고 뭘 그렇게 놀라냐? 벽에 쳐박히는 줄 알았네.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운 표정으로 더 다가가본다. 지금도 이미 가깝지만..)
 
설봄:벽에 쳐박힐 정도로 밀진 않았거든요? 어이없어... (필규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틈을 타서 볼을 꼬집어버린다)
하하하 복수 성공 (^^)
 
곽필규:므?? (뭐? 라고 말하려는 것 같았는데.. 볼이 꼬집힌 탓에 발음이 샌다. 볼을 꼬집은 설봄의 손을 잡아 내려놓더니)
나참, 어이가 없어서.. 기껏 데리러왔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네.
 
설봄:원수라뇨! 선배가 먼저 장난쳤잖아여... (째려봄)
근데 이 시간에 웬일로 나오셨어요...?
 
곽필규:아니, 니 데리러왔다니까?
(그러곤... 주위를 둘러보며 눈치를 살피는 듯 하더니 좀 뜸을 들이고 말한다.) ...보고싶어서.
 
설봄:말도 없이 데리러 오시니까... 이상해서요. (뒤에 이어지는 말에 부끄러웠는지 헛기침을 한다) 저,저도요...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곽필규:미친... 뭔 말을... (작은 소리지만, 똑바로 들은 듯 귓가가 점점 붉어진다. 애써 티내지 않으려는 듯 시선을 피하더니, 슬쩍 손을 잡는다.)
여기서 있다가 시간 다보내겠다. 가자.
 
어쩌다보니 당신은 그와 함께 하교하게 되었습니다.
 
길을 걸으며 자기도 모르게 옆에 있는 사람을 훔쳐보게 됩니다.
 
오똑한 콧날, 진하고 날카로운 인상의 눈매와 눈썹이 마치 그림으로 그려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지나가는 사람들도 우리쪽을 슬쩍슬쩍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수려한 그의 외모 때문일까요?
 
아까 닿은 볼의 감촉이 아직도 간질간질합니다. 조금은... 귀여워 보일지도.
 
그리고 계속 입술에 시선이 갑니다. 아까의 여파일까요?
 
쿵쿵쿵쿵...
 
귀가 아픈 심장소리와 함께 오밀조밀 움직이는 입술을 보면…
 
곽필규:야... 내 입에 뭐 묻었냐?
아까부터 왜 정신빠진 듯이 있어.
 
그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어느새 익숙한 아파트가 눈에 보입니다.
 
그는 잠깐 서서 고민하다 설봄에게 묻습니다.
 
곽필규:..근데 오늘 너희 집 놀러가도 되냐?
 
설봄:저희 집이요?
네, 어차피... 집은 항상 비어있으니까 상관 없어요. 부모님 오시기 전까지만요.
오시게요?
 
곽필규:엉. 가고싶은데.
그럼 된다는 소리지? (왠지 조금... 눈에 띄게 들떠보인다.)
 
설봄:네!
 
두 사람은 사이좋게 손 잡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갑니다.
 
설봄의 집입니다.
 
평소대로 부모님은 집에 안 계신 것 같고, 여전히 지나치도록 깨끗한 집입니다.
 
곽필규:...실례합니다. (퉁명스럽지만 일단 예의는 바른 듯)
 
설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서오세요ㅋ
 
곽필규:왜웃냐?
 
설봄:아무도 없는데 인사하니까 웃기잖아여...
아니면 귀신이라도 있나?
 
곽필규:어이없네... 너 있잖냐.
 
설봄:같이 들어왔으면서ㅋㅋㅋ
 
곽필규:하..놔...ㅡㅡ
그래그래 내가 바보다.
바보래도 손님인데 이렇게 세워두게? 뭐 할 거 없냐.
 
설봄:헉!
(필규를 데리고 들어가서 쇼파에 앉힌다)
 
곽필규:(달랑,, 앉혀진다)
 
설봄:저희 집에 오면 할 게 없긴 해요... (뭐 해야할 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강아지 영상이라도 보여드릴까요?
선배 닮은 개 봤었어요ㅎ
 
음..
 
돌발!
 
♥두근두근 파렴치 이벤트 ROLL 1D2 !
 
설봄:
rolling 1d2
 
(
1
 
)
 
 
=
1
 
곽필규:웃기네, 그런 거 보면서도 내 생각하냐.
뭐.. 그것도 나쁘진 않긴한데, 난 지금 니 앨범 보고싶어.
 
설봄:(뜨끔...) 근데 진짜 닮았단 말이에요...
제 앨범이요? 음...
졸업 앨범이라도 보여드릴까요...?
 
곽필규:엉. 그것도 좋고.
 
새삼스럽지만 필규는 봄이의 앨범을 보고 싶어합니다.
 
앨범은 꽤 높이 있네요.
 
봄이가 의자를 밟고 앨범을 꺼내려는 순간, 불안하게 비틀거립니다.
 
옆에 있던 필규가 당연히 잡아주려고 했지만…
 
무게중심 탓인지 그대로 함께 필규 위로 넘어져버렸습니다.
 
설봄은 아프기는커녕 푹신푹신한 감촉에 정신을 차리고 앞을 바라봅니다.
 
어라, 지금 이 자세… 꽤 파렴치하지 않나요?
 
심지어 푹신한 감촉은 봄이가 필규의 가슴에 얼굴을 묻게 되면서 느낀 감촉이었다는 사실에 열이 확 오르는 것 같습니다.
 
SAN (0/1)
 
설봄: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이성감소 1.
 
가슴이 조금 두근두근 합니다.
 
부정맥? 그것도 아니면 카페인? 하아...
 
설봄:(말..말랑)
 
곽필규:......
 
설봄:(허둥지둥 몸을 일으킨다)
 
곽필규:(멍하니 그걸 바라본다.)
 
설봄:죄송.....
하하.하... 안 다치셨어요?
 
곽필규:어.. 어? 엉. 닌 괜찮냐. (건넨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것 같다. ♨♨♨ 어색함을 애써 감추려는 듯 평소처럼 심통난 표정을 짓고) 아니, 닌 애가 조심성이 없냐 ㅡㅡ
 
설봄:선배 덕에...? 괜찮은 거 같아요.
(필규가 꾸짖자 조금 시무룩해지며) 죄송해여... 그래도 앨범은 꺼냈어요!!
 
곽필규:(봄이가 기가 죽자 괜히 제 잘못인 듯... 자리에서 툭툭 털고 일어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오냐. 나 없었으면 니는 다쳤으니까.. 그냥 조심하라고.
잘됐네, 앨범보여줘.
 
설봄:(필규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방긋 웃으며) 조심할게요. (필규에게 앨범을 준다) 이건 중학생 때 앨범이에요.
 
곽필규:중학생? (받아서 펼쳐보며.)
헐, 뭐냐. 이 땐 염색안했네. 평생 민트머리일줄.
 
설봄:고등학교 오기 전엔 염색 안 했었어요.
제 학생증도 검은 머리일 때 찍은 거라서 가끔 사람들이 못 알아보긴 하더라구요?
 
곽필규:헐, 그러고보니 니 학생증 본 적이 없네.
그럼 염색한지 얼마 안됐구만, 나도 보여줘.
 
소곤소곤...
 
그렇게 어느정도 대화를 하다 보면 문득 필규 쪽에서 이번주 토요일에 데이트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합니다.
 
마침 시내에 살 것이 있어서… 라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어디보자, 이번주 토요일은 내일이었던가요?
 
설봄:(토요일... 데이트...?)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곽필규:오냐, 토요일에 늦잠 자지나 말고. (쓰담쓰담)
 
마침내 데이트가 승낙되면 필규는 만족스레 씨익 웃고 집에 가려다가…
 
잊어버린 게 기억난 듯이 뒤를 돌아보고 말합니다.
 
곽필규:아, 그러고보니까 나 핸드폰 잃어버려서 새로 바꿨다.
하는 김에 번호도 바꿨는데, 저장해줄테니까 니 폰 줘봐라.
 
설봄:헐... 잃어버리셨구나. (폰을 준다)
 
곽필규:(휴대폰을 받아 잠깐 만지작거리더니 응, 하고 짧게 말한 뒤 돌려준다.) 자, 나 이제 진짜 간다.
 
저장된 번호를 보니 “선배♥” 라고 되어있습니다.
 
설봄:안녕히가세요... (아쉬운 표정)
(핸드폰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야
(선배... 하트...ㄷㄷ)
 
ㄷㄷ
 
필규가 뻔뻔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갔습니다.
 
혼자 남은 봄이는 이제 뭘 할까요?
 
설봄:(필규 닮은 강아지 영상을 본다)
 
멍멍
 
진짜 닮았네요. 다음에는 꼭 보여줘야겠습니다.
 
시간을 보내다 보면 핸드폰이 울립니다.
 
문자입니다.
 
친구A:야, 토요일에 시간 있어? 놀러가자.
 
친구A로부터의 연락입니다.
 
분명 토요일은 필규와 데이트하기로 한 날이었죠.
 
하지만 이 친구…
 
장난끼가 심한 짜증스러운 타입이라서 이실직고한다면 설봄을 놀려댈 것이 분명합니다.
 
대충 둘러대는 게 좋겠습니다.
 
설봄:{미안, 나 그날 약속 있어!]
 
친구A:{그래? 뭐... 그럼 바쁘다는 거지?]
 
설봄:{응. 다음에 놀러가자. 진짜 진짜 미안해!! 중요한 약속이야.]
 
친구A:{근데 왜 반말... 아니다. 그래, 재밌게 놀다 와.]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친구에게 문자가 오지 않네요.
 
이제 자기 전까지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요?
 
설봄:(누워서 그림 잘 그리는 사람 인스타를 구경을 한다)
(우와 리체라는 사람 잘 그린다)
 
우와, 그 옆에 종달새라는 아티스트가 더 잘그리는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종달새의 갓아트를 구경하다 시간을 보니 슬슬 잘 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콩닥콩닥… 내일이 정말 기대됩니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설봄은 서서히 잠에 빠져듭니다.
 
.
 
.
 
.
 
두근두근 데이트♥
 
좋은 아침이에요, 설봄.
 
드디어 고대하던 데이트 날입니다.
 
설봄은 일어나서 데이트 준비를 합니다.
 
시내의 분수대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날도 좋네요.

 
뽀송뽀송한 공기가 피부에 닿고, 이제 막 여름이 되기 시작하는 초여름의 풀냄새는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선배랑 데이트라니, 멋을 내고 가야 할까요?
 
설봄:(어떻게 입어야하지...?)
(화사해보이는 옷 입고 가자...)
(아이보리색 티에 검은색 반바지를 입는다)
 
봄이는 화사한 느낌을 위해, 연한 색의 티셔츠를 입고 과감하게 오프숄더와 반바지로 스타일을 꾸몄습니다.
 
만족스럽네요!
 
준비를 끝내고, 분수대로 나가면 가볍게 검은 셔츠를 입고 나온 필규가 보입니다.
 
마치 봄이가 상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예요.
 
오늘도 선배는 잘생겼습니다.
 
아름다운 용모가 마치 옥같은 보석을 상상케 합니다.
 
사랑스러운 필규를 모두가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할 정도로요.
 
*착각이 아니고 진짜로.
 
어쨌든, 설봄이 다가가자 이제 오냐며 투덜거리던 필규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손을 붙잡습니다.
 
두근두근 데이트 시작~♥
 
설봄:(잘생겼다...)
 
곽필규:..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냐. (그러면서 자기도 힐끔힐끔 쳐다본다.)
 
설봄:잘생겨서요...
 
곽필규:미친... 이상한 소리하지 마.
안그래도 더운데.. (궁시렁궁시렁)
어디부터 갈지나 고민해봐.
 
이하 데이트 가능 장소
 
[레스토랑 / 쇼핑몰 / 영화관 / 미술관 / 서점]
 
설봄:미술관 가요!
 
곽필규:미술관 진짜 좋아하네. 니답다. (피식..)
 
설봄:가면 즐겁잖아요ㅎ
 
곽필규:그래그래... 그럼 거기먼저 가고.
 
두 사람은 제일 먼저 미술관으로 향합니다.
 
미술관
 
미술관은 새하얗습니다.
 
모던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설계된 건물입니다.
 
미관을 중심으로 한 건물답게 눈이 즐겁네요.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이름은 처음 들어보지만 어쨌든 유명한 작품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는 당신이라면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전체적으로 조금 난해하고 잔인해 보이는 작품입니다.
 
설봄:(헉)
 
미술관에선 언제나 소란금지입니다!
 
이야기를 할 때는 목소리를 낮춰 소근소근 말을 나누는 게 좋겠어요.
 
놀라던 것도 잠시, 작품을 감상하던 당신은 새삼 잘 그린다고 감탄하게 됩니다.
 
필규도 곁에서 자연스럽게 팔짱을 낀 채 미술품을 감상합니다.
 
곽필규:...(이게 뭔 그림이지)
 
감상..감상..? 어쨌든 감상합니다.
 
설봄:(눈을 반짝이며 감상 중)
(매우 행복)
 
곽필규:(곁눈질로 흘끗 설봄을 바라본다.)
(왠지 심심... 그러다 좋은 생각이 난 듯.)
 
!두근두근 이벤트 발생! ROLL 1D2!
 
설봄:
rolling 1d2
 
(
1
 
)
 
 
=
1
 
그 때, 필규가 가까이 다가와보라고 합니다.
 
귓가에 대고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그에게 다가가 서로의 실루엣이 겹쳐지려 하자, 멀리서 한 아이가 큰소리로 소리칩니다.
 
“엄마!!! 저기 뽀뽀해!!!! 으웩!!! 얼레리꼴레리!!!!”
 
“쉿쉿 듣잖니..!”
 
[SAN(0/1)]
 
설봄: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감소 없음.
 
설봄:(얼굴 빨개짐)
 
놀란 당신은 필규에게 서둘러 떨어집니다.
 
그 아이 탓일까요?
 
사람들이 어쩐지 흘겨보고 갑니다.
 
설봄:(ㅠㅠ)
 
어서 자리를 벗어나는 게 좋겠어요.
 
곽필규:아니 씨발...
미친.. 울지말고.. 볼거 다봤냐? (쩔쩔..)
 
설봄:(절레절레)
 
곽필규:...아오, 그래. 알았어; 더 보다가 가; (괜히 사람들 시선에서 봄이를 가리려는 듯 뒤에 선다.)
 
설봄:(필규 손을 잡고 마저 감상한다)
 
곽필규:(잡힌 손 멀뚱히 바라보더니.. 슬쩍 깍지끼고 봄이가 보는거 따라본다.)
진짜 얼레리꼴레리네... (중얼)
 
설봄:(열심히 미술관 돌아다니다가 작품을 다 감상한 뒤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재밌다...
 
곽필규:이제 다 봤냐? (왠지 복잡한 표정) ..닌 저게 뭔 그림인지 다 알아?
 
설봄:다 봤어요!
아뇨? 저도 모르는 거 많아요.
보면서 알아가는 거죠~ 헷
 
곽필규:흐음... 오냐, 니 때문에 이런 데도 다 와보네.
평소엔 잘 안오니까.
다음엔 어디가고 싶냐?
 
설봄:그래요...?
헐, 안 지루하셨어요?
다음은... 쇼핑몰 갈까요?
 
곽필규:너 봐서 안지루했다.
아, 맞다. 살 거 있었지. 가자. (잡았던 손을 놓지 않고 그대로 당긴다.)
 
쇼핑몰
 
아울렛입니다.
 
1층엔 로비와 간이 매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간이 매장은 팔리는 품목이 매일 다릅니다.
 
오늘은 귀여운 액세서리와 키링을 팔고 있네요.
 
로비에는 아주 거대한 무대가 있고, 그걸 중심으로 2층 3층 4층까지 동그랗게 뚫려서 무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2층은 캐주얼 매장 3층은 정장류 4층은 아동복…
 
이 매장은 총 10층까지 있으며 아마 두 사람이 찾고 싶은 물건도 더 살펴본다면 있을 것 같습니다.
 
옥상에는 화사한 정원이 있으며 카페가 입점해 있습니다.
 
사람들이 포토존으로 자주 찾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곽필규:닌 뭐 살거없냐?
 
설봄:네, 딱히...?
선배는 뭐 사시게요?
 
곽필규:난... 글쎄, 따라와봐라 그럼. (애매모호한 대답을 남기더니 걸음을 간이 매장으로 옮긴다.. 뭔가 유심히 보더니 고양이 키링을 들어 보여주고) 이거 니 닮았어.
 
설봄:고양이 귀엽다!
(자신도 필규 닮은 키링을 찾더니 가오나시를 집어든다) 선배 닮았어요.
완전 까맣다.
다 새까맣게 생겼는데 얼굴만 하얀 게 닮았어요ㅎ
 
곽필규:(지가 더 귀여우면서... 라는 뒷말은 삼키는 대신, 가오나시 키링을 보고 자연스레 욕짓거리를 한다.) 시발...이 맹하게 생긴 게 나라고? ㅡㅡ
(굉장이 심오한 표정으로 가오나시 키링을 들어 이리저리 보더니..) 난 지브리는 이게 더 좋은데. (토토로 키링 보여줌)
 
설봄:가오나시 귀엽잖아요! 아닌가?
(토토로 키링을 빤히 쳐다보더니) 그건 선배 안 닮았어요.
귀엽긴 하다ㅎ
 
곽필규:귀엽다고...? 엉...그래... (수긍은 해준다.)
난 안닮았는데 니는 닮았어. (옆에 있는.. 파랗고 작은 토토로를 내밀며) 닮았어.
 
설봄:얘도 귀엽다... 토토로 너무 옛날에 봐서 그런가? 이런 애가 있었는 지 몰랐어요...
왜 이렇게 귀여운 것만 닮았다고 해요? 어이없다.
 
곽필규:시발, 귀엽다고 해줘도 문제래. ㅡㅡ
나 이거 살래. (가오나시 집어듦)
 
설봄:(사겠다는 말에 마냥 웃더니) 완전 잘 어울려요.
 
곽필규:이게 잘어울린다고? (또 오묘한 표정.. 일단 계산하고 오더니 설봄한테 내민다.)
니 가져라.
 
설봄:헉. (키링을 받는다)
감사합니다... 전지전능하신 선배님...
 
곽필규:뭐냐 닭살돋게; (그러면서도 내심 기쁜 듯한 표정은 숨기지를 못하는 것 같다.)
니 목 안마르냐.
 
설봄:목... 조금 마른 거 같아요.
뭐 마시러 갈까요?
 
곽필규:그래. 옥상에 카페 있던데.
 
돌발!
 
!두근두근 이벤트 발생! ROLL 1D2!
 
설봄:
rolling 1d2
 
(
2
 
)
 
 
=
2
 
선배와의 데이트를 즐기던 와중…
 
갑자기 사이렌이 울립니다!
 
비상, 비상!
 
불이 났다고 합니다.
 
탄내도 안 나는데…?
 
사람들이 혼비백산해서 우르르 떨어져 나갑니다.
 
그 와중에 우리는 치여서 벽면 구석으로 몰리게 됩니다.
 
잠깐, 거리가 너무 가까운데…
 
이런 상황에서도 심장은 마구 요동칩니다.
 
[SAN(0/1)]
 
설봄: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이성감소 1
 
필규의 입술이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저 입에 키스를 하면 어떤 기분일까?
 
같이 꾹 몰려서 벽면에 찰싹, 붙은 필규는 예민한 부분을 마구 건듭니다.
 
자신의 의도가 아니긴 하지만요…
 
나가야 하는데, 어서 나가야하는데…!
 
부끄러움에 눈 앞이 팽글팽글 도는 것 같습니다.
 
한차례 사고가 있으면 이는 누군가의 오보이며 비상벨을 실수로 누른 것이라고 하네요.
 
마치 거대한 파도라도 훑고 지나간 기분이에요.
 
이제서야 서로에게 떨어질 수 있겠어요.
 
설봄:(필규를 슬쩍 밀어내고 잔뜩 빨개진 얼굴을 가라 앉히려고 심호흡을 한다) 휴우................
 
곽필규:(순순히 떨어지며.. 왠지 눈치를 살핀다. 소동 때문에 지친 것도 있는데, 분명 만지면 안될 곳을 손댄 것 같기도 하고.) ...야 괜찮냐?
 
설봄:네..... 괜찮아요.... (시선을 피한다)
 
곽필규:진짜? 니 얼굴이 아주그냥 영혼나간 얼굴인데. 카페는 갈 수 있겠냐.
 
설봄:영혼은 멀쩡해요... 당연히 갈 수 있죠!
 
두 사람은 앞서 있던 민망한 일을 뒤로하고,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꽃내음이 물씬 풍기는 화사한 옥상정원 옆에는, 커다란 카페가 입점해 있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면 바깥과 달리 시원한 공기가 두 사람을 맞아줍니다.
 
설봄:(시원하당)
 
곽필규:시원하다.
뭐 먹고싶은 거 있냐?
 
설봄:음... 에이드 마시고 싶어요.
 
곽필규:뭐. 레몬에이드?
 
설봄:네!
 
곽필규:그럼 난 아메리카노. 닌 자리에 앉아있어. 내가 가지고 갈테니까.
 
자리에 앉아 어느정도 시간을 보내자, 필규가 음료와 딸기가 얹어진 조각케이크 하나를 들고 옵니다.
 
그 중, 조각케이크는 봄이에게 슬쩍 내밉니다.
 
곽필규:아깐...뭔가...그냥.. 아 그냥 먹어. (괜히 말하기 창피한 듯 틱틱거린다.)
 
설봄:헐, 와, 우와
대박... (웃음을 주체하지 못함)
넵. 감사합니다. (^ㅁ^)
(한 입 먹었는데 케이크 반이 사라짐)
 
곽필규:...???? (덜그럭, 봄이가 웃는 모습에 당황한건지, 아니면 멀쩡한 케이크가 반이나 사라진 모습에 당황한건지.. 아메리카노를 홀짝 마시다 쿨럭쿨럭거린다.)
...니 지금 햄스터같다.
 
설봄:(필규가 쿨럭거리는 거 보곤 놀란 듯) 선배 괜찮으세요?
햄스터요? 왜요??
 
곽필규:아.. 괜찮아.
니 볼에 주머니라도 달린 거 아니야?
 
설봄:헐... 아니거든요.
(혼자만 먹으니까 좀 미안한 지 케이크를 좀 잘라서 필규에게 먹여주려한다)
 
곽필규:아무리봐도 빼박인데.
뭐야? (빤히 바라보다가 슬쩍 고개를 숙여 받아먹는다. 우물우물...)
..달아. 니 다 먹어라.
 
설봄:맛있지 않아요?
(남은 케이크를 홀랑 다 먹는다)
 
곽필규:..가끔은 나쁘지 않네.
다 먹었으면 갈까?
 
설봄:네, 가요!
 
두 사람은 백화점을 나왔습니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요?
 
설봄:레스토랑 갈까요?
 
곽필규:그래, 마침 출출하던 참이고. 니는...(아까 케이크 먹지 않았나? 라는 눈빛이었지만 묵묵히 택시를 잡는다.) ...가자.
 
설봄:와~
 
레스토랑
 
레스토랑 내부로 들어가면 안의 인테리어는 나름대로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그가 신경 쓴 걸까요?
 
SNS맛집으로 소문 난 이 곳은 가격대는 조금 있어도, 맛은 확실히 보장되어 있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SNS에 사진을 올리면 음료수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앉은 곳이 창가쪽 자리라는 걸 알아차립니다.
 
바깥을 내다보면 탁 트인 도시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필규도 만족스러운 눈치입니다.
 
곽필규:뭐 먹을까.
 
설봄:선배는 드시고 싶으신 거 있어요?
 
곽필규:글쎄, 알리오올리오?
니는?
 
설봄:빠네 먹을래여
 
곽필규:그래.
 
돌발!
 
!두근두근 이벤트 발생! ROLL 1D2!
 
설봄:
rolling 1d2
 
(
2
 
)
 
 
=
2
 
음식을 시키고 기다리다 보면 필규가 티 안나게 눈치를 살피며 퉁명스레 물어봅니다.
 
곽필규:야, 나랑 있어서 어떻냐.
 
설봄:선배랑 있어서요?
 
곽필규:어.
 
설봄:음... 재밌어요!
 
곽필규:..그르냐. 그럼 다행이고. (왠지 한결 편해보이는 표정.)
 
그리고 대답을 하고 나면… 우당탕탕!
 
갑자기 옆에 지나가던 메이드 네코미미 도짓코 캬랴 여자직원이 넘어지면서 판치라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SAN(0/1)]
 
설봄: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감소 없음.
 
거기서 봄이가 시선을 줘 버리자 표정이 굳은 필규가 저런 게 좋냐… 라고 말하며 말 없이 식사만 합니다.
 
한눈이나 팔고 바보가… 라고 흘리듯 중얼거린 것을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민망해진 기분에 멋쩍게 있자, 음식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식사를 합니다.
 
식사가 끝내고, 계산대 앞에 섰습니다.
 
<재력> 혹은 <행운> 판정
 
설봄:
행운
기준치: 55/27/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사히 계산을 하고 바깥으로 나옵니다.
 
곽필규:...어디갈까. (뚱)
 
설봄:(선배 표정이 뚱해졌다...)
서점...갈까요?
 
선배가 뚱해졌습니다.
 
얼른 다른 데로 가서 기분전환을 하는 게 좋겠어요.
 
서점
 
데이트 장소로 서점이라니, 누군가는 조금 특이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향긋하게 올라오는 책냄새에 절로 기분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옆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흘끗 보면 드문드문하게 앉은 사람들이 조용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졸기도 하고요.
 
로맨스소설, 만화책, 무협소설, 에세이, 자기계발서, 성인소설 등등…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구매하는 것도 괜찮겠어요.
 
곽필규:..닌 책 좋아하냐. (아직도 조금 뚱한 듯, 꼬리라도 있었으면 짜증에 연신 휙휙 휘두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설봄:가끔 심심할 때 읽으면 재밌어요. 사실 책보단 영화보는 게 더 재밌지만요. (필규의 뚱한 표정을 힐끔보더니 필규의 볼을 쓰다듬더니 표정 피라는 듯 입꼬리를 올려준다)
 
곽필규:나도, 책보단 영화가 좋다. (볼을 슥슥, 쓰다듬는 손길에 뭐하냐는 듯 바라보더니 손에 자기 얼굴을 부비적거린다. 놀랍게도 화가 풀린 듯..? 단순한 녀석.) 난 소설 볼래..
 
설봄:(표정이 풀어진 필규를 보자 웃는다) 소설이요? 선배 읽는 거 구경할래요.
무슨 소설 좋아해요?
 
곽필규:나?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연애 소설 좋아하는데.. 니는 안읽고?
 
설봄:헐... 의외다.
선배 되게 공포스러운 거 좋아하실 줄... 아니면 추리소설?
음... 사실 뭐 읽을 지 잘 모르겠어요. 선배가 추천해주시는 거 있으면 그거 읽구요.
 
곽필규:.. 닌 내 취향을 왜그렇게 잘 아냐?
추리소설도 좋아해. 자주 읽어.
그럼 이거 읽어봐라.
 
그리 말하며 필규가 책을 내밉니다.
 
제목은...
 
「달새, 리체, 과타쿠여도 괜찮아.」
 
놀랍게도 연애소설입니다.
 
설봄:(과타쿠...? 이게 뭔 말이지...)
(책을 받아들곤 읽는다)
 
곽필규:(자기도 연애소설을 한 권 꺼내 읽는다.)
 
돌발!
 
!두근두근 이벤트 발생! ROLL 1D2!
 
설봄:
rolling 1d2
 
(
1
 
)
 
 
=
1
 
책을 읽던 필규가 어느 구절을 가리키며 이것 좀 보라고 책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자연스레 당신과 필규는 가까워지고…
 
얇은 A4용지 두 장만이 우리의 얼굴을 겨우 가립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필규에게 시선을 향하자 서로 눈이 마주칩니다.
 
쿵쿵…
 
심장고동 소리가 요란하게 울립니다.
 
책의 구절이 눈에 들어오기는 커녕, 당신의 시야에는 온통 필규의 얼굴만 가득해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그 때, 필규가 종이를 구겨버립니다.
 
두 사람 다 후딱 정신을 차리고, 필규는 “아… 씨, 이거 사야겠네.” 하고 딴청을 피웁니다.
 
더운지 연신 손부채질을 해대면서요.
 
[SAN(0/1)]
 
설봄: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이성감소 1.
 
어쩐지 필규만 보면 가슴이 저릿합니다.
 
이게 사랑일까, 머리 속에서 아까 필규의 얼굴이 떠나가질 않아요.
 
곽필규:미친... (얼굴을 식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테니까, 읽고 있어라.
 
설봄:네, 다녀오세요...
 
필규가 화장실을 가자, 문득 봄이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친구A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친구A:{뭐해?]
 
설봄:{나 서점에서 책보고 있었어. 되게 재밌다, 이 책.]
 
친구A:{책? 약속있다하지 않았나? 무슨 책 읽는데?]
 
설봄:{그 사람이랑 같이 서점에 왔거든... 제목이 좀 이상해. '달새, 리체, 과타쿠여도 괜찮아.'라는 로맨스 소설인가봐.]
 
친구A:{아.. 그래. 서점도 가고. 친한사람인가보네. 제목이 그게 뭐야? ㅋㅋ 그래.. 읽어볼게. 잘 놀다와라.]
 
이쯤 대화를 하고있자, 필규가 자리로 돌아옵니다.
 
곽필규:늦어서 미안. 나 왔다.
 
설봄:변비에요?
 
곽필규:ㅅㅂ 미친거아냐? 세수하고 왔거든?
 
설봄:괜찮아요, 솔직하게 인정하셔도... 전 이해해드릴 수 있어요ㅋ
 
곽필규:아오.. 저놈의 방정맞은 입을 그냥.. 아니라고 ㅡㅡ (빠직.. 설봄의 볼을 쭈욱 꼬집는다.)
 
설봄:죄송해여...
 
곽필규:사과는 또 순순히하네.. 됐어. (양볼을 주물러대더니 손을 뗀다.) 계속 읽을거냐? 난 보다가 잘 것 같다.
 
설봄:이 책 재밌는 거 같아요. 앗, 그럼 다른 데 갈까요?
저도 책만 보니까 좀 눈이 피로한 거 같기도 하고...
 
곽필규:엉... 그래. 그 책은 다 안읽은 것 같은데. 사줘?
 
설봄:헐... 안 사주셔도 돼요. 이미 많이 받았단 말이에요...
 
곽필규:내가 추천한 책이잖냐. 사주면 읽어보라고.
 
설봄:(고민하는 듯 싶더니 결국 알겠다는 듯 끄덕인다)
 
곽필규:(왠지 기쁜 표정. 분명 무표정이긴 하지만..) 오냐, 사고나서 다음은 영화관이나 들를까. 아까 영화가 더 좋다며.
 
설봄:와, 좋아요!
 
두 사람은 책을 구매하고 서점을 나와 영화관으로 향합니다.
 
영화관
 
주말이라 조금은 북적북적합니다.
 
영화관에 들어온 우리는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합니다.
 
첩보물, SF가족물, 하이틴로맨스물, 히어로물, 개그물…
 
이 시국 치고는 꽤 다양한 영화가 줄지어있네요.
 
곽필규:뭐 보고싶은 영화 있냐?
 
설봄:음... 로맨스 볼까요? 선배 책 읽으시는 거 보면 그런 거 좋아하시던 거 같아서...
 
곽필규:닌 로맨스 좋아하고? 둘 다 재밌어야지.
 
설봄:전 아무거나 다 잘 봐서 괜찮아요.
 
곽필규:..엉. 그럼 그걸로볼까. 팝콘 먹을거야? (왠지.. 아까 햄스터같이 케이크를 흡입하던 봄이를 떠올리며 묻는다.)
 
설봄:좋아요. 흠... 선배 드시면 먹을래요!
 
곽필규:난 커피 마실건데. (필또커;) ..사는 김에 팝콘도 사지 뭐.
 
필규와 봄이는 팝콘 커플 세트(^^)를 사서 영화를 보러 극장 안으로 이동합니다.
 
돌발!
 
이게 마지막이에요!
 
당신의 행운을 시험해보자구요!
 
ROLL 1D2!
 
설봄:
rolling 1d2
 
(
2
 
)
 
 
=
2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아 길고긴 광고를 다 보자, 그제서야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합니다.
 
관능적이고 섹시한… 섹시하다 못해 자극적인 영화입니다.
 
(자체 검열) (자체검열) 입니다. 그리고 (자체검열) 입니다.
 
어라?! 당신은 문득 이상함을 느낍니다.
 
슬쩍 옆을 쳐다보면 필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우리가 볼 영화는 분명히.. 주인공의 성장을 그려낸 하이틴로맨스 아니었나요?
 
적어도 이렇게 살색이 향연하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당신은 미성년인걸요!
 
그 때 옆자리에서 츄르릅촵촵 움쭈르릅쫘압쫘압…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영화관에서 냉면이라도 먹는걸까요?
 
괜히 민망해지는 기분입니다.
 
[SAN(0/1)]
 
설봄: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성감소 1.
 
문득, 옆에 있는 필규가 보고 싶습니다.
 
어두워서 그런지, 괜히 가까운 물건도 필규처럼 보입니다.
 
곽필규:(잠깐.. 설봄에게 속삭인다.) 야. 영화관 잘못 들어온 거 아냐?
 
설봄:그...그런 거 같아요...
 
곽필규:미친... 어떻게할까. 나가?
 
설봄:(끄덕끄덕끄덕)
 
필규는 당신의 손을 잡고 극장에서 탈출합니다.
 
아까 본 영화 탓인지, 손만 잡아도 왠지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요.
 
설봄:(부끄럽다)
 
곽필규:(시발.. 진짜 개망했네. 속으로 눈물을 삼키고 애써 묻는다.) 야, 어떡할래. 원래 상영관으로 돌아갈래? 아니면 그냥 가?
 
설봄:선배는 전 어쩌든 상관 없는데... 선배는요?
 
곽필규:..돈아까우니까 보다 가자.
 
설봄:좋아요!
 
둘은 서둘러 원래 상영관으로 돌아갑니다.
 
보기로 한 로맨스 영화는 루저인 주인공이 멋진,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인싸와 친구입니다.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그에게 사랑에 빠지고, 주인공은 그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탓에 결국 울며 친구에게 고백하고 서로의 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풋풋한 성장물입니다.
 
곽필규:(팝그작)
 
설봄:(팝그작)
 
팝콘을 먹는 둘의 손이 자꾸만 스칩니다.
 
필규는 뭔가 신경쓰이는 듯, 결국 팝콘을 설봄의 품에 아예 안겨줍니다.
 
설봄:(왕 팝콘 내꺼)
 
왕 ^^
 
영화를 보고 나오면 …
 
<듣기> 판정.
 
설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요즘 사라지는 사람이 많대, 납치 사건인가.. 미제 납치로 시체도 발견 안된다는데, 무섭지 않아?”
 
라는 대화소리를 엿듣습니다.
 
설봄:(헉....)
 
곽필규:왜그래?
 
설봄:네? 아니, 별 거 아니에요...
 
곽필규:엉.. 그래. 영화 재미없었냐? (왠지 안색이 별로인 봄이 등을 툭툭 쳐준다.)
 
설봄:아니요! 재밌었어요...
선배는 어땠어요?
 
곽필규:나도 뭐, 볼만했어. (솔직히 말해서 옆에 있는 네 얼굴이 더 볼만하다고 생각했으나, 적당히 맞춰 대답한다.)
 
설봄:그럼 다행이네요ㅎ
 
곽필규:너도 재밌으면 다행이고. 시간 늦었는데 돌아갈까? (손을 잡고, 봄이의 시야에 맞게 고개를 숙여 묻는다.)
 
설봄:네에... (잘생겼다)
 
데이트의... 끝?
 
오늘 하루 내내 데이트를 즐기고 황혼이 다가올 무렵, 우리는 아침에 만난 공원의 분수대 앞으로 다시 왔습니다.
 
노을에 세상이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고, 사람도 얼마 없는 한적한 공원은 당신으로 하여금 얼마 남지 않은 현실감을 앗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석양을 등지고 당신을 바라본 필규는 절절하게 웃어보입니다.
 
그 장면이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이 느껴집니다.
 
아, 역시 붉은색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에요.
 
필규는 할 말이 있는지 당신에게 다가와 조심스레 손을 만지작거립니다.
 
곽필규:오늘 뭔가... 하아, 이상한 일이 왜이렇게 많냐. 잘해보려고 했는데.. (꿍얼..)
...재미있었어?
 
설봄:(끄덕끄덕) 재밌었어요.
 
곽필규:나도. (잡은 손을 괜히 꼼지락거리더니..)
난 오늘이 아니라, 나중에도, 몇 년 뒤에도 너랑 이렇게 만났으면 좋겠다.
네가 나랑 있는 시간이 쭉 즐거웠으면 좋겠고.. 그런데, 친구로 만나기는 싫어.
다음에 만날 때는, 연인이길 바라는데. 난.
(하아, 떨리는 듯 숨을 깊게 내쉰 필규는 올곧게 봄이를 마주본다.)
내 생각은 이래.
 
곽필규:...넌 지금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
 
설봄:(완전 충격 받은 표정)
(입을 뻐끔뻐끔... 뻐끔...) 아... 아...
선배... 장난치는 거죠??
 
곽필규:..이게 장난으로 보이냐, 넌? (설봄의 턱을 잡아 올리더니)
마음만 먹으면, 여기서 너한테 입맞출 수 있어.
 
설봄:(필규의 말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는지 시선을 마구 이리저리 옮긴다) 저... 저는 항상... 선배랑 만날 때마다 행복했어요. 선배만큼 더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도 없을 거구요... 저 같은 사람이...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시선을 겨우 필규에게 고정시키며) 지금 선배가 제가 좋다고 말하시는 것도 다 거짓말 같고 믿기지가 않아요. 제가... 선배를 평생 행복하게 만들어 드리지 못하면 어떡해요...? (필규의 손을 꼬옥 잡는다) 이런 사람이 연인이여도 괜찮으신 거에요?
 
곽필규:난 너라는 사람 자체가 좋으니까, 평생을 함께해달라고 하는거야. 이미 난 네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데, 여기서 다른 행복같은 건 더 필요없어.
(아련하게 웃어보인다. 턱을 잡았던 손을 옮겨, 뒷머리를 부드러이 감싸고...)
사랑해.
…우리 집에 갈래?
 
그리 말하며 당신과의 거리를 점점 좁혀가는 필규의 모습에 그만 정신이 아찔합니다.
 
막 서로의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
 
곽필규:…씨발, 이게 뭐야?
 
무언가 사 들고 집으로 가던 필규가 충격을 받은 듯 그대로 봉투를 툭… 떨어트립니다.
 
가득했던 고양이캔이 데구르르… 굴러나오고 있습니다.
 
곽필규:하, 토요일에 놀자는 것도 거절하고, 연락도 보는둥마는둥 누군지도 몰라서 반말 찍찍하더니… 중요한 약속이라는 게 이거였냐? (좀 전까지 설봄과 함께 있던 인영을 흘겨보고는 기가 차다는 듯 비릿하게 웃는다.) 그래, 저딴 새끼랑 그렇게 놀아나고 싶어서? 취향이 그런 줄은 몰랐네.
씨발, 내가 존나 눈치없이 껴들었지, 그래.
꺼져줄 테니까 좋은 시간 보내든가.
 
그리 말하며 필규는 떨어트린 봉투를 줍지도 않고 뒤돌아갑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SAN(0/1)]
 
설봄: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충격이 큰 설봄...
 
이성감소 2...
 
당신이 서둘러 옆을 바라본다면, 그 자리에 있던 필규는 없고 웬… 쿠소부타모브오지상이 있습니다.
 
이럴수가, 분명 선배였는데.
 
설봄:(엄마야)
(ㅠㅠ)
(선배 어디가신거지...)
 
당신이 충격받고 있자… 쿠소부타모브오지상은 달려들어 매달립니다.
 
쿠소부타오지상: 봄아! 나랑 같이 가야지!
오늘... 좋았잖아!
나랑 손도잡고, 같이 책도 읽고.. 영화관 데이트도 하고..
케이크도 나눠먹고, 볼도 꼬집고.. 좋았잖아!
우리 알콩달콩했잖아!
 
그제서야 현실을 자각한 설봄은 [SAN(1/1D3)]
 
설봄: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3
 
)
 
 
=
3
 
진짜.. 충격이 큰 모양입니다.
 
어떻게든 이 (망할)아저씨를 뿌리치고 필규를 붙잡고… 사실을 해명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벌써 필규는 꽤나 멀리 가버렸는데요.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설봄:아저씨 죄송합니다...
(고양이 캔 주워서 뛰어감)
 
설봄은 아저씨가 잡을 틈도 없이, 얼른 필규의 물건을 주워들고 쫓아갑니다.
 
봄이가 어떻게든 그를 따라잡자 필규는 뒤를 돌아봅니다.
 
힘껏 인상을 쓰고 당신을 바라보는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습니다.
 
마치 지금 나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한 마리의 강아지라는 분위기를 풀풀 풍기면서요.
 
곽필규:...뭔데. 왜따라오냐?
그냥 그 새끼랑 있지 그랬어.
 
설봄:선배... 오해예요...
 
곽필규:오해는 뭐가 오해야?
니가 사랑고백하는 장면부터 그.. 그.. 새끼랑 붙어먹어서.. 아오.. 아 씨발 (벽에 잠깐 머리박음;)
씨발... 너 그 새끼 좋다매....................(왈칵)
 
설봄:선배... 선배 아니
저 아직 좋다는 말도 안했어요!!!!!!!!
 
곽필규:안했지만 누가봐도 할 타이밍이었구만!!
 
설봄:선배... 이 말이 말 같이 안 들리시겠지만... 전 오늘 선배랑 같이 다녔단 말이에요... (떨리는 목소리)
오늘 하루종일... 선배랑 놀았는데... 왜 아저씨가 있는 거지?
진짜... 저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돼요...
전... 저는... 선배한테 고백 받았는데...
나 지금 꿈꾸나...?
(자기 볼 꼬집음)
 
설봄:꿈인가보다... 꿈이네...
 
곽필규:..미친. 그걸 지금 믿으라고 하는 소리야?
금요일에 내가 문자 보내니까 니 중요한 약속 있다며.. (중간중간 훌쩍이는 소리가 섞인다.)
 
설봄:선배가 보낸 문자가... 친구 번호로 왔단 말이에요!!!
친군 줄 알고 대답했는데...
 
곽필규:됐어… 내가 너한테 뭐라고 이렇게 와서 친절히 해명까지 하냐?
니가 누구랑 놀든..
 
설봄:그러면서 선배는 왜 그렇게 울어요... (눈물 닦아준다)
 
곽필규:씨발.. 눈에 먼지 들어갔어. 됐냐! (손길을 피하고, 눈을 벅벅 닦지만 아까보다 더 심하게 눈물이 주륵주륵, 새어나오는 것 같다.) 너가.. 너가 뭘 하든 나랑 뭔 상관이야.. 그래..
 
설봄:선배... 저 안 믿어주실 거에요?
 
원하는 판정을 해봅시다.
 
설봄:
외모
기준치: 99/49/19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초롱초롱한 눈빛 보내기)
 
곽필규:(괜시리 설봄의 시선에 마음이 동한 듯... 내내 꼴보기 싫다는 듯 옆을 향해 있던 고개가, 설봄을 향해 돌아간다.) ...그게 진짜라고?
 
설봄:(끄덕끄덕)
전 오늘 하루종일 선배랑 있었는데... 갑자기 처음보는 아저씨로 변해버린 거였어요...
선배가 아까 들은 말도... 다 선배한테 대답한 거였단 말이에요...
아저씨가 아니라... 선배한테요...
전 선배랑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데... 다른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할리가 없잖아요.
 
곽필규:진짜 그 새끼가 나였다고? 미친... 미친, 이걸.. 하아 (착잡한 듯 눈을 비빈다. 많이 놀랐는지 눈물이 멈추진 않았지만, 아까보단 진정한 눈치다.)
..그니까, 그럼.. 넌 걔가 아니라... 내가 좋다고 한거라고?
 
설봄:(끄덕끄덕)
제가 제일 좋아하는 얼굴도 선배 얼굴인 거 아시잖아요...
 
곽필규:난...난 씨발, 니가 눈이 삐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덜덜 떨며 네 손을 잡는다.)
그러게 나한테 할 말을 왜 다른 새끼한테 하고 그러냐고...
 
설봄:(우는 것도 잘생겼다)
선배는 제가 그런 사람 좋아해도 이해해주시는 거에요?
아주 그냥 때려놓지 그러셨어요ㅎ
(필규가 잡은 손을 쳐다본다) 죄송해여... 눈치가 빨랐어야 했는데...
그럼 진짜 선배는 제가 좋아요?
 
곽필규:니 안좋아한다면서...
..만약에 좋다고 한다면, 내 마음정도는 묻어버리려고 했어. 나따위정도의 마음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씨발, 그것도 아니라고? 그 새끼 죽여버리고 싶어.. (평소 초조한 버릇이 나온건지, 입술을 잘근 깨문다.)
싫었으면, 싫었으면 지금 내가 이러고 있겠냐? 씨발..
 
설봄:(필규의 말에 웃으며) 제가 이래서 선배가 좋아요. 항상 절 생각해주시잖아요. 그리고 전 그런 선배가 제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은 나중에 벌 받을 거에요. 그러니까 마음 속에 묻어버리세요.
(필규의 손을 꼭 잡아 손등에 입 맞춰주며) 아까 좋아한다는 말... 하지 못했는데... 지금을 위해서 그런 거였나봐요. (필규에게 다가가서 꼭 안아준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선배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절 떠나지 말아주세요... 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선배 뿐이었으니까요.
 
곽필규:(가만히 품에 안겨 고개를 파묻으면서도 납득 못하겠다는 듯 말한다.) 그걸 어떻게 묻어? 그걸 어떻게 묻으라고... 난 평소에도 니가 다른 사람한테 가버릴까 마음 졸이는데, 실제로 그걸 봤어, 봤다고.. 니가 또 그렇게 가버릴까 아직도 불안해서 미칠 것 같은데, 그걸 어떻게 잊어... (봄이를 안은 팔에 꽈악 힘을 준다. 그는 평소에도 종종 봄이가 다른 사람과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그 광경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가슴이 쿡쿡 찌르듯 아팠지만 네 행복한 얼굴을 보니 견딜만했다고.. 아, 그것은 흡사 신앙과도 같은 사랑이었으니. 하지만, 실제로 목도한 광경에 필규는 평소에 상상했던 것처럼 반응할 수 없었다. 쩌적, 하나의 견고한 세상에 금이 가는 소리가 귓가에 선명히 꽂혔다. 그런 의미에서였을까, 지금 설봄이 하는 소리는 마치 그로 하여금 현실이 아닌 꿈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였다. 항상 버림받을까 전전긍긍하던 그에게... 일종의 선고와도 같은 고백을.)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 떠나는 것도 결국엔 내가 아니라 네가 될텐데. 네가 떠나는 순간까지도 난 호구처럼 니 곁을 맴돌텐데.. 바보같이 사랑에 눈이 멀어서. 니한테 눈이 멀어서.. 너만 안 떠나면 돼. 네가 날 좋아해준다면 그걸로 이미 충분해.
 
설봄:저 그렇게 쉽게 누굴 좋아하고 마음이 변하는 사람 아니에요. 누굴 좋아해보는 것도 태어나서 선배가 처음이었단 말이에요... (뒷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렇게 불안해 하지 않아도 돼요. 아니면 진짜 죽이러 갈까요? 이번 한 번만 눈감아드릴게요. (농담을 던지고는 웃는다)
선배도 바보예요. 전 안 떠날거니까... 계속 곁에 있을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좋아해요, 선배. 진심으로요.
 
곽필규:(부비작부비작, 어리광이라도 부리는 아이마냥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파묻은 고개를 들어, 조심스레 볼에 입을 맞추었다. 마침내 온전히 시선을 마주하니, 그 눈빛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이었다.)
...나도, 좋아해. 아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설봄.(그는 그렇게 행복에 겨운 사랑의 말을 한참동안 나즈막히 속삭였다.)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속삭입니다.
 
그 과정은 흡사 험난하고 먼 여정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그들은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어요.
 
이 연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서로가 맺어진 과정이야 어떻든, 과정보다 중요한 게 결과니까요.
 
오늘 일만 따져보면… 봄이의 비위가 상할지언정 필규와 사랑을 속삭이게 되었으니 다행 아닐까요?
 
앞으로도 오늘만큼 험난한 여정이 계속될지도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라면 잘 헤쳐나갈 수 있을겁니다.
 
두 사람은 무엇보다도, 강렬한 붉은 실처럼 굳은 인연을 맺고 있으니까요.
 
[ENDING:날 사랑한다고 말해!]
 
설봄과 곽필규가 성사되었다. [이성회복 1D5]
 
[아티팩트 ‘사랑’]
 
설봄:
rolling 1d5
 
(
4
 
)
 
 
=
4
 
이 아티팩트를 소모하여 매혹 혹은 심리학 등의 판정을 성공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성공 시에 소모하면 판정을 한 단계씩 올려줍니다.

 

Happy

행복한 하루 되세요~ o((>ω< ))o